이런저런 새해 잡담...


 1.또다시 한해가 시작됐네요. 올해는 뭘할까...



 2.사실 인간이 평생동안 하는 일은 두가지밖에 없어요. 업적작이랑 평판작이죠. 예를 들어 '올해 주식평가액 30억 달성하기'같은 건 업적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올해 주식평가액 30억 달성한 걸 자랑하기'는 평판작에 해당할 거고요.


 말하자면 업적작은 자기만족이라고 해야겠죠. 그리고 평판작은 자기만족으로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서 만족감을 끌어모으는 것이고요.



 3.한데 업적작은 돈으로 하는 게 쉽기도 하고 효율도 좋아요. 일정 액수를 달성하기만 하면 보람도 들고 하니까요. 그러나 평판작은 돈으로 하려면 꽤나 힘들죠. 


 그야 주식카페나 소모임 같은 곳에서는, 그냥 계좌 수익만 캡처해서 보여주면 돼요. 거기서는 수익률 또는 절대적인 시세차익으로 평판이 매겨지니까요. 하지만 세상은 주식카페가 아니니까요. 돈을 벌었다면 캡처스크린샷을 보여줄 게 아니라 돈을 이리저리 발라야죠. 사실 돈으로 평판작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부를 하는 거고요. 그 이외의 방법은 연비가 나쁘거든요.


 그러니 돈이란 건 어디까지나 자기만족의 영역에 있어서는 최고인데 평판작을 슬슬 들어가려고 하면 굳이 그걸 태워서 하기에는 꽤나 아까운 것이예요.



 4.휴.



 5.그래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해요. 돈이야 투자로 벌 수 있는데 평판은 노동으로 버는 게 효율이 좋거든요. 게시판엔 또다시 백수가 되니 어쩌니 했지만 글쎄요. 백수를 하면서도 돈은 충분히 벌거나, 오히려 더 잘벌 수도 있겠지만 평판을 벌 수 없다는 게 문제예요.


 물론 백수도 악명은 쉽게 얻을 수 있어요. 클럽에 가서 샴페인을 마구 까거나 화류계에서 큰손이 되어주면서 지랄을 마구 해대면 악명은 얻을 수 있죠. 사실, 좋은 평판을 못 얻을 거면 악명으로라도 존재감을 얻는 게 낫고요.


 하지만 그렇게 악명으로 평판을 얻는 것도 30대까지만 재밌는 거거든요. 40살 넘게 먹고도 그 사람의 존재감이 인품이 아니라 악명으로 평가된다면 그건 자랑스러운 것도 재밌는 것도 아니예요. 그냥 우스운거죠.



 6.어쨌든 그래서 일을 그냥 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빡세게 해야 한다는 거죠. 쉽고 널널하게 일하는 걸로는 좋은 평판은 못 버니까요. 


 문제는 일을 하고 있으면 돈은 영영 못 쓸것같아요. 내가 2022~2024년 일하면서 느낀 건데, 나는 일하고 술마시러 나가고 다음날 다시 일하는 건 못 하거든요. 일을 마쳤으면 그날은 푹 자야 하고, 하루 술 마셨으면 다음날은 오후 내내 일을 못하고 누워있어야 하죠. 일을 하는 상태에서는 잘 해봐야 일주일에 하루 정도 놀러갈 수 있어요.


 

 7.하지만 그게 행복일 수도 있겠죠. 일을 하면서 '아...때려치고 나가고 싶다. 맛집에 가고 싶다. 처음 보는 여자를 보러 나가고 싶다.'라고 생각할 때가 오히려 엄청난 행복을 상상할 수 있거든요.


 한데 실제로 밖에 나가서 맛집에 가거나 처음 보는 여자를 보면...또 아주 좋지는 않아요. 좋긴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은 거죠. 그러니까 결국 행복이란 건 그걸 기대하고 있을 때만 온전한 고점을 그려낼 수 있는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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