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넋두리하여 괴로움을 잊자

선량한 회원님께서 글을 자주 올리라고 하시어

그간 냉소적이고 스노비즘덩어리-이 스노비즘은 무려 2002년 듀게에 처음 발을들이면서 맞닥뜨린 그것-였던 2024년의 나를 반성하며 그냥 끄적입니다.


. 영화본거. 어머니가 문화누리카드라는것을 받으셨는데 반정도 쓰고 저보고 쓰라고 넘겨주셨죠.

   잊고있다가 12월이 되서야 31일이면 잔액이 국고로 반납된다는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영화를 몇개 보는데 썼습니다.


   하얼빈.

   초반 30분~1시간까지는 음... 너무나 뭐랄까 아주 상투적인 좋게 말하는 연극적인. 나쁘게 말하면 현실의 독립투사들이 저런 회의를 하고 저런 식으로 대화를 하고 저런식으로 말투를 행동을 했을까?

   라는게 너무 보여서 조금 실망하긴 했습니다. 보기 전에 인터넷에서는 다큐랑 거의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서 현실감 있는 영화였나 했는데 그 다큐라는 말은 그 의미가 아니었네요. 그냥 상대적으로 정적이고 조용하고

   스펙타클이나 총질이 없으니까 누군가들은 그게 다큐와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라고 일컬었나 봅니다.

   근데 또 아주 정적이지도 않아요. 처음에는 대규모 전투씬이 있긴 합니다. 근데 그건 괜찮았습니다. 굳이 막 스펙타클 이런식 아니고 개싸움 식으로 그려내서 다시 복기해보니 나쁘지 않았던 전투장면이었던거 같기도 하네요.

  여튼.. 아주 연극적이고 작위적이고... 대형 연극에 아이맥스 영상 몇개 끌어온 뭐 그런 느낌인데

  근데 중반부부터는 그래도 꽤 몰입해서 봤네요. 배우들은 다 괜찮은거 같아요. 근데 그냥 딱 다 예상한 그 느낌. 정우성이 나왔을때 역시나 좀 흐름이 깨지는 느낌은 분명했고요. 최근 사건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것일까?

  아니요 이 다음에 이야기할 거미집때도 정우성은 여전히 별로였어요. 그나마 다행인건 작년의 사건으로 인해 2024년의 영화들처럼 중간중간에 그렇게 튀어나올일은 좀 적어지긴 해서 다행이랄까요.

  네.. 그래서 하얼빈은 뭐 국뽕으로 빠질수 있는 주제에 비해 그래도 건조하고 담담하게 만든게 결과적으로는 맘에 들었습니다.


  거미집.

  저는 거미집 예고편을 보고 너무나도 보고싶다는 마음이 들어 개봉하자마자 봤죠. 극장에서 볼때 많이 웃었고요 제가 기대한 바를 거의 위배하지 않아서 만족스럽게 보고왔었죠.

  근데 현실과 인터넷을 보니 폭망. 평론가 평도 안좋고 거미집 봤다는 사람 찾기도 힘들고 ㅎㅎ 저는 막 나중에 어둠의 경로로 파일 풀리면 영화속 영화만 재편집해서 클립을 하나 만들어놀까 막 그런생각도 했는데

  근데 OTT로 나오니 생각보다 2회차 관람에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31일에 거미집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참사로 인해 모든 자정을 걸쳐서 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취소된 여파로 SBS에서 편성을 해줬기에 말이죠.


  -다시한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


  역시 일시정지와 빨리감기가 없어야 합니다. 그렇게 접근성 좋은 OTT에선 손이 가지 않았는데.. 어느새 나는 SBS 채널에서 광고를 보며 다시 영화를 기다렸죠.

  다시 봐도 재밌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연식과 거미집이 좀 그렇게 저평가될만한가? 에 대해서는 여전히 갸우뚱입니다.

  아 그것도 매우 맘에 안들었었죠. 언론이나 평가들이, 임수정 배우가 꽤 몫을 잘해냈는데 불구하고 거미집의 마케팅 홍보에 다른 여배우의 연기력 일취월장 이런 소리만 더 많아서 좀 더 속이 좁아졌기도 했네요.

  그래서... 조만간 어둠의 경로로 거미집 mp4를 구해 영화속 영화만 죽 이어붙여놓고 나만 보는 클립을 만드는걸 이번에는 꼭 실행해보고자 하고있습니다.


. 음.. '1승' 본거랑, 듀게에서 조성용님 영화평 보고 급히 또 재개봉한거 알아서 찾아본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얘기는 다음에 써보죠.



. 한때는 듀게 활성화를 위해 그런 글이나 쭉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예전에 '카액션'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더랬죠.

  뭐냐면 영화속에 나온 자동차에 대한 얘기 하는 거였습니다. 뭐 이를테면 이런겁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온 브리사와 포니를 가지고 그 차의 역사나 산업에서의 평가 뭐 그런거를 논하고

  고증은 얼마나 충실했는지 그런거에 그냥 썰 푸는거에요. 저는 차를 좋아하다보니 제가 좀 젊었을때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냥 협찬받아서 노출시키는 -캐릭터 설정이랑 너무 언발란스하게- 자동차의 사용에 대해 되게 불만이 많았거든요. 네 저는 뭐든 불만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해해주세요.

 암튼요...

  뜬금없지만, 한국에서 콘텐츠 만드는 사람 중에 캐릭터와 그 사람이 모는 차 매칭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안판석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소서 첨삭받을때 나의 글쓰는 습관이 줄글을 길게 늘어뜨려서 쓰는거라 고치라고 여러번 지적받았는데 역시나..

   하지만 여기에 쓰는 바이트낭비는 자소서가 아니니 상관없겠죠.


. 네 듀게분들 작년에 제가 했던 댓글에 기분나빴거나 짜증나셨었다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아무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자주 듣는 팟캐스트에서 하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그냥 이런 시절에는 옆에 있는 사람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서로 안부를 묻고, 위로하자. 그러면 좀 버틸수 있을거다.

  그렇게 지내시길 바래봅니다.


. 올해는 종종 바이트낭비를 올려보겠습니다.


    • 저와 비슷한 시기에 듀게에 발을 들여 놓으셨었군요! 반갑습니다. 하하. 


      그때 듀게는 글 하나 올리기 되게 조심스러워지는 곳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전 지금도 제 첫 글이 기억이 나요.




      제 아들래미는 저와 달리 영화 보기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요. (전 그 나이 때 혼자 극장 다녔던;)


      얼마 전에 애 엄마가 오늘 외출해서 영화나 보지 않겠니? 라고 아들에게 물으니 보고픈 게 없다고. 그래서 그럼 어쩌나... 했더니 극장을 간다면 자기는 '하얼빈'을 보고 싶다고 그러더라구요. 이 놈이 역사 덕후이고 (대체 누굴 닮은 건지 모르겠...) 특히 조선 시대랑 일제 강점기에 강렬하게 꽂힌 녀석이라 정말 보러 가도 좋으려나? 했으나 동생놈이 격하게 거부해서 포기했지요. ㅋㅋ


      근데 영화 설명해주신 걸 읽어보니 안 보여주길 잘 한 것 같기도 하구요. 이 놈은 어린 국뽕러(...)라서 그런 차분한 이야기 원치 않았을 거에요. 하하.




      '거미집' 평이 안 좋았군요? 전 어디서 듀나님이 적으신 글만 읽고 호평이구나... 하고 넘겨서 몰랐습니다. 다만 김지운 영화가 저랑 잘 안 맞을 때가 많아서 안 보고 있었는데, 조만간 한 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아마 지금 넷플릭스에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 컴퓨터 앞에 앉아 물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기대하겠습니다!!! 핫핫하.

      • 거미집은 아직 넷플릭스에 있네요. 한동안 넷플릭스 접속을 안했는데 스토브리그를 한번 몰아봐볼까 고민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아이들에게 많은 지도편달 해주시길요 ^^

    • 하얼빈은 아이맥스 비율 파트 촬영이나 언급하신 장점은 많이 들었는데 다른 단점들이 비싼 티켓값 결제를 망설이게 하네요.




      거미집은 저도 좋게 봤는데 명절 대흥행을 노리기엔 아무리 그래도 소재가 너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스타 앙상블 캐스팅을 해도 가족끼리 부담없이 웃으면서 볼만하다는 입소문이 아니면 요즘 흥행 더욱 어렵죠. 


      임수정 배우는 그렇게 평가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게 영화 속 영화 밖에서의 분량이 없죠. 배우, 감독, 제작자, 스태프들끼리 서로 티키타카하는 재미가 가장 큰데... 대신 영화 속 거미집에서는 가장 비중이 있고 그만큼 인상적이긴 했습니다. 특히 막판에 나름 반전이 밝혀지는 파트라던가요.

      • 네 말씀하신대로 흥행못할 요소가 많긴 하네요.


        저도 내돈내고 볼거였으면 하얼빈보다는 미망을 봤겠죠.

    • 하얼빈에 정우성도 출연했군요. 남자 배우들이 대거 나올만한 작품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몰랐네요. 연기가 늘 좋은 배우는 아니니 흐름이 깨질 수 있죠. 거미집에도 나왔다니. 거미집은 홍보가 아쉽더라고요. 이렇게 캐스팅이 좋은데 어찌 이리 묻혔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저도 거미집을 티비로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놀랐습니다.

      영화 속 영화나 밖의 이야기나 다 큭큭거리면서 봤어요(전여빈 배우 넘나 귀엽ㅋㅋㅋ)


      저도 스토브리그를 볼까 생각중입니다. 국내 드라마를 거의 안 보는데 방송 당시에 평이 꽤 괜찮았던걸로 기억해요(야구팬이기도 하고ㅋㅋ) 먼저 시작하셨다면 어떤지 살짝 알려주세요^^


      앞으로 자주 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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