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을 보기는 한 걸까요.

오징어게임을 봤다고 주장하는 어떤 글을 봤어요. 굉장히 흥미로운 글이었어요. 본인은 봤다라고 주장하는데, 내용을 보면, 정말 오징어 게임을 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거든요.

마치 이런거죠. 본인은 오징어게임이 너무 싫은데, 싫어서 싫다고 하려면 보기는 해야되는데, 그렇다고 내 시간 써서 시리즈를 보기는 싫고, 그래서 싫어할만한 요소요소를 열심히 검색 해본거에요. 그리고 이러저러 짜깁기를 하면서 장문으로 노력은 해보는데 이게 그래도 몇시간이 넘어가는 시리즈물이다보니 비판의 구멍이 한두 군데가 아니게 된 것이죠.

그 구멍을 몇가지 지적을 해보면,

일단 이 분은 데스게임에 대해서 이상한 고정관념이 있어요. 마치 대단한 심리적인 장치와 천재적인 발상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쥐어짜는 그런 퍼즐이 들어가야 데스게임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이에요. 뭐 이 분이 이런 적은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는 합니다. 대표적으로 QWER의 펜타포트 출연을 두고 이렇게 비판을 했죠.

다수의 관객들이 전통적으로 펜타포트에 기대하는 바가 있고 그게 암묵적인 합의를 이루고 있는데, 그 합의가 깨진 것에 화가 난다.

여기서 핵심은 다수의 관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분이에요. 본인이 만들어낸 상상집단인 것이죠. 암묵적인 합의 역시 본인의 취향일 뿐이고요. 통계라든가 근거도 없이 본인 마음에 안드는 것을 두고 없는 관객과 없는 합의를 만들어서 비판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비판은 오징어 게임의 비판에서도 이런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어요. 데스 게임은 반드시 이래야 된다 그런게 어딨어요. 게임도 캐릭터도 복잡하냐 단순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쓰이느냐의 문제일 뿐인걸요.

대중들은 데스게임에서 거창한 두뇌싸움만을 기대하지는 않아요.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황과 갈등을 기대하는 것이죠. 그게 단순할 수도 있고, 복잡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반드시 복잡하고 어려워야 된다는 것은 순전히 본인 개인의 취향이고 본인의 취향에 따르니 않는다고 해서 비판을 하는 것은 어린아이 어거지일 따름이죠. 오징어 게임들은 어린 시절 놀이에서 따온 만큼 단순하고 직관적이고 원초적인데, 이것은 오징어 게임에서는 장점이지 단점이 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그만큼 스토리 구조가 탄탄하거든요.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황과 갈등이에요.

하지만 이 분은 그걸 보지 못하기에 오징어 게임의 흥행요인을 가지고 '학살'이라는 이상한 답을 내놓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억단위 뷰어 숫자를 아주아주 1차원적으로 단순화를 시켜버려요. 솔직히 사람만 다채롭게 죽이면 흥행이 될것이라는 사고 방식이 정말 이해가 안가는데, 오징어 게임을 보기는 했는지도 의심스러워요. 그 안에 들어있는 스토리와 메시지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답변 같거든요. 이것은 마치 '살인의 추억'을 두고 어떻게 살인을 추억할 수가 있냐고 비판하는 것과 같은 맥락 같아요.

이 분의 비판은 디테일로 가면 더 참담해지는데

병기라는 캐릭터를 분석을 하면서, 진행 요원을 매수하면 게임과 상관없이 생존할 수 있는것 아니냐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요. 병기는 거래를 하면서 다음 게임이 무엇인지 알아 냈을 뿐이죠. 하지만 이것이 그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이 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병기는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한 집단과 정보를 가지고 거래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도 진행요원으로부터 다음이 뭔지 자기들도 모른다는 답변을 받기도 하죠.

이것을 가지고 정치질이라고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에요. 오징어 게임은 게임 내내 개인의 선택과 평등한 기회를 이야기 하지만 결국 개인의 출신과 배경 능력의 차이는 그 단순한 게임에서조차 차별을 만들어요. 세상은 불공평할 뿐이고 참가자는 그 안의 말일 뿐인 거죠. 심지어 진행 요원들까지도 말이죠.

이런 맥락을 읽지 못하니 준호라는 캐릭터의 분석이 어설퍼지는 것이죠. 우리는 준호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오징어 게임이 어떻게 운영이 되고 진행요원 역시 게임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요. 그로인해 말미암아 오징어 게임 자체가 결국 누군가의 유희에 불과했던 것을 이해하게 되죠. 그런데 이 분은 준호를 참가자로 참여 시키는게 낫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뭐가 남죠? 단순히 참가자 캐릭터가 늘어나는 것 말고 무슨 효과가 있는 것이죠? 이것은 준호라는 캐릭터가 오징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이정도가 되면 정말 시리즈를 보고 말하나 의심하게 되죠.

이런 식의 이해 부족은 표절 이야기하면서도 드러나는데, 표절 했다고 하는 "신이 말하는대로" 만화는 사실 이 만화와 큰 교차점이 없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 겹치는것 말고 사람이 게임에서 탈락하면 죽는다는 설정말고 캐릭터, 전개 다 달라요. 그럼에도 이 분은 정말 자신 있게 표절이라고 단정해버려요. 그리고 "너무 많이" 베꼇다고 말합니다. 얼마나 많으면 "너무"라고 강조할까. 그렇게 많으면 한번 나열이라도 해보시죠. 얼마나 많은지 궁금하네요. 그럴려면 두 작품을 한번이라도 정주행을 했어야 할텐데.. 글쎄요. 영희 인형이 큰 이유가 만화 두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사람 죽이는 고양이 사이즈가 크기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보시기에 사람이 죽으니 똑같다 이렇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작품 비판을 하려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될텐데 이건 뭐 영상을 글로 본 티가 너무 많이 나서 몇자 끄적이지 않을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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