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크리스마스엔 호러를.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잡담입니다

 - 작년 영화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40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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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계속 스타크래프트를 하다 보니 이 영화 제목도 그냥 곧대로 안 보이고 뭔가 중첩 데미지라든가...)



 - 아르헨티나 영화니까 배경은 아르헨티나 어딘가의 시골 마을입니다. 중년 형제 둘, 페드로와 지미가 살고 있는 집에 멀리서부터 총성이 들려요. 소리로 미루어 볼 때 권총이니 사냥은 아니고.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듯 하지만 신중하게 아침까지 기다려 무장을 하고 총성이 울렸던 쪽으로 가 본 형제는 뉘신지 모를 양반의 하반신(...)을 발견하고, 그 주변에서 이상한 금속제 도구들이 담긴 상자도 찾아요. 그리고 그 주변에 사는 유일한 집을 방문해 보니 이게 뭔... 엄마가 아들 둘이 살고 있던 그 집 첫째가 약간 인간의 형상이 아닌 느낌으로 탱탱 부풀어 있고요. 엄마랑 작은 아들은 첫째를 죽여줄 사람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느니 어쨌다느니 하는 괴상한 소리를 하며 횡설수설을 합니다.


 형제는 일단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어찌저찌해서 바보 취급 받고 나오고. 결국 그 일대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루이스라는 양반을 찾아가 이야기합니다. 악마가 나타났다. 우리가 어떻게든 해야 해. 그러자 두 형제를 끌고 와다다다 출동한 루이스는 그 부풀어 있는 녀석(...)을 죽여 버리려다가 아니 그건 안 되겠다며 형제와 셋이 힘을 합쳐 픽업 트럭 트렁크에 싣고 멀리 멀리 달리는데요. 어떻게든 자기들 땅에서 멀리 떨어뜨려야 한다며 거의 300km(!)를 달렸지만 중간에 그 녀석이 떨어져 버렸다는 걸 알게 되죠.


 그래도 어쨌든 멀리 갔으니 됐겠지... 하고 세 사람은 마을로 돌아오지만 당연히 이 때부터 괴이한 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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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형제. 별로 호감 가는 인물들은 아닙니다만, 영화 내내 하도 험한 꼴을 당하니 비호감이란 생각도 안 들고 그렇습니다. ㅋㅋ)



 - 전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영화였는데 그냥 포스터 이미지랑 제목이 맘에 들어서 틀어 봤지요. 아르헨티나산 호러라니 참 낯설지만 어쩐지 기분이 익숙한데? 라고 생각하며 일단 재밌게 봤습니다. 그러고 나서 검색을 해 보니 허허. 제가 예전에 아주 재밌게 보고 글도 올렸던 '나이트 테러'를 만드신 분의 신작이었네요. 그러자 수수께끼가 모두 풀렸습니다. 보는 내내 튄다, 과감하다, 우왕 세다! 했던 것들이 거의 다 전작에 있던 요소들이었더라구요. 스타일 확고하신 호러 신동이신 것...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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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 방식을 의논하고 있는 목장 경영 부부의 모습입니다? 총이냐 도끼냐!)



 - 일단 좀 불친절합니다. 보면 주인공 형제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그 '악마'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반응을 하는데 대체 왜,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고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던 건지 전혀 안 알려주고선 런닝 타임의 2/3 정도를 달립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주인공 형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처음엔 전혀 알려주질 않아요. 그래서 저 악마란 것은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주인공들은 지금 왜 저런 반응을 하고 저런 선택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런 상태로 영화의 절반을 보게 되는데요. 이런 태도에 갑갑해 할 틈이 없습니다. 왜냐면 계속해서 충격적인 장면들이 줄줄이 이어지거든요. ㅋㅋ 그러니까 이런 정보 제한을 활용해서 계속 보는 사람을 쥐락펴락 하려는 계산이었던 것이고 계산대로 잘 해냈습니다. 게다가 끝까지 보고 나면 '어쨌든 이 이야기 보고 즐기는 데 필요한 건 다 설명해줬구나' 라고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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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얘가 누구 딸인지 혈연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궁금해할 틈도 주지 않고 몰아칩니다. ㅋㅋ 그리고 상황 정리되고 나면 알게 돼요. 아 그랬구나...)



 - 그렇게 쉴 새 없이 달리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들이... 참 셉니다. 많이 세요. 

 먼저 아이고 뭘 저렇게까지... 싶은 고어 장면이 조금. 우엑 이거 밥 먹으면서는 볼 영화가 아니구나 싶은 불쾌한 장면이 또 조금. 그리고 감독님 완전히 작정하셨네요... 라는 느낌으로 금기란 금기는 다 건드리는 막장 전개가 와장창!!! 입니다. ㅋㅋ 보면서 90분 조금 넘는 짧은 이야기에 참 알차게도 욱여 넣으셨구나... 이러면서 봤구요.


 거기에 덧붙여서 이런 센 설정, 센 장면들을 참으로 타격감 쩔게 펼쳐 보이는 재능이 있으십니다. 영화가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리는' 느낌으로 쾌속 질주하는 가운데 임팩트 있는 장면들을 적절히 타이밍 좋게 넣어두는 솜씨도 좋고. 또 그런 장면들을 강조하는 편집이나 촬영도 아주 훌륭하구요. 이렇게 종합적으로 잘 짜놓다 보니 보다 보면 '아 대충 이런 장면 나오겠네' 라고 예측을 하게 되고 정말 그 길로 가는데도 '대충 이런 장면'의 임팩트가 전혀 줄어들지 않아요. 예측이 되기 때문에 긴장은 긴장대로 하고, 그 결과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에 충격도 받고.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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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철저하게, 관객들이 "으악 제발 그렇게는 하지 말아줘!!!"라고 생각하는 "그렇게"로 열심히 달리는 영화입니다.)



 - 이야기... 로 말할 것 같으면 뭐랄까. 저번 영화랑 비슷합니다. 스토리가 분명히 있고 캐릭터들도 디테일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게 만들어져 있어요. 뭔가 큰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하나를 똑 떼어 놓고 보는 느낌이랄까요. 반대로 말하면 심플한 이야기인데 일부러 디테일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살짝살짝만 던져 줌으로써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군' 이라는 느낌을 줘서 실제보다 더 디테일이 있는 이야기인 척 하는. 뭐 그런 스타일이구요.


 어쨌든 사건과 사건 위주로 속도감 있게, 심플하게 달리는 가운데 그런 식의 소소한 디테일들 덕택에 이야기의 여백들을 상상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실제로 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이야기처럼 즐기게 되는 거죠. 사실 좀 훼이크인데, 어쨌든 그 결과물이 좋으니 즐겁게 봤구요.


 다만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의 행동 하나가 좀... ㅋㅋㅋ 간단히 말해 개연성을 깎아 먹는 과하게 멍청한 짓을 합니다. 다 좋게 봤는데 그게 유일한 흠이었네요. 뭐 그 전까지도 멍청한 짓은 많이 했는데 대충 납득이 되는 멍청한 짓이었거든요. 하지만 막판의 그 한 방은 너무 전개 편의를 위한 멍청함이어서 짜증이 좀 났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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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살짝 '곡성' 생각도 납니다만. 왜 그런지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되겠죠. ㅋㅋ 근데 확실히 '곡성'이 해외 호러 영화들에 영향을 준 게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들이 자꾸 나와요.)



 - 그러니까 호러 좋아하는 분들은 놓치면 아쉬울 작품입니다. 재밌어요. 아주 그냥 우악스럽게 이야기와 캐릭터를 휘둘러대는 느낌인데, 전체적으로 솜씨 좋게 만들어져 있다 보니 몰입해서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다만 고어... 쪽 보단 이야기 자체의 막장성과 거기에서 나오는 불쾌감이 상당한 영화라서 그런 쪽으로 내성이 약하신 분들은 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앞서 말했듯이 '작정하고 금기로 달리는' 식의 이야기라서 말입니다.

 뭐 그런 면도 있습니다. 다 보고 나면 좀 '어쩌라고?'라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별다른 메시지나 주제 없이 그냥 무서워 해라! 불쾌감 느껴라!! 주인공들의 절망을 느껴 보거라!!! 는 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라서 말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정도로 개성 있고 강렬한 호러 영화는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그냥 매우 잘 보았습니다. ㅋㅋ 듀게 호러팬 여러분들의 많은 감상 부탁드립니...




 + 이 포스터도 맘에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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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이렇게 거창한 장면 같은 건 안 나옵니다만.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빠른 전개 때문에 사건들, 디테일이 워낙 많아서 영화 안 보신 분들은 읽어도 이해가 안 가실 거에요... 미리 사과를. ㅋㅋ


 그러니까 주인공 형제(페드로, 지미) & 땅부자 루이스씨는 그 악마 들린 사람을 자기들 집으로부터 대략 300km 지점에서 분실(...)하고 돌아왔어요. 뭐 그 정도로 멀리 갔으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며 돌아왔지만 어찌 된 일인지 루이스씨의 양들 중 한 마리가 털 색이 이상하게 변해서는 루이스를 뚫어지게 째려보고 있고. 루이스는 총을 겨누는데 만삭의 아내가 달려와 "악마에게 총은 안돼! 이 도끼를 써요!!!" 라고 애원합니다만. 그때 양이 훅 다가와 버리는 바람에 루이스는 총을 쏴서 양을 죽이고. 그 순간 아내가 도끼로 루이스를 찍어 죽입니다. 그러고 바닥에 주저 앉은 아내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그 도끼를 자기 얼굴로 휘둘러 퍽. 퍽. 퍽. 하고는 역시 쓰러져 죽어요.


 그날 밤, 우리가 잘 한 걸까 잘 못한 걸까... 하고 불안불안해하던 주인공 형제의 집에 형제가 내다 버린 그 악마 들린 남자의 어린 남동생이 찾아옵니다. 악마가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엄마가 사라져 버렸고 자기 집에선 못 자겠다며 재워달라고 하구요. 지미는 절대 안 된다고 하지만 페드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굿간에서 하룻밤만 자고 바로 떠나라고 하네요. 쟤도 악마 들렸을 거라며, 대체 쟤 엄마는 어디로 갔겠냐며 지미가 반대하지만 페드로는 "우리도 새벽에 바로 출발할 거니 괜찮아!" 라며 인정을 베풉니다.


 다음 날 아침, 악마가 따라올지도 모르니 집에 있는 물건은 무엇 하나도, 돈까지도 건드리면 안 된다며 형제는 차를 몰고 떠나는데. 지미는 바로 이 마을에서 사라져 버리자고 주장하지만 페드로는 자기 아들들은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며 지미는 엄마 집에 가서 엄마를 데리고 오라고 하네요. 그런데 페드로가 도착한 집엔 뉘신지 모를 남자가 문을 열다 말고 "넌 여기 접근 금지잖아!" 라고 외치고, 페드로는 문을 박차고 들어가 "내 마누라랑 애들 불러와! 내가 갈아 입을 옷도!!!"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옷을 막 벗어요. (설명을 하자면 옷을 벗는 건 악마가 옮겨와 빙의하는 걸 막기 위해서이고, 페드로에겐 아내와 아들 둘이 있는데 불화로 이혼을 했고 그 과정에서 페드로가 폭력적으로 굴어서 접근 금지를 당했다... 대충 이런 상황입니다만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설명은 안 해줍니다 ㅋㅋ)


 근데 잠시 후 내려온 아내가 페드로에게 대체 넌 뭐가 문제니 이 미친 놈아!!! 라며 화를 내고, 페드로와 아내의 현남편까지 셋이 고함을 쳐대는 사이에 그 집에서 키우는 살벌하게 생긴 멍멍이놈이 (페드로가 벗어 놓은 옷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습니다) 갑자기 아내 현남편의 어린 딸을 물고 후다닥 사라져 버려요. 현남편은 이런 미친!! 하고 마구 쫓아가고, 페드로는 (아까 루이스의 아내처럼) 절대 총을 쏘면 안돼애애애액!!! 하고 소리를 치네요. 그러고는 집에 돌아와 아내가 뭐라 하든 말든 자폐증 큰 아들과 아직 어린 둘째 아들을 데리고 나와 자기 차에 태우는데. 이때 현남편이 개를 발견하고는 총으로 쏴 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거기에 딸은 없고...


 그 딸이 집에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페드로 아내가 후다닥 달려와 다행이라며 끌어 안고 토닥토닥. 근데 아빠는 어디 계시니? 라고 묻는데, 딸이 해맑게 웃으며 이렇게 말해요. 응. 아빠는 금방 돌아와서 엄마를 차로 치어 죽여 버릴 거에요. 그리고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신나게 웃으며 춤을 추는 딸은 덤이구요.


 이렇게 자기 전처가 사망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겁에 질린 페드로는 미친 듯이 차를 달려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동생 & 엄마와 합류해서 길을 떠나구요. 한참 달리고 있는데 방금 차에 치어 죽은 아내에게 전화가 와요. 마구마구 고함을 치며 그동안 페드로가 저지른 잘못들을 열거하고 다 죽여버리겠다!!! 고 외치는 아내에게 여보 당신은 이미 죽었어... 라고 말 해 보지만 당연히 반응은 없고. 결국 페드로는 핸드폰을 부숴 버리고 길을 떠나죠.


 그러다 동생이 문득 누군가를 떠올려요. 자기가 젊었을 때 좋아해서 따라 다녔던 연상의 여인이 있는데 이런 저주니 악령이니 이런 걸 잘 안다. 나랑 가까운 사이였으니 돈도 빌려줄지 모른다. 그래서 찜찜해도 그 집으로 가서 하룻 밤 좀 쉬어 보려는 주인공들인데요. 쉬어 볼 틈도 없이 죽은 아내 귀신이 나타나 막내 아들을 끌어 안고 휙. 하고 사라져 버려요. 그래서 그 집에는 큰아들과 엄마만 남겨두고, 페드로와 악령 전문가 여인이 한 팀으로 악령을 찾으러 가고 지미는 홀로 차를 몰고 막내를 찾으러 갑니다.


 이때 악령 전문가에게서 들은 배경 스토리는 대략 이래요. 이 사람 부모가 교회를 했었는데 어느 날 들어온 악령 들린 사람 때문에 신도들이 죽어 나가고 난리가 났답니다. 그렇게 부모를 다 잃었으나 운 좋게 이런 악마 관련 일들을 잘 아는 사람을 만나 도움 받고 봉인을 했다는 거죠. 하지만 완전히 죽일 수는 없기 때문에 자기는 그 악령의 눈에 띄지 않을 먼 곳까지 이사를 와서 숨어 살고 있던 건데 오늘 이렇게 니들이 쫓아왔다고. 아마도 잠시나마 접촉했던 너희들의 머릿 속을 악마가 들여다보고 이렇게 유도해서 나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 같다고. 하지만 내가 이 악마 잘 아니까 니들은 제발 내 말만 잘 들어야 하느니... 라고 하고 페드로는 대충 오케이 하는데요.


 이때 혼자 차를 달리던 지미가 어두컴컴 찻길에서 뭔가를 쥐어 뜯으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수상한 그림자를 발견해요. 차를 몰고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그것은 아까 죽었다는 형수님일 뿐이고. 형수가 쥐어 뜯고 있던 것은... 페드로 어린 아들의 뇌였습니다. 품에 안아 든채로 머리통에 구멍을 뚫고선 손을 집어 넣어 박박 긁어낸 후 그걸 맛있게 냠냠(...) 그걸 목격한 지미는 절망감에 고함치며 차를 달려 형수를 들이 받아 버려요.


 그 시각에 페드로와 악령 전문가님이 차를 달리다 전문가님의 인도대로 어떤 초등학교 건물에 도착합니다. 거기엔 동네 어린애들 몇 명이 오밤중에 등교를 해선 멍하니 앉아 있는데. 말을 걸고 질문을 해도 대답을 주지 않고 전문가님께선 아마 이미 악마에게 지배 당해서 같은 편일 거라고 하네요. 그런데 갑자기 이들 중 어떤 여자애가 달려와 엉엉 울며 자기 부모는 다 악마에게 죽었다며, 악마는 자기 집에 있다며 집을 알려주는데. 페드로는 그 집으로 가보려 하지만 또 전문가가 말려요. 쟤들은 지금 악마 편이라니까? 자꾸 우릴 다른 데로 보내려는 걸 보니 오히려 악마는 이 곳에 있는 게 분명해.


 그래서 둘이 학교를 열심히 뒤진 결과 강당 무대 바닥에 뭔가 어설프게 작업을 한 흔적이 보이고. 판때기를 하나 떼어 보니 시체들이 보입니다. 악마에게 희생당한 사람들 시체이고, 그 아래에 악마가 처음 빙의했던 그 몸이 있을 거래요. 그래서 낑낑대며 시체 몇 구를 꺼내 보니 과연 그 몸이 보이고. 그걸 꺼낸 후에 전문가님의 전문 장비로 어떻게 하면 될 거라고 하는데... 이때 초딩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두 사람을 노려보기 시작하고, 악마는 또 페드로의 심리점 약점을 찔러대며 말로 흔들기를 시도합니다. 이제 곧 동이 트니 시간이 없다며, 전문가님이 절대 저놈들 말 듣지 말라면서 장비를 설치하는데. 마지막으로 꺼내야 할 악마 빙의 몸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페드로가 꺼낼 수가 없어요. 전문가님은 그래도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페드로는 멘탈이 나가 어버버하다가... 그만 악마 들린 어린이의 거짓말에 넘어가 강당 옆방에 있다는 도끼를 가지러 갑니다. 전문가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런 짓을 한 결과, 옆방 문은 밖에서 잠겨 버리고. 전문가님은 악마들린 어린이들에게 두들겨 맞고 망치로 퍽. 퍽. 머리통이 뭉개지며 어딘가로 질질 끌려가 버려요.


 한참 있다 간신히 문을 부수고 나온 페드로입니다만. 이미 전문가님은 죽어 사라졌고. 자기가 뭘 어떻게 해 볼 방법은 없고. 강당 무대 바닥에선 새로운 육체를 손에 넣은 악마가 뛰쳐나와 페드로를 보며 씨익 웃고는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며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서 어디론가 갑니다.


 홀로 남은 페드로는 부들부들 떨며 차를 몰아 자기 원래 집으로 돌아가고. 거기엔 동생 지미가 자폐 첫째 아들을 데리고 기다리고 있네요. 몸서리를 치며 샤워실에 가서 몸을 깨끗하게 씻고. 첫째가 좋아하는 사과맛 아이스크림을 꺼내 주고 지미와 대화를 하다가, 마굿간 쪽에서 무슨 소리를 듣고 지미가 그 쪽으로 가 보니 거기엔 하룻밤 자고 떠나겠다던 옆집 소년이 부들부들 떨며 아직도 있어요.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다가 옆집 소년이 털어 놓습니다. 그 악마가 내 머리에 들어와 나를 조종할 때가 있었다. 그때 내가 권총을 들고 나가 누군가를 죽였다. (이게 영화 처음에 주인공들이 들은 총소리입니다.) 그리고 악마가 시키는대로 그 사람을 토막내서 먹었대요. 경악한 지미는 설마 너희 엄마는... 니 엄마는 어떻게 했어?? 라고 묻고. 소년은 대답합니다. 아저씨 엄마랑 똑같아요.


 그때 첫째와 함께 있던 페드로는 아이스크림을 먹던 아들이 갑자기 기침을 해대다가 입에서 누군가의 머리카락을 토해내는 걸 봐요. 아니 이게 뭐임? 하고 아들의 입에 있는 걸 꺼내주는데, 계속해서 긴 머리카락들이 나오고. 그러다 나중엔 페드로 엄마의 목걸이가 나옵니다(...)


 결국 완전히 좌절한 페드로가 집 밖으로 걸어 나가 무릎을 꿇고 앉아 절망의 비명을 질러대는 모습으로 엔딩이에요.


 + 다 보고 가만 생각해보면 참 난감한 것이. 결국 페드로 형제와 루이스는 영화 초반, 악마 들린 사람을 옮겨다 버리려 시도하는 순간에 다 빙의가 된 거였어요. 그러니 최선의 길은 그냥 이 셋이 아예 그 집에 가지 말거나, 가서 악마를 확인한 순간에 곧바로 곱게 죽어 버리는 거였고, 결과적으로 영화 내내 페드로가 한 모든 행동이 나쁜 짓이었습니다. 아마 영화 마지막에 페드로를 쳐다보던 신생 악마의 표정과 머리 쓰다듬기를 생각해 볼 때 악마가 내내 페드로를 조종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요.

    • 로이님마저 쎄다고 하신걸 보니 그 강도가 짐작되면서 궁금한데 보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ㅋㅋ(글을 너무 재밌게 쓰셔서 그래요ㅋㅋ)
      • 근데 워낙 호쾌하게 달려서(?) 다 보고 나면 그렇게까지 찜찜한 기분은 안 들기도 합니다. ㅋㅋ '유전'처럼 다 보고 나면 세상 암울해지고 그럴 정돈 아니었어요. 보는 동안에도 계속 더 더 암담해지는데도 같이 우울해진다기 보단 '그래 어디까지 가나 함 보자?' 이런 기분이었구요. 물론 그렇다고해서 추천 드린다는 얘기는 아니고... 하하.

    • 첫 문단의 내용소개만 읽고 검색해서 대체적인 평을 알아보고 어젯밤에 감상한 뒤 나머지를 읽었습니다. 이런 나름 신박한 해외작품이 왓챠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덕분에 기분 나쁘게 자~알(?) 봤습니다. ㅋㅋㅋ




      감독님이 참 어떻게 하면 잔인하고 불쾌한 연출을 다채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그 '나이트 테러'라는 전작은 포스터만 봐도 굳이 찾아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아주 안가는 건 아니지만 상황대처를 대부분 최악의 방법으로 최악의 선택지로만 가기 때문에 보면서 스트레스가 더 심했던 것 같아요. 특히 그 아들들 데리러 갔을때 막무가내와 언급하신 막판의 그 무리수도 아주 복장 터지게 만들더군요. 




      곡성을 왜 언급하셨는지 알겠네요. 인간의 믿음과 선택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제법 거대한 테마로 밀어붙였던 그 작품에 비해 이건 좀 이미 정해놓고 감독이 등장인물들을 가지고 노는 고약한 느낌이 강했다고나 할까 하여간 요즘같은 시국에 적극추천할 작품은 아니지만 아주 웰메이드란 건 인정합니다! ㅋㅋ

      • 기본적으로 영화, 드라마 같은 것들도 자주 접하기 어려운 아르헨티나의 문화나 정서랄까... 이런 부분에서 살짝 이질감이 드는 게 호러 효과를 파워 업 시켜주는 부분도 있는 것 같구요. 거기에 덧붙여서 감독님이 참 아이디어가 많고 고민도 많이 하시는 편이죠. ㅋㅋ '나이트 테러'도 비슷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많이 보던 이야기인데 느낌이 달라요. 




        주인공의 행동은 이야기 말미에 살짝 암시를 주면서 쉴드의 여지를 주긴 합니다. 여긴 살짝 스포일러이니 흰 글자로 적을 게요. 그러니까 애초부터 악마가 주인공 형제들에게도 살짝 붙어 있었고 그래서 악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한 거라는 식. 마지막에 주인공을 보며 씩 웃고 머리 쓰다듬어줄 때 태도도 마치 '그래 수고 많았다' 이런 느낌이죠. ㅋㅋ 그 전문가 아줌마도 본인은 악마를 처치한다고 따라간 거지만 사실 악마가 과거의 복수를 위해 형제를 시켜서 끌어 들인 거라는 식의 암시도 있었구요.




        암튼 재미는 있었죠. 그것은 중요합니다... ㅋㅋㅋㅋ

        • 아 저도 엔딩에 가서야 대충 그런 거였던가... 싶었고 본문 스포일러 긁어봐서 역시 그랬구나 했는데 보는 와중에는 주인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가 심했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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