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2024년 인디 호러 최고의 흥행 & 화제작, '롱레그스' 잡담입니다

 - 제목에 적었듯이 올해 영화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4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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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간이... 자간이 거슬려요!!! ㅋㅋㅋ)



 - 티렉스의 노래 가사를 자막으로 보여준 후 그 노래를 배경 삼아 자동차가 달려요. 운전자는 보이지 않고 어느 집 앞에 가서 멈춰서는데. 그 집에 사는 소녀가 창 밖에 멈춰선 차를 보고선 호기심에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봅니다. 근데 갑자기 숲에서 사람 목소리로 '뻐꾹~' 소리가 들리고. 생김새부터 엄청 수상해 보이는 아저씨가 뙇! 나타나면서 장면 전환. 세월이 대략 30년 정도 흐릅니다.


 신입 FBI 요원들이 첫 임무에 투입 되었어요. 남녀 2인 1조로 강력 범죄 용의자가 숨어 있을 후보 집들을 돌아보는 건데. 주인공네 조는 허탕을 치지만 갑자기 주인공 '리'가 맞은 편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는 "이 곳에 있어. 증거는 없지만 확실해." 라고 말을 해요. 파트너는 어깨를 으쓱하며 "첫날부터 감으로 일하려는 거야? ㅋㅋㅋ" 라고 놀리지만 그래도 한 번 체크는 해보자... 하고 갔다가... 뭐 암튼 정말로 범인은 거기 있었네요.


 돌아온 리는 FBI에서 괴상한 심리 테스트 비슷한 걸 받게 되고.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자네에겐 초능력이 있군? 이라는 판정을 받구요. 이런 엄청난 재능을 발견한 김에 30년간 오리무중 상태인 연쇄 일가족 살인 사건 수사에 투입됩니다. 엄마, 아빠, 딸 구성의 집안을 노리는데 늘 아빠가 아내와 딸을 죽여요. 이것만 보면 그냥 살인 사건(?)이지만 매 현장마다 '롱레그스'라는 이름의 누군가가 편지를 남겨뒀단 말이죠. 필체는 모두 같구요. 그리고 우리의 초능력 수사관 리는 사건을 맡자마자 엄청난 스피드로 수사에 진전을 가져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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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가 이미 10년 전 영화입니다요. 이후로 이것저것 괜찮게 했지만 크게 흥하지 못하다가 결국 또 호러로 대박을 낸 마이카 먼로씨. 준비 중인 차기작 다섯 편 중 최소 세 편이 또 호러이고 그 중 하나가 '팔로우' 속편입니다... 결국 호러퀸의 운명을!! ㅋㅋ)



 - 마이카 먼로, 니콜라스 케이지, 알리시아 위트 모두 좋아하는 배우거든요. 게다가 평도 꽤 좋고 흥행은 대박을 쳤습니다. 100만 달러를 들여 1억 2천 7백만 달러를 벌었다니 12배를 번 셈이네요. 그런데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오는 영화의 제작비가 100만 달러라니 케이지는 요즘 얼마를 받는 것이며 나머지 배우들은 얼마를 받은 것일까요(...) 암튼 올해 제 개인적 기대작이었던지라 근데 개봉한 것도 몰랐 무려 1만원이나 하는 vod를 지르고 봤습니다.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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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최고 몸값 스타에서 최고 가성비 스타로 거듭난 케이지씨. 그래도 어쨌든 부활 중입니다!!!)



 - '양들의 침묵'과 '세븐' 생각이 종종 나게 만드는 설정과 캐릭터를 갖춘 이야기입니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의 사정을 보면 '양들의 침묵'은 그냥 대놓고 참조했죠. 마침 영화의 배경도 90년대 초중반 정도인 걸 보면 의도적인 듯 합니다... 만.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그 영화들의 경우엔 어쨌든 논리적인 이야기잖아요? 그런 논리성이 영화의 재미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구요. 근데 이 영화는 그런 논리적인, 앞뒤가 맞는 이야기 같은 부분엔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분위기!!! 캐릭터!!! 로 승부하는 편에 가깝구요.


 그런 성격이 잘 드러나는 게 주인공 리 하커 요원의 수사와 자료 분석 장면인데요. 이 분이 천재적인 머리를 발휘해서 이걸 분석하고 저걸 해석해서 막 사건을 이끌어 가는데... 이 분석과 해석을 영화에서 전혀 설명해주질 않습니다. ㅋㅋㅋ 리 하커가 암호를 해독했어요! 그랬군요. 리 하커가 사건들의 연관성을 분석해서 패턴을 알아냈어요!! 그럼 이제 출동을 해야죠. 뭐 이런 식입니다. 미스테리, 수사 같은 쪽은 절대로 기대하지 마시길.


 덧붙여서 그냥 이야기의 얼개도 좀 헐겁습니다. 시작부터 대놓고 타겟이 될 것이 분명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걱정 한 번 안 한다든가... 처럼 개연성에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뭐랄까. 개연성 문제를 떠나 애초에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 생각이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에요. 여백이 되게 많고 그에 대한 설명은 아주 적습니다. 다시 한 번, 관객님들께선 분위기와 캐릭터를 즐겨 달라는 거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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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스테리 스릴러처럼 폼을 잡지만 이게 다 뭔지는 안 알려줍니다. 하핫.)



 - 영화가 되게 정적이고 고요합니다. 음악을 써야할 때는 효과적으로 잘 쓰는데 그런 장면들을 제외하면 거의 되게 조용해요. 이러다 쟤들 숨소리도 들리겠다... 싶은데 정말로 들리기도 하구요. ㅋㅋ 음악과 음향 측면 뿐 아니라 배우들 연기도 그렇습니다. 대체로 소곤소곤 조곤조곤한 느낌으로 쭉 가다가 포인트가 되는 장면에서만 폭발하는 식인데요. 심지어 그렇게 폭발할 때도 조용한 장소에서 특정 캐릭터 혼자 폭발해요. ㅋㅋㅋ 


 그런 조용한 분위기 속에 또 좌우대칭 집착 구도가 출동하고, 과거 회상이나 리 하커의 상상(혹은 환각?) 장면들은 화면 비율부터 1:1로 변해서 홈 비디오 질감으로 보여지는데. 이 장면들은 하나 같이 구도도 특이한 데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다들 조금씩 (혹은 많이) 과장되어 있어서 되게 괴상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굉장히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게 되에게 나쁜 일이다. 라는 걸 확실하게 체감 시켜주고 이게 이 영화의 공포감 대부분을 책임집니다. 그래서 잔혹한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칙칙하고 불쾌하고 끔찍하고... 이런 기분으로 보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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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차를 몰며 고함을 치고 있을 뿐이지만 암튼 나쁩니다. 나빠요 아주. ㅋㅋㅋㅋ)



 - 주요 배우들이 다 아주 적절하게 캐스팅 되어 본인 밥값을 해 줍니다.

 다들 기대했을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 분이 이렇게 '공포의 대상' 캐릭터를 맡아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게 생각 외로 많지 않았군? 이라 생각하며 감명 깊게 봤습니다. 마치 그 시절 '사타니즘' 컨셉을 잡고 활동하던 메탈 밴드 멤버 같은 비주얼을 하고 나와서는 단 한 마디도 정상인의 말투와 표정으로 하지 않는 열연을 펼치는데 몹시 니콜라스 케이지스러우면서도 캐릭터에 딱 맞고 훌륭해요.

 어쩌다 보니 호러 퀸의 길을 가고 있는 마이카 먼로... 는 아주 내향적이고 사회성 떨어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역시 되게 잘 어울립니다. 사실 이 분 아주 멀쩡하고 화사한 미인이시잖아요? 근데 그런 느낌 없이 정말 세상에 친구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인물도 잘 하시더라구요. 주인공이라기엔 은근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소극적, 수동적 캐릭터라서 눈에 띄게 과시할만한 연기는 없지만, 맡은 역할은 정말 잘 해낸 걸로. ㅋㅋ

 그리고 알리시아 위트... 이야기 설정을 전혀 몰라서 어떤 역할인지 몰랐는데 역시 아주 확실한 캐스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니콜라스 케이지만큼 잘 해냈다고 느꼈어요. 이 분을 생각하면 전 '앨리 맥빌'의 섹시 변호사 캐릭터부터 떠오르는데요. 그땐 다른 캐릭터들 대비 정상인 역할이었다면 여기서는... ㅋㅋㅋㅋㅋ


 덤으로 우리 사브리나양도 나오십니다. 비중은 작지만 역시 나오는 장면에선 참 잘 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주요 배역들 캐스팅이 다 호러 친화적이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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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케이지 아저씨는 이렇게 과시적인? 퍼포먼스스러운? 연기 최적화 캐릭터로 워낙 유명하다 보니 되게 잘해도 임팩트가 약했구요. 요 알리시아 위트님이 제겐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거 되게 잘 하시네요.)



 - 이야기가 헐겁다 어쨌다 그랬지만 결국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무슨 센세이션이라든가, 아주 새롭거나 독특하다든가... 그런 것까진 아니었구요. 컨셉에 충실하게 아주 잘 만든 호러였어요.

 조용조용하면서 음산하고 불길하게, 서서히 멸망을 향해 가는 스산한 분위기를 즐기신다면 꼭 보시구요.

 논리적이고, 화끈하고, 막 에너지가 넘치는 류의 호러/스릴러를 기대하신다면 실망할 수 있어요. 특히 이야기가 헐거운 걸 싫어하는 분들에겐 그럴싸하게 폼은 잡는데 알맹이가 별로 없는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어쨌든 제 취향엔 아주 좋았어요. ㅋㅋ 이 감독님의 전작들도 한 번 찾아서 챙겨 볼까? 라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합니다.



 + 감독님이 '싸이코'의 노먼 베이츠 아드님이시라죠. 아빠는 정체성을 숨기고 살았던 게이였고 엄마는 알면서도 결혼했는데 남편의 정체성을 자식들에게도 숨기고 키웠다고 하구요. 아빠는 에이즈로 90년대에 세상을 떠났고 엄마는 911 테러에 이용된 여객기 승객이셨대요. 이런 파란만장한 가족사가 영화 내용에 살짝 반영이 되었다고.



 ++ 감독님의 전작들 중 하나가 넷플릭스에 있네요. '저주 받은 집의 한 송이 꽃'. 전부터 제목과 썸네일이 눈에 들어와서 볼까 말까 하다가 결국 안 보던 영화였는데 조만간 봐야겠습니다.



 +++ 근데 제목 말이죠. 이게 결국 키다리 아저씨인 것이잖아요? ㅋㅋ 감독은 큰 뜻 없다는 식으로 밝힌 듯 하지만 어쨌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건 그것인데요. 이런 불쾌불쾌한 호러 영화 번역제로 '키다리 아저씨'는 별로 안 어울리기도 했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뭔가 좀 어울린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별 비중은 없지만 주인공의 FBI 고참 중 하나로 동양계 여성이 나옵니다. 배우 이름을 보니 미셸 최-리. 한국계가 아닐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ㅋㅋ 뭐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헐리웃 영화의 아시아계 캐릭터 자리를 한국계 배우들이 잔뜩 차지하는 건 여전히 좀 신기합니다. 단순하게 인구 비율로 생각할 때 너무(?) 많은 느낌이라서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얼른 끝내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대충 간략하게... ㅋㅋ


 이야기 전개는 대충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리는 카터 요원을 상관으로 모시고 롱레그스 사건 전담팀이 되는데요. 세상 친구 없고 일에만 매달리는 리의 꼴을 보고 카터가 리를 자기 집으로 한 번 데려가요. 그런데 이 집에도 어린 딸이 있네요(...) 나이도 9세, 생일도 1월 14일로 그동안 롱레그스가 노려 온 표적의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지만 카터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ㅋㅋ 그리고 붙임성 좋은 딸에게서 생일 파티 초대를 받는 리. 그런데 바로 그날 밤, 하커의 집에 롱레그스가 침입해 생일 축하 카드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수사를 진행하는 중에 리에겐 자꾸만 알 수 없는 환영들이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에 누군가를 만났던, 그리고 엄마가 그 누군가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뭐라뭐라 대화를 나누던 기억이 메인이고 자신이 수사하는 롱레그스 사건들의 현장이 자꾸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펼쳐져요. 그러다 리는 롱레그스의 범행 패턴을 알아내고, 패턴에 안 맞게 그 중에 비어 있는 기간을 특정한 후에 그 시기에 벌어졌던 유사한 사건을 찾아냅니다. 딸이 살아남았기 때문에 같은 사건이라 생각을 못 했던 건데요. 일단 그 사건의 현장을 찾아가서 아주 수상하게 생긴 여자애 모양 인형을 찾아내고. 다음엔 정신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그 딸을 만나러 면회를 가요. 근데 담당 의사가 이상한 얘길 합니다. 여기 생활을 시작한 후로 늘 영혼이 없는 것처럼 말 한 마디도 않고 멍하니 있던 녀석이 전날 누군가의 면회를 마친 후 갑자기 활발한 정상인이 되었다는 거에요.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cctv도 없고, 딱히 목격자도 없는 가운데 방명록에 적혀 있는 그 방문자의 이름은 '리 하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생존자를 만나 보지만 역시나 뭔 의민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말들을 늘어 놓으며 롱레그스를 찬양하고, 주인공을 겁 주는 걸로 대화는 끝납니다.


 그러고 돌아온 다음 날 카터 요원은 리를 불러다가 얘기합니다. "30년 동안 전혀 진척 없던 사건이 니가 들어오자마자 광속으로 풀려나가고. 유력 용의자는 너를 알고 있음이 분명하고. 혹시나 해서 확인 해 보니 니 아홉살 생일 전날에 니 엄마가 경찰서에 침입자 신고를 한 기록이 나온다. 돌아가서 엄마에게서 확실한 정보를 얻어내고 와라." 그래서 어릴 때 살던 엄마의 집으로 향하는 리. 엄마는 '나는 아무 것도 말해줄 게 없지만 난 그 무엇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진실은 니 방에 그대로 남아 있다'라고 얘기하구요. 자기 방을 뒤지던 리는 첫 만남 때 들고 있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롱레그스의 사진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걸로 곧바로 롱레그스를 체포하죠.


 체포된 롱레그스는 혼자서 이상한 소리를 중얼거리며 노래하고 웃고 울고 난리를 치구요. 계속해서 "리를 만나고 싶다"고 요구합니다. 결국 마주치고 나니 또 알아 듣지 못할 (클라이막스에서 대부분 풀립니다)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 놓다가... 갑작스레 책상에 있는 힘껏, 반복해서 얼굴을 들이 박다가 그대로 사망합니다. 황당 허망 난감하지만 한 가지, 이 대화를 통해 롱레그스에겐 아직 살인 한 번이 남아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겐 최소 한 명의 공범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곧바로 다시 엄마 집을 향하는 리. 만나서 중요 참고인으로 데려오겠다고 하고, 여성 상관 한 명도 동행하는데. 리가 집에서 안 보이는 엄마를 찾아 헤매는 사이에 리의 자동차 뒤로 엄마가 총을 들고 접근해서는 다짜고짜 상관을 쏴 버립니다. 시크하게 확인 사살까지 확실히 하는 엄마의 모습을 집 안에서 창을 통해 보고 패닉에 빠진 리는 권총을 뽑아들고 엄마를 뒤쫓는데, 엄마는 집 뒷뜰에서 어린 소녀를 총으로 겨누고 있네요. "총 버리지 않으면 쏠 거에요 엄마!"라고 외치며 접근하던 리가 소녀를 다시 보니... 소녀가 아니라 인형이었습니다. 자기를 닮았죠. 그러자 엄마는 리에게 "이제 널 풀어줄게" 라고 한 마디 하고는 총으로 인형의 머리를 날려 버리고, 리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습니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린 리는 그제서야 엄마가 롱레그스의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구요. 그날이 카터 요원 딸의 생일이라는 걸 기억해내고는 와다다다 달려갑니다만. 이미 늦었네요. 수녀 차림을 한 엄마가 카터의 집 안에 손님처럼 앉아 있고, 카터의 딸은 본인을 닮은 인형을 안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카터는 평소의 스윗함과 다르게 폭력적이고 되게 불편한 투로 말을 하다가... 아내를 주방으로 데려가 살해합니다. 그러고 칼을 들고 딸에게 달려드는 카터를 쏴 죽이는 리. 그러자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고 있던 엄마가 우와아앙!!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칼을 휘두르... 려는 걸 바로 쏴 버리는 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카터의 딸을 끌어 안고 딸이 받은 인형에 총을 겨누고, 부들부들 떨면서 방아쇠를 당기는데... 총알이 다 떨어졌습니다. ㅠㅜ 몇 번 더 방아쇠를 당겨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리는 카터의 딸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가요. 여기에서 바로 엔딩입니다.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처음부터 뻔히 보이는 전개대로 리 하커는 사실 롱레그스의 첫 번째 타겟이었습니다. 도입부의 과거 장면이 바로 그거였구요. 이때 리의 엄마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롱레그스와 거래를 해요. 내가 너의 충실한 수하가 될 테니 내 딸의 목숨만 살려달라. 그래서 지난 30년간의 범죄는 롱레그스와 엄마의 합작이었다... 라는 게 후반에 밝혀지는 반전이자 진상입니다. 


 이들의 수법은 대략 이랬습니다. 

 사탄 숭배자인 롱레그스가 자신이 만든 초고퀄 여자애 인형의 머리통에 사탄의 영혼이 담긴 쇠공을 넣구요. 이걸 어린 여자애가 사는 집에 선물해서 집에 들여놔야 하는데 본인은 비주얼부터 무엇 하나 호감 가는 면이 없으니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엄마는 수녀 차림을 하고선 '근처 성당에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드려요~' 라면서 인형을 집에 들여 놓고. 그러고나면 인형에 깃든 사탄의 힘이 가족들을 사로 잡아서 아빠의 손으로 가족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게 되는 것. 효과가 완전 빨라서 금방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리의 엄마는 현장에 그대로 눌러 앉아서 그 광경을 다 본 후에 귀가하고는 했습니다.


 덧붙여서 롱레그스는 무려 리의 집 지하실에 살았어요(...) 극중에서 롱레그스가 자꾸 아랫집 남자 드립을 치는데 그게 그런 의미였던 것이고. 또 그러다보니 리는 몰랐지만 사실상 리의 아빠 같은 역할도 조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롱레그스가 이미 리의 인형을 완성한 상태였기 때문에 리에게도 사탄의 기운이 조금은 깃들여 있었어요. 그래서 수수께끼의 초능력 같은 게 리에게 갖춰져 있었다... 라는 거구요. 아마 소극, 우울, 극단적 내향 성향도 이런 일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죠.


 암튼 막판에나마 진실을 깨닫고 엄마를 막으려던 리였지만 딸만 간신히 살려냈고. 그나마도 사탄의 영혼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 나오기만 하는 결말이니 대략 열린 결말이라 할 수 있겠네요. 뭐 그렇습니다... ㅋㅋ

    • 양들의 침묵에 좀더 오컬트적 요소를 업한 영화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 아무래도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올려주신 리뷰 로만 대신합니다.
      대략적 스포일러 수준은 아니고 상당히 자세해서 궁금증이 풀립니다 ㅎㅎ
      생각보다 결말 부분의 반전이 정교하군요. 역시 흥행 성공에는 그 이유가 있는듯..
      평이한 포스터에 빨간 R등급 마크가 있으니 호기심을 유발한 마케팅 같습니다. 
      • 오랜만에 등장한 바이럴 마케팅의 성공 사례... 라고들 하던데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했는지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ㅋㅋ 그동안 스포일러 안 당하려고 아예 정보를 차단하고 살았거든요. 막판 반전이 놀랍기는 한데, 반전 그 자체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장면 연출이 임팩트를 만들어냈던 것 같아요. 어쨌든 결과물이 인상적이니 흠 잡을 생각은 안 듭니다만, 이야기는 좀 허술한 구석이 많아요. 한국에서 크게 흥행이 안 된 것도 납득이 되구요. 장점이 많은 호러지만 그렇게 대중적이라고 할 수는... ㅋㅋㅋ

        • GS_NEON_LONG_Teaser_KNIFE_FIN01.jpg?v=17


          대체 뭔 내용일지 궁금하게 만드는 이런 티저 포스터들을 풀면서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예고편도 다른 상업영화 예고편들과는 달리 내용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었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이라고 홍보하면서 캐릭터 모습은 미리 공개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구요.

          • 안 그래도 짤 검색하다가 이 포스터 이미지도 봤는데 좀 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그래도 덕택에 이 배급사의 북미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고 하니 잘 한 홍보인 걸로. ㅋㅋ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무려 '기생충'이었다네요. 하하.

            • 저도 인터뷰 좀 찾아봤는데 감독도 배급사 네온 마케팅 덕을 많이 봤다고 언급하더라구요. 하기야 일부 호러팬들 아니면 이런 감독이 활동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텐데 이번에 갑자기 개봉전부터 주목을 받게 됐으니까요.

    • 시종일관 다크한 촬영과 음악으로 무드 조성해가는 건 진짜 상당한 수준이었고 이야기는 좀 헐거워도 나머지 부분이 좋으면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살인마 수사극에서 미스테리 풀어가는 과정이 넘 그렇더군요. 막판에 진상도 너무 대사로 다 설명해주는 식으로 풀어주다보니 모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좀 짜치는 느낌이 있었구요.




      맥이 탁 풀리는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무드 조성 하나는 인정해줄만했고 배우들도 좋았죠. 마이카 먼로는 뭔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고 영혼이 나가있는 것 같은 주인공에 딱 맞게 연기했고 닉 케이지는 잘못하면 또 밈으로만 소비될 수 있는 타입의 연기였는데 감독이 적절한 비중으로 조절을 잘해준 것 같습니다. 어떤 장면들에서는 소름끼치다가도 어떤 장면에서는 다 큰 어른이 이러고 다니는 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또 재밌었구요. 알리시아 위트는 잘 모르는 배우인데 주연 투톱의 영화로만 알았던 작품에서 의외의 활약이었네요.

      • 네 미스테리 풀어내는 게 진짜 대놓고 대충이었죠. ㅋㅋ 아마 감독이 애시당초 양들의 침묵이나 세븐에 오마주를 바칠 지언정 정말로 그런 류의 영화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이 미스테리를 푸는 대목은 그냥 '풀었다!'로 넘어가고, 클라이막스에서 밝혀지는 진상들은 당사자들이 타이밍 맞춰 친절하게 다 설명해주고... ㅋㅋㅋ




        마이카 먼로를 원래 좋아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간의 생각보다 더 괜찮은 배우라고 느꼈습니다. 뭔가 '팔로우'를 넘어설, 대중적으로 각인될만한 대표작 한 방이 아쉬운데 그게 잘 안 나오네요. 본글에도 적었듯이 줄줄이 B급 호러 스타일 영화들만 대기 중이고... '왓쳐' 감독이랑도 또 한 작품을 함께 하던데 그것도 그렇게 크게 되진 않겠죠. '왓쳐'도 괜찮은 수작이었지만 반향은...;




        니콜라스 케이지 캐릭터는 차림새부터 딱 옛날 락스타 차림새인데 그래서 웃겨질 수 있었던 걸 적절한 연기와 감독의 톤 조절로 살려냈죠. 중반까지 얼굴 안 보여주는 전략도 주효했구요. 알리시아 위트는 뭐랄까... 멀쩡한 미인으로 생기셔서 은근히 이상한(?) 캐릭터들 많이 소화하셨던 분입니다. 애초에 '트윈 픽스'로 이름을 널리 알리신 분이니 뭐... ㅋㅋㅋㅋ

        • 트윈 픽스로 이름을 알렸다고 하셔서 찾아보니 오리지널 시리즈는 물론 2017년 더 리턴에도 나오셨었네요? 이런 아리따운 분을 왜 기억을 못하고 있었는지 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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