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 2' 간단후기
방금 보고 나왔습니다. 누설할 내용은 딱히 없구요.
참 애매모호하네요. 대형 스크린에 걸맞는 영감님 장기가 돋보이는 스펙타클한 볼거리는 제법 있습니다만 내가 지금 리들리 스콧표 영화를 보는건가, 원래 머리를 비우고 보는 마이클 베이표나 분노의 질주 영화를 보는건가 혼란이 오는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캐릭터 아크나 스토리 전개면에서도 1편과 연결성이야 어차피 두 작품간의 텀이 길었으니 대충 넘어간다해도 머리를 벅벅 긁게 하는 소위말해 짜치는 부분들이 적잖이 있었구요.
특히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충분한 설득력없이 특히 후반부에 휙휙 넘어간다는 느낌이 드는 전개들이 있습니다. 이번엔 감독판 안낸다고 하시긴 했는데 또 3시간 40분짜리 편집본도 있다 이런 인터뷰도 하시고 아 제발 좀;;;
그래서 완전 별로였냐하면 또 그건 아니구요. 썼듯이 볼거리는 충분히 많고 캐스팅도 좋았습니다. 전작의 막시무스, 콤모두스, 자이먼 혼수가 연기했던 검투사 동료들에 비하면 확연히 기억에 남을 캐릭터들은 아닌데 다들 주어진 재료는 잘 살린 것 같습니다. 폴 메스칼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예고편 공개당시부터 계속 러셀 크로우랑 비교되서 까였었는데요. 처음부터 이미 완성형 장군 캐릭터로서 무비스타 카리스마를 뿜어댔던 막시무스와는 달리 이번 주인공은 미숙하게 시작해서 점점 성장하는 유형이고 거기에 딱 맞춰서 제 역할은 해냈습니다. 제 2의 막시무스를 기대한 전작의 팬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아쉽겠죠.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당연히 덴젤 워싱턴입니다. 전체적으로 1편의 구조를 비슷하게 답습하는 스토리에서 그나마 의외성과 스크린에 나오기만 하면 다 씹어먹어버리는 존재감으로 역시 전설은 전설이시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냥 전편과의 연계성을 위한 캐스팅 정도로 생각했는데 코니 닐슨이 맡은 캐릭터의 비중이 은근히 높아서 반가운 놀라움이었습니다. 여전히 우아하고 연기도 멋지셨구요. '노바디' 속편에서도 비중 늘어나시길...

결론적으로 리들리 영감님 최근작 중에서 '하우스 오브 구찌', '나폴레옹'보다는 나았습니다. 비교기준이 너무 낮긴 하지만 ㅋ 1편이나 '킹덤 오브 헤븐'급의 기대는 하지 마시고 그냥 영감님표 대서사시 액션물 하나 본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티켓값은 할 것 같아요.
진득해도 될 주요 액션씬들이 휙휙 지나가서 ‘촬영A팀 하드가 통째로 날아갔나?’ 상상할 정도였어요. 각본은 더 어이없어서 의사 캐릭터는 하노의 상상 속 친구가 아닐까 끝까지 의심을 놓지 못했구요.
로마군과 로마군이 대회전을 벌일건가? 하는 부분이 유일하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었어요.
결론은 3억불짜리 영화의 유일한 미덕이 ‘영감님 아직 정정하시네’인게 씁쓸하다 정도입니다.
스토리 진행 말고도 말씀대로 액션씬도 편집이 좀 의아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보였어요. 상상 속 친구 ㅋㅋㅋ
최신기사에는 3억불은 과장이고 2억1천만불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분명 연출감각은 여전한데 스토리를 직접 집필하지 않다보니 각본을 잘 고르느냐가 관건인데 그 감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아요.
동감 합니다. 1편대비 70점 점수 입니다. 저도 감상 올렸습니다. ㅋㅋ
사실 1편도 스토리 전개면에서 무리수가 없다고 하긴 어려우나 흔히 말하는 뽕차는 장면이나 주인공 카리스마 때문에 다 상쇄시키는 면이 있었죠. ㅎㅎ
아직도 리들리 옹이 만든 두 편 킹덤 오브 헤븐, 글라디에이터... 를 능가하는 현대 사극 액션(?)물이 거의 없으니 본인이 하나 더 만드는 것도 좋은 일이겠습니다만. 평이 뭔가 다 애매... 하네요. ㅋㅋ 저질러 놓은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나 마무리 해줬음 좋겠는데 아마 평생 안 만들고 가실 것 같습니다. 뭐 '커버넌트'에서 기대치를 바닥 쳐놨으니 안 나와도 괜찮을지도... ㅠㅜ
자신있게 추천하기는 망설여지는데 그렇다고 아예 별로라고 하기도 그렇고 정말 애매... 합니다. ㅋㅋㅋ
커버넌트 이후 이야기를 제작한다는 최근 소식이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직접 연출할지는 모르겠어요. 올해 로물루스로 대박난 페데 알바레즈 감독도 데이빗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서 자기 영화랑 연계하는 것도 고려해본다는데 그건 좀 별로일 것 같고 로물루스 속편은 독자적으로 갔으면 해요.
이 영화 나온다는 말에 넷플릭스에서 '글래디에이터'를 봤어요. 개봉 때 안 본 영화였거든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좋아하는 편이고 어떤 작품이든 기본 이상의 즐거움을 얻었으면서도 이 영화는 왜 볼 생각을 안 했는지... 가만 보면 제가 대작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영화는 놓치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아요. 여튼 뒤늦게 재밌게 봤네요. 보고 나서 러셀 크로의 카리스마에 혹해서 '맨 오브 스틸'도 이어서 보고 '아메리칸 갱스터'도 재감상하고 자체 러셀 크로 영화전을 가졌습니다. 이번 2편은 애매한 모양이네요. 디즈니플러스에서 '킹덤 오브 헤븐' 찾아놨는데 그걸 봐야겠습니다. 극장에서 보면 좋을 작품들이긴 하지만. 아쉬운대로.
뒤늦게 글래디에이터를 보시고 러셀 크로우의 카리스마에 빠지셨군요. ㅋㅋ 요즘은 그냥 후덕한 아저씨 배우가 됐지만 당시 그가 뿜어내던 스크린 존재감은 정말 독보적인 면이 있었어요.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온 킹덤 오브 헤븐은 극장판인 모양이네요.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3시간 넘는 감독판을 보셔야 진짜 완전하게 즐길 수 있거든요. 리들리 스콧표 사극으로는 최신작 중에 '라스트 듀얼'도 추천합니다. 라쇼몽 스타일의 서사이면서도 감독님 작품 중 드물게 여성 주인공이 아주 중요한 영화이기도 해요.
2편은 1편만은 못한데 그래도 한 번 보려면 극장관람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