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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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

박찬욱이 각본에 참여한 넷플릭스 한국 영화 [전,란]의 시대 배경은 조선 시대 임진왜란을 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꽤 전형적인 신분 갈등 드라마인데, 두 다른 주인공들 주변에서 야비함과 비열함이 난무하는 걸 보다 보면 몰입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보게 되더군요. 전반적으로 넷플릭스 국산 제품 기준 그 이상은 아니지만, 꽤 나쁘지 않은 기성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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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은 자신의 짧은 시한부 인생의 상당부분을 온라인 게임에서 보낸 한 노르웨이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지 오래인 그의 온라인 활동 기록 일부를 애니메이션을 통해 재현하는데, 보다 보면 온라인 활동이 때로는 이렇게 밝고 긍정적일 수 있다는 느껴지더군요. 온라인 게임에 별 관심이 없는 저도 감상하는 동안 어느 새 가슴이 찡해졌고, 그러니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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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레그스]

오스굿 퍼킨스의 신작 [롱레그스]는 그의 여느 전작들처럼 은근히 으스스한 분위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양들의 침묵]이나 [조디악]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더 앞에 나서게 되지요. 그러니 기성품 호러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면 실망 좀 할 수 있지만, 퍼킨스의 전작들을 좋게 보셨다면 이번 작품도 꽤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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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새]

[공작새]는 한마디로 전형적인 퀴어 가족 멜로드라마입니다. 여성 트랜스젠더 댄서 주인공이 의절한 아버지의 장례식 때문에 시골 고향 마을로 귀향한다는 초반 이야기 설정만 봐도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갈지 훤히 보이지만, 주연배우 해준의 당당한 존재감은 이런 뻔한 요소들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이야기와 캐릭터를 좀 더 다듬었으면 좋았겠지만, 여전히 쉽게 잊지 못할 것들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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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라]

션 베이커의 신작 [아노라]는 올해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서 이미 국내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러모로 참 암담한 구석이 많은 영화이니 그리 편히 볼 수는 없지만, 영화는 상당한 사실감과 에너지가 있고 주연 배우 마이키 매드슨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베이커의 최고작인지는 몰라도, 올해의 하이라이트들 중 하나인 건 분명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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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마사]는 마사 스튜어트의 경력과 인생을 둘러다 봅니다. 전반적으로 유명인사 홍보물 그 이상은 아닌 가운데, 스튜어트 본인도 카메라 앞에서 그다지 솔직하지 않은 것 같은 게 좀 불만이었습니다. 하여튼 간에, 어느 정도 선에서 재미있는 볼거리이긴 하더군요. (**1/2)


P.S. 스튜어트 본인도 본 다큐멘터리를 안 좋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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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HBO 다큐멘터리 영화 [페이]의 주인공은 페이 더너웨이입니다. 1960-70년대 할리우드 정상에 섰던 전설적인 배우이시니 당연히 할 말은 많고, 그러니 90분 정도 밖에 안되는 상영시간이 꽉꽉 찬 느낌이 들더군요. 더 많이 보고 얘기했으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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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다이어리: E 스트리트 밴드]

디즈니 플러스에 얼마 전 올라온 다큐멘터리 영화 [로드 다이어리: E 스트리트 밴드]는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E 스트리트 밴드의 2023-2024년 월드 투어 준비 과정과 공연을 가까이서 지켜봅니다. 전반적으로 딱히 새로울 건 없지만, 올해 75세 생일 맞은 스프링스틴이 여전히 실력 발휘하는 모습은 보기 좋더군요.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는 저도 잘 보았으니,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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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존 윌리엄스]

디즈니 플러스에 최근 올라온 다큐멘터리 영화 [거장 존 윌리엄스]는 존 윌리엄스의 전설적인 경력을 죽 둘러다 봅니다. 내년 초에 93세 생일 맞이할 윌리엄스 옹이야 당연히 할 얘기야 많은 가운데,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그와 함께 작업했던 여러 유명인사들도 마찬가지로 할 말이 넘치고 넘쳤지요. 후반부에 가서 살짝 늘어지는 게 흠이지만, 여전히 매우 추천할 만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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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유어 아이즈]

모 블로거 평

“Victor Erice’s “Close Your Eyes”, which is incidentally his comeback work after “Dream of the Light” (1992), takes quite a time as slowly revealing what and how it is about. This surely requires some patience from you, but the movie is an undeniably rewarding experience on the whole. Looking back at its long journey as well as the final destination, you will appreciate how subtly it handles its story and characters to make a point on the power of cinema in the end, and you may also agree that the movie is one of the notable highlights of this year.”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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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아파트]

국내 영화 [럭키,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퀴어 드라마이지만, 일반 관객에게도 상당한 가깝게 다가올 요소들이 많습니다. 한 젊은 레즈비언 커플이 자신들 아파트와 관련된 골치 아픈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걸 보다 보면, 이 영화도 [드림 팰러스]와 [콘크리트 유토피아]처럼 헬조선 아파트 드라마 영역에 분류될 자격이 충분하지요. 소박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알찬 수작입니다. (***)


P.S. 최근에 어느 신축 아파트에 홀로 이사 온 게이 남성 관객으로서 보는 동안 정말 심란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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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폭설]을 뒤늦게 챙겨 봤는데, 제대로 잘 봤는지 확신이 가지 않습니다. 이야기와 캐릭터의 부실함이 거슬리는 가운데, 꿈결 같은 순간들만 이어지니 그날 따라 상당히 피곤했던 제 머리는 자주 산으로 가곤 했습니다. 적어도 두 주연 배우들 얼굴 잘 뜯어먹는 영화이니, 나중에 재감상하면 더 좋게 보일지도 모르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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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

[폭설] 바로 다음에 본 [해야 할 일]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현실적인 영화였습니다. 어느 조선 회사 인사부에 새로 들어온 젊은 주인공이 구조조정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는 담담하지만 뼈 있는 노사 드라마를 굴려가는데, 이건 결코 편히 볼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그럼에도 영화는 상당한 사실감과 현장감으로 우리 시선을 죽 붙잡고 있고, 결말을 보다 보면 여러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



    • 존 윌리엄스는 특별한 전개방식 필요없이 그냥 본인과 동료들이 커리어를 쭉 훑어보기만 하는데도 감동이 느껴지더군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은 올해 최고의 다큐였고 페이 더너웨이 다큐도 보고싶은데 HBO네요... 이번엔 다큐가 많군요.

    • [해야 할 일] 정말 좋더군요. 캐릭터 관계나 설정부터 해서 아주 좋았습니다.다만 [빅토리]를 본 이후에 보면 안될 것 같아요.

      [공작새]는 소재에 비해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은 전통적이라 느껴졌습니다.

      [럭키, 아파트]는 너무 좋았네요. 주인공의 활약이 다른 주인공에게조차 종종 오지랖으로 인식되는 게 아주 현실적이라 생각했네요.
    • 마이키 매드슨 마스크가 정말 매력적인데 크게 뜰만한 캐릭터가 아직 없어서... 암튼 영화도 관심이 가는군요.




      존 윌리엄스 다큐멘터리는 대충 설명만 들어도 이미 본 듯한 기분이에요. 워낙 명곡들이 많아서 그것들 대충 조금씩 들으면서 아무 영상 보여줘도 감동해버릴 듯.

    • [아노라] 며칠 전에 어머니와 보러갔었는데, "앞으로는 평생 너하고는 영화 안본다."고 하시더라고요>_<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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