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로어

1984년 얼티맷플레이더게임(훗날의 레어)에서 ZX스펙트럼용으로 발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회사의 창립자인 크리스 스탬퍼와 팀 스탬퍼 형제가 만들었습니다.
세이버맨 시리즈 중 세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세이버맨 시리즈는 84년 한해에만 세 작품이 연달아 나왔다는데 서로간에 딱히 연결이 되는 건 아니고 걍 주인공 캐릭터가 같다고 설정된 게임들입니다. 그리고 이 '나이트 로어'는 출시 순서로는 뒤로 밀리지만 실제로는 맨 처음 만든 게임이었다고 하네요.
세이버맨의 모습은 당시의 게임 그래픽상으로는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지만

원래는 수염난 할아버지였다고...(이건 2000년대에 나온 게임에 부속된 그림)
세이버맨이 늑대인간이 되는 저주에 걸렸습니다. 이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나이트 로어 성에 있는 마법솥에다 이런 저런 물건들을 집어던져 약을 만들어야 합니다.
주인공이 할줄 아는 건 점프하는 것과 물건을 미는 것 뿐이고, 유리몸입니다. 장애물이나 다른 캐릭터들과는 스치기만 하면 사망. 백개가 넘는 성안의 방을 돌아다니며 함정을 피하고 아이템을 모아 적절하게 써야하는 액션 퍼즐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순발력과 기지와 운빨을 동원해서 메피스토 마왕에게 납치된 마르가리타 공주를 구하.... 아니 그건 다른 게임... 근데 뭐 대략 개념만 이야기하면 어째 아스키의 '더 캐슬'과 꽤나 비슷하게 들리긴 하죠ㅎㅎ
두 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나왔고 영국/일본의 컴퓨터계 사이에 교류가 딱히 없었던 것 같으니 영향을 주거나 받았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실제 게임 양상은 상당히 다릅니다
게임 도중에 계속 시간이 흐르고 있고 40일 안에 끝을 봐야합니다. 밤이 되면 늑대인간으로 변합니다. 늑대인간이 되면 체력과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되어 적을 학살하고 다니....면 좋겠지만, 그런 거 없고요... 좋아지는 건 딱히 없고 오히려 페널티가 붙습니다. 게임의 목적이 늑대인간이 되는 저주에서 벗어나자는 건데 늑대인간일 때 더 좋아지면 의미가 없겠죠ㅎㅎ
늑대인간/인간일 때 각각 가능한 것들도 있고요.
아이소메트릭... 45도로 삐딱하게 기울어진 시점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런 시점을 채택한 게 이게 최초는 아니지만 아이소메트릭이 유행하게 되는데 큰 영향을 끼친 조상님 소리를 듣습니다.
그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겠죠. 그래픽은 데이터 양과 처리 속도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단색으로 처리되어 있고, 그덕에 84년에 나온 서양게임치고는 무척 디테일이 풍부하고 미려한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거기에 당시 게임치고는 상당한 입체감이 돋보이기도 하고요.
최초 기종인 제덱스 스펙트럼에서는 대박을 넘어 스펙트럼을 대표하는 게임이 되었고, 당시 유럽지역에서 패권을 다투던 각 기종들로 이식되어서 크게 흥행하고 전설적인 게임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대박난 것과는 달리, 미국을 대표하는 3대장... 코모도어 애플 아이비엠으로는 이식이 되지 않아서 북미지역 인지도는 떨어진다는 것 같습니다.
엠에스엑스가 유럽에서는 좀 팔린 덕에 이식판이 나왔고 잘레코가 그걸 픽업해 86년에 일본에 출시하면서 한국과 일본에도 알려지게 됩니다. 좀 늦게 나온 편이었기도 해서, 그렇게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해본 사람만 아는 명작... 정도에 그쳤습니다. 잘레코에서 만든 패미컴 버전은 당시의 게임기 게임 치고는 낯선 스타일이어서인지 일본에선 쿠소게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게임기로 이식되는 과정에서 뭔 문제가 생겨서 평가가 떨어진 걸 수도 있겠지만... 서양에선 명작이던 게임이 태평양 건너와 쿠소게 취급받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니까요 뭐.
지금은 당시 유럽의 온갖 8비트 기종이 다 망각속에 사라졌으니 그나마 엠에스엑스 버전이 접근성이 좋지 않나 싶네요. 2000년대에는 엠에스엑스2용으로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한 리메이크가 나오기도 했고 2010년대에는 C64 컨버전도 나온 모양이네요.
세가의 아케이드 슈팅 게임 [잭슨]이 이런 쿼터뷰 시점에서 고도차를 구현한 초창기 게임이긴 한데, 바로 1년인가 반년인가 차이로 이 게임이 나와 버려서 잭슨은 완전히 묻혀버린 셈… 이겠죠?
서양과 동양 쪽에서 이런 시점의 게임 부류를 부르는 이름이 좀 다른 쪽인데, 아이소메트릭과 쿼터뷰 양쪽 모두 현대까지 쓰이고 있긴 합니다만 국내에선 아이소메트릭이라 말하는 사람은 드물어진 기분도 듭니다만…
방과 방이 이어지고 화면 전환으로 바뀌는 표현 방식은 적은 용량으로 미로를 구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으로 남았습니다만, 오픈월드니 하고 떠드는 현 시점에서는 그냥 길찾기 힘들게 하는 트랩 요소 취급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정작 [나이트 로어]의 방식 자체는 부딪쳐서 깨지는 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딱딱한 반복학습 강요 식이라 요즘 플레이어들에게 먹힐지는 잘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요(허허).
게임 화면 연출 전개는 영향 받은 게임이 분명히 많지만, 나이트 로어의 플레이 방식에서 큰 발전이 있었다기 보다는 액션 어드벤쳐의 한 갈래점이었다 정도로 남아버린 것 같기도 하고요.
킹즈 퀘스트 부류를 거쳐 매니악 맨션이나 여타 루카스 계열 어드벤쳐 쪽은, 이 게임의 화면 시점에서 나오는 시각적인 구도에서 그려지는 독특한 분위기와는 다른 차별화로 발전했다고 할수도 있겠구요.
글 중에 잠깐 언급하신 아스키의 [더 캐슬]은 사이드뷰 액션 퍼즐인데 방향성이 많이 다르고 이 쪽도 그 계열 방식을 직접 계승한 작품보다는, 다른 형태의 사이드뷰 어드벤쳐 액션이 주류가 된지라 잊혀진 게임 취급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론 '메트로배니아' 같은 서양 팬의 합성어가 대중적으로 쓰이게 된 자체는 그리 맘에 들 지는 않습니다만…
캐슬이란 제목의 다른 게임은 서양 성 짓는 시뮬레이션 게임도 있고 한국에선 아마 그 성 짓는 게임 쪽이 더 유명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요.
어쨌든 이 나이트 로어를 만든 게임 개발사는 '레어'가 되고, 이 게임의 기획자는 이후 배틀 토드 같은 액션 게임이나 닌텐도의 수퍼 동키콩 같은 쪽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헌데 사실 나이트 로어의 영향은 분명히 적은 건 아닌데, 이런 시점 자체는 많이 쓰이지만 이런 플레이 방식을 직접 계승하는 게임은 적어졌다고 해야 할려나요.
스타크래프트도 시점 자체는 쿼터뷰지만, 게임은 완전 다른 게임이니 말이죠 (농담)
아마도 최초의 배트맨 게임인 모양인 이 게임도 나이트로어의 영향 하에 있지요. ㅎㅎㅎ 이 게임 자체는 배트모빌 부품 모으는 게임이라 액션이 부족한 편입니다만…
아타리의 오락실 게임 [마블 매드니스]도 사실 '비슷하지만 다른' 방향이긴 합니다.
이 쪽은 구슬을 굴린다는 자체가 초창기 스타일의 물리 계산을 더해서 다른 방향으로 파고들었다고 해야 겠네요.
사실 쿼터뷰 퍼즐 액션으로는 [마블 매드니스]보다도 [에어볼] 같은 것이 더 [나이트 로어]에 가깝긴 합니다,
GET DEXTER (Amstrad 기종)
지금 보면 초창기 하비PC 기종들은 대부분 한 기종에 하나 씩은 나이트 로어 부류 게임이 나와서 히트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도 아류작이 없는건 아니고요.
MS-DOS 시절 게임으로는 "이모탈" 쪽이 한 세대 건너 뛴 느낌의 먼 계승자가 아닐까 합니다만, 지금 보면 또 그렇게까지 닮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양한 버전의 이모탈 이식작들 영상입니다.
하여튼 지금 보면 컬트적인 게임인데, 나름 닮은 방식을 가진 게임들이 많이 만들어졌음에도 현대에 이르러서는 대표적인 특징 중에서 화면 구도만 다른 많은 게임들에게 영향을 남기고 말았다 정도 취급이기도 하고요.
사이드뷰 액션이 벨트스크롤 빗뎀업으로 바뀌듯 이 게임이 던진 쿼터뷰 시점 연출은 이후 많은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 정도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액션을 파고들어도 [라스트 닌자] 라던가 영향을 받은 게임이 꽤 많겠고, RPG 들에서도 은근히 이런 시점의 게임은 꽤 많았으니까요.
예, [울티마 온라인]도 비슷하지만 다른 시점 표현을 연구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디아블로]부터 [리니지] 같은 게임도 사실은 너무 흔해진 쿼터뷰 기반 게임이긴 합니다만…
이 게임이 최초의 쿼터뷰 게임은 아닙니다만, 어쩌다보니 낮에는 인간이고 밤에는 늑대인간인 제한 플레이 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서 초창기 쿼터뷰의 선구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는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역사적으론 나름 중요한 게임이긴 한데, 게임의 룰 방식이 큰 영향을 주었다기 보다는 시각적인 연출에서 하나의 정형을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DAIN.
잭슨은 묻혀버렸다고 하기엔 엄청난 히트작이었던 것 같아요. 잭슨 계열 중에서는 네오지오로 나온 뷰포인트를 좋아라했었습니다.
언급하신 배트맨 게임도 MSX에 있엇던 것 같네요. 그 시기에 나이트 로어 계열 작이나 모방작이 꽤 나온 것 같은데 그것들중에 다수가 msx로도 나왔던 것 같아요. 그거 말고도 스펙트럼 게임들이 제법 이식되었던 것 같은데... 그러고보면 msx는 국내에 유럽 게임을 소개하는 창구이기도 했었네요,.ㅎㅎ
아. 그래도 나름 msx로 나온 게임들은 다 해보진 못했어도 대체로 많이 알고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첨 보는 게임이네요. 비교 대상으로 언급하신 '캐슬'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ㅋㅋ 암튼 돌도끼님, DAIN님 글들 보면서 추억도 많이 떠올리고 새로운 것도 많이 듣게 되고 참 좋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