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아니고 ‘야빠’인데요 “야구 룰은 다 아냐”고요?…룰 모르는데 경기를 어떻게 보나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야구장이 과시용 인증사진을 찍기에 좋기 때문’이라는 것부터 ‘젊고 잘생긴 남자 선수들을 보러 가는 것’이라는 지적에는 즉각 반발심이 일었습니다. 특정 선수를 따라다니며 망원 렌즈를 단 대포 카메라로 촬영하고 SNS에 올리는, 아이돌 팬덤 문화가 야구판에도 들어왔다는 식의 비난에선 여성 혐오를 담은 시선을 느꼈습니다. 여성 팬을 한 명의 스포츠 팬이 아니라 주변부에 있는 존재로 대하는 아주 익숙하고도 불쾌한 시선이었죠.

저 역시 어떤 남성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어색한 사이에서 분위기를 바꾸려면 야구만큼 좋은 소재가 없죠. 그에게 “혹시 야구 보시냐”고 물었습니다. 상대방은 반색하면서도 ‘웬일?’이라는 표정을 짓더군요. 그리고 대뜸 이어지는 질문.

“야구 룰은 다 알고 보세요?”

‘이보세요, 룰을 모르는데 경기를 어떻게 보나요.’

또다른 남성은 제게 야구 본다는 말을 일부러 “야동(야구 동영상) 본다”고 했습니다. 농담이랍시고 던지고는 제 반응이 어떤지 기대하는 눈치였어요. 제 친구는 야구장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자에게 “여자들은 뭣도 모르면서 여길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건 ‘된장녀’고, 책을 사 읽는 건 ‘과시용 독서’ 또는 ‘텍스트 힙’이고, 스포츠를 보는 건 ‘얼빠’라서다… 하나같이 여성의 취향, 여성의 소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낮잡아 보는 시각에서 나온 말들이죠.


30대 여성인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지난해 가을을 빛낸 NC 다이노스에게 반했습니다.

그날, 그러니까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2023년 8월 15일, 친구 H와 함께 갔던 늦여름의 창원NC파크는 찔듯이 더웠습니다. 푸르고 드넓은 야구장 한가운데 위치한 전광판에 선수 라인업이 나와 있었고, NC는 손아섭-박민우-박건우로 이어지는 ‘손박박’ 라인으로 시작했죠. 그걸 보고 H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박민우랑 박건우랑 형제다?”

“엥? 대박. 형제가 어떻게 같은 팀에 있음?”

그때만 해도 야구에 대한 제 지식은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로 습득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일단 이름과 나이가 비슷하고, 왠지 얼굴이 닮은 것도 같아(?)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하고 있을 때 H가 옆에서 푸하하 웃으며 말했죠.

“뻥이야.”

그날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지지부진한 공격과 수비가 12회까지 이어진 끝에 3 대3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열기에 머리가 익어서인지 H의 농담은 너무 즐거웠고, 응원 배트를 흔들면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켠 감각만은 생생합니다.

이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NC는 포스트시즌에서 5위 팀에게 패할 거라던 우려를 보기 좋게 깨뜨렸고, 파죽지세로 6연승을 내달리며 한국시리즈 코앞까지 갔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역전 만루홈런을 만들어내고, 다이빙하듯 점프해 글러브 안으로 상대의 공을 낚아채고, 유니폼에 흙이 잔뜩 묻은 채 환호성을 내지르는 선수들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나, 야구 좋아하는구나.’

제가 간 야구장에 ‘젊고 잘생긴 남자 선수’는 없었습니다(얼빠라면 야구장에 가면 안 됩니다).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가 있을 뿐이죠. 잘하는 선수는 뭘 해도 예뻐 보이고, 못하는 선수는 속이 터지지만 그 나름대로 안타깝고 짠해서 응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응원하는 선수들이 고전하다가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코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경기가 뒤집히는 걸 보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죠.

그게 우리가 야구장에 가는, 야구를 응원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https://m.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411011428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
    • 저게 오래 가면 인정해드리고요 뭐 그런거지요

      • 인정하고 말게 뭐가 있어요, 누구 인정을 바라야 합니까.
    • 링크열기전까지

      30대의 여성분이셨다니.

      NC팬이셨다니 했으나

      반전은 없다.

      저는 야장에 자주가는 편인데

      남녀 불문하고 뜬금없는 익룡소리 불편(이건 뭐 제 귀에만 거슬릴수도)

      공1개던졌는데 3구3진.

      (이건 당황)

      처맞고 만루인데 괜찮아!괜찮아!

      (학창시절 체육대회 생각)


      허나 관중이 느는건 바람직합니다.

      엘지우승전까지는 40~50대가 많았으나


      (엘지팬 기준)


      우승후 10대 20대 많이 늘어남.


      본문 및 댓글은 비단 여성만에 국한되지않아요.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하면


      무슨재미.



      • 얼빠가 나쁜 것도 아니죠,표 한 장 더 사 주고 굿즈 사 주는 게 뭐가 나빠요. 영화도 영화이론 다 꿰고 영화 보기 시작한 거 아니잖아요



        https://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2408166607b&category=&sns=y


        젊은 스포츠 인구가 증가하면서 서점가에서도 2030세대의 스포츠 관련 서적 판매가 급증했다.


        국내 프로 야구 관중이 올해 상반기에만 600만 명을 달성하며 역대 최다인 1000만 명을 눈앞에 둔 가운데, 야구 관련서의 판매량 급증도 눈에 띄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데이터에 따르면, 야구 관련서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2023년 168.4%, 2024년 상반기(1.1~7.31)에만 152.4% 뛰어오르며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올해 야구 관련서 판매 급증에는 2030 세대의 공이 컸다. 전체 구매자 중 2030 세대 비율은 5년 전(2019년)과 비교해 약 13%p 증가했고, 전년 대비 구매량은 166.8% 상승했다. 특히 ‘여성 팬’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2030 여성의 구매량은 177.7% 급증했다.


        야구 관련 베스트셀러 1위와 2위에는 82세 현역 야구 감독 김성근의 60년 야구 인생을 총망라한 에세이 '인생은 순간이다', 야구 팬들을 위한 종합 안내서 '2024 프로야구 가이드북'이 올랐다. 특히, 경기장을 찾는 여성 팬들의 관심을 증명하듯 '2024 프로야구 가이드북' 여성 구매자의 비율은 남성 대비 31%p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ㅡ 표 사 주고 굿즈 사 주고 책도 사 주는데 왜 폄하당해야 할 이유는 없죠


        어제 평가전 중간에 여성 팬 인터뷰하던데 여성 관중 많더궁ᆢ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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