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실화란 참 자주 픽션을 능가하지요. '오늘의 여자 주인공' 잡담입니다
- 나온지 며칠 안 됐죠. 런닝 타임은 1시간 3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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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에 '안나 켄드릭'이 몇 번 나오나 세어 보세요. 하하.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축하합니다.)
- 때는 1970년대. 셰릴은 배우의 꿈을 품고 LA로 상경(?)해서 빡세게 생활비 벌고 오디션 다니며 고생 중인 청춘입니다. 하지만 그 고생의 대가란 본인 연기는 쳐다도 보지 않고 있다가 '그래서 누드 가능하죠?'라고 물어보는 오디션 담당자들. 그리고 친절을 앞세우며 지 맘대로 접근해서 추근덕 거리고 잘 안 되면 화를 내는 이웃집 남자놈 정도. 꿈도 희망도 버리고 이제 그만둘까... 고민하던 차에 '좋은 기회다'라며 인기 티비 데이트 프로그램 출연 제안이 들어와요. 이런 걸 원한 건 아닌데... 했지만 "인지도를 높일 기회라고!" 라는 에이전시의 설득에 결국 출연을 결심하구요. 그런데 그 곳에서 만난 '총각 1, 2, 3호'들 중 유일한 상식남으로 보였던 총각 3호의 정체는 무려 여성들만 노리는 변태 싸이코 연쇄 살인마였던 것이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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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그 시절스럽게 유치하게 블링블링한 타이틀 폰트 앞에 서 있어도 잘 어울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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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뭔가 다크하고 음침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도 잘 어울리는, 다양한 역할 소화하기 좋은 마스크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제목은 저렇게 적었지만 사실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라고 하면 자고로 평범한 픽션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여야 하는 게 보통입니다. 정직하게 진지한 사회 고발물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일단 장르물의 탈을 쓰고 있다면 그렇죠. 이 영화도 일단은 스릴러의 탈을 쓰고 있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배경이 된 실화도 참으로 드라마틱합니다. 공중파 인기 데이트 프로그램에 나와서 우승한 매력남이 싸이코 연쇄 살인마라니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딨답니까. 이제사 영화로 만들어진 게 신기할 정도이죠. 그런데...
다 보고 나서 실제 사건 기록들을 찾아보니 영화로 안 만들어졌던 이유는 알겠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드라마틱하지가 않아요. 정확히 말하면 이걸 그냥 그대로 만들어서는 그렇게까지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적어도 티비쇼를 중심으로 해서는 그렇죠. 하지만 실화에다가 수 없이 많은 피해자들이 죽어간 사건을 갖고 막 '재밌어져라!'라고 뜯어 고치는 건 또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겠고. 그래서 다큐멘터리의 소재 정도로만 활용되었던 듯 합니다만. 어쨌든 이번에 이렇게 영화화가 되었네요. 그것도 원래 사건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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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 쇼의 한 장면입니다. 원본 필름은 유실되었고 짧은 클립 몇 개만 남아 있다나봐요. 오히려 그래서 내용을 만들어 채워 넣기 좋았다고 감독님께서 그러시네요.)
- 근데 그래서 생기는 문제가... 현실 사건이라고 해도 어쨌든 스포일러의 영역이므로 설명은 안 하겠습니다만. 역시나 말끔한 스릴러의 모양을 갖춘 이야기는 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 했듯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구요. 이야기를 쓴 사람도 당연히 이걸 알고 있으니 평범한 스릴러와는 조금 다른 길로 갔어요.
그것은 뭐, 자연스럽게 그 시절에 (그리고 대체로 현재에도) 여성들을 위협하던 어두컴컴하고 끔찍하며 전혀 안 상식적인 현실에 대한 고발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테마는 이러한 현실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쪽이고, 싸이코 살인마는 말하자면 '그러한 현실이 낳은 괴물' 같은 존재로 자리를 잡아요.
...제가 적고도 참 봉창 두드리는 소리 같아서 그냥 대놓고 말하자면 이야기가 두 개의 축으로 전개되는 겁니다. 하나는 셰릴이 참가한 데이트 프로그램의 진행 현장. 다른 하나는 싸이코의 살인 행각. 이렇게 되구요, 전자를 통해 억압 받고 위협 당하는 여성들의 삶을 아주 독하게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가운데 중간중간 싸이코에게 희생된 사람들 이야기가 짧게 들어가는... 뭐 그런 식이에요.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는 당연히 안 알려드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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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 싸이코를 잘 연기한 이 배우님은 뉘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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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팔로우'의 예상 외로 너무 멀쩡하고 착했던 남자 친구님이셨네요. 하하. 역할과 헤어 스타일과 세월(...) 때문에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 그래서 우리의 주연 겸 감독 안나 캔드릭님이 활약하시는 건 당연히 티비쇼 파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가장 각색이 많이 들어간 부분이기도 하죠. 실제 티비쇼 출연자님이 그 프로그램에서 안나 캔드릭처럼 재기 넘치고 통렬한 풍자 스피릿을 발휘했을 리는 없잖습니까(...)
암튼 이 파트는 그냥 대놓고 교육적입니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이든 출연자들이든 21세기 기준으로 제대로 된 매너와 상식을 가진 남성은 하나도 안 나와요. 다들 대놓고 말을 하지 못할 뿐 '어쨌든 여자는 남자의 섹스 대상인 게 팩트잖아?' 라는 상식(...)을 공유하며 그대로 행동을 하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방송 환경이란 것의 상태도 뻔하겠구요. 하다 못해 손님들 응대하는 게 본인 업무인 시설 경비 조차도 상태가...;;
하나하나 다 적절한 지적이고 풍자입니다만. 그래도 이 정도면 너무 정직하게 도식적인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걸 덮어주는 게 안나 켄드릭이 본인 특기를 십분 발휘한 토크쇼 장면입니다. 내내 갑갑하고 우울하게 진행되다가 (여성) 스태프의 조언 한 마디로 각성! 한 셰릴이 홀로 무쌍을 찍으며 쇼를 지배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맘 편히 웃을 수 있는 장면이고, 그걸 우리 배우님께서 본인 개성대로 참 살려 줘요. 그래서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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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이런 캐릭터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사실은 저 배우들이 실제로 성차별 & 인종 차별 성향의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먹고사니즘을 위해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ㅋㅋ)
- 싸이코의 피해자들 이야기 파트는... 어쩔 수 없이 참 갑갑하고 우울하게 흘러갑니다만. 당연히 자극적인 장면들은 다 피하고 '재미' 같은 걸 주려는 느낌을 배제하는 배려. 그리고 싸이코를 어떤 식으로든 최대한 너절하고 추접하게 그리려는 태도 (고작해야 시대 잘 만난 찌질한 변태 범죄자 놈에게 '카리스마' 따위 주지 않겠다는 의지!) 덕에 거슬리거나 아주 힘들진 않구요. 또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이 또한 일종의 위령제 영화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연출이 되어 있어서 괜찮았어요. 그래서 살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생각도 났는데요. 이 영화엔 그 영화처럼 폼 나고 싸움도 잘 하는 마초 터프 가이 같은 건 안 나오고 영화 속 상황도 실제 상황을 재구성한 것이니 아무래도 훨씬 더 진중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겠죠. 태도만 좋은 게 아니라 연출도 참 잘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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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로맨스가 어울리는 미모로 험한 역할 잘 소화해주신 어텀 베스트 가을이 짱 배우님. 태어날 때부터 왼손에 손가락이 엄지 하나 밖에 없는 장애를 갖고 배우 활동을 하신답니다. 덧붙여 유타의 모르몬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동성애자라니 인생 참 파란만장하지만 앞으로 쭉 잘 풀리시길!)
- 근데... 다 보고 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주차장 장면이었습니다. 이 또한 스포일러라서 설명은 못하는데요. ㅋㅋㅋ 그 조금 전까지 벌어졌던 티비쇼 장면 속 상황들과 완전히 대비가 되면서 강렬한 공포를 선사하기도 하고. 또 그 대비 덕에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공포를 아주 리얼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여러모로 아주 잘 만들어진 장면이었네요. 암튼... 설명은 못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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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보며 이 영화 감독님은 그냥 본격 스릴러 만들어도 참 잘 하시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긴장감 쩔!)
- 결론적으로.
본문에 적었듯이 일반적인 스릴러 무비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보시면 '어라?' 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주 드라마틱한 실제 사건은 있는데 그냥 그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걸 소재 삼아 좀 더 넓고 깊은 이야기를 하려는 영화에요. 그리고 설득력 있게 잘 짜여져 있어서 다 보고 나서 그러한 선택에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었구요. 아마도 평소에 '아 왜 자꾸 세상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들로 몰아가는데?' 같은 불만이 있는 사람들에겐 참 견디기 힘든 작품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로 나쁘지 않네... 에서 아주 좋네. 사이의 감상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구요.
다만 어쨌거나 재미난 장르물을 보고 싶은 기분일 때 볼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ㅋㅋ 강렬한 스릴이 느껴지는 장면이 최소 두 장면 정도 있긴 합니다만. 안나 켄드릭이 "쌍욕! 쌍욕!!! 지옥으로 꺼져 버려 이 변태 자식아!!" 라고 외치며 구둣발로 살인마의 면상을 밟아 으깨는 영화 같은 건 기대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하하;
아무튼 잘 봤구요. 주연 겸 감독님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수작이었어요. 끄읕.
+ 사실 가장 직설적이고 대놓고 교훈적(?)이었던 건 방청객 모씨의 스토리였죠. 그래도 자칫하면 많이 얄팍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디테일과 연출, 배우님 연기로 잘 살려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 근데 이 변태놈이 토크쇼에선 참 그럴싸한 언변으로 셰릴을 만족시키잖아요. 그 장면을 보면서 늘상 '남페미는 과학!'이라고 외치는 현실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그 분들은 자신들의 지론을 입증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을지도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영화 스토리는 최대한 간단하게 끝내고 실제 사건 이야기나 조금 해보려구요.
셰릴의 티비쇼 출연은 참으로 우울하고 갑갑하게 흘러갑니다. 분장실의 베테랑 여직원들이 남자 출연자들 까대는 대화는 즐겁지만 그래봤자 쇼의 권력자인 진행자 아저씨가 등장하면 다들 입 다물고 시키는대로 갈 수 밖에 없겠고. 근데 이 양반은 대놓고 여성을 무시할 뿐더러 아주 확고한 백인 우월주의자란 말이죠. (문득 실제 그 쇼의 진행자였던 아저씨가 이 영화를 봤다면 뭐라고 했을지 궁금해지네요. 이미 세상을 떠나셨을 테니 왜곡했다고 화를 내실 수도 없겠습니다만...;) 거기에다가 셰릴이 한 명을 골라야 할 남성 출연자들 역시 쇼의 상태에 걸맞는 인간들 뿐인데.... 그래서 큰 한숨을 내쉬던 셰릴에게 여직원이 이런 말을 던집니다. "어차피 너 이거 한 번 녹화하면 다시 여기 나올 일 없잖아? 그냥 니 맘대로 해 봐."
이 말에 갑자기 머리 속이 맑아지고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 셰릴은 작가들이 건네 준 질문지를 무시하고 자기가 만들어낸 질문들을 남자 1, 2, 3에게 퍼부어대며 아주 그냥 신나게 놀려대기 시작해요. 얘들이 얼마나 무식한지, 멍청한지, 매너 없는지를 드러내는 질문들을 속사포처럼 쏘아대면서 쇼를 지배하는데... 그 와중에 유일하게 지적이고 센스 있게 대답하는 인간이 하필이면 문제의 살인마였던 것. 그래서 셰릴은 그를 우승자로 선택해서 상으로 몇 주 후 단 둘이 휴양지로 여행을 다녀올 티켓을 획득하는데요. 돌아가는 길에 싸이코가 접근해서 식사든 차든 한 번 하고 가자고 제안을 하네요. 그래서 들어가 대화를 시작하는데...
이 변태 놈이 되게 똑똑하고 아는 게 많은 것처럼 계속 떠들어대서 처음엔 반색을 하는 셰릴입니다만. 이내 '어? 이게 맞나?'라는 느낌을 받게 되죠. 아는 게 아니라 필사적으로 아는 척을 하는구나... 라는 게 티가 나서 일단 짜게 식구요. 변태 놈은 순순히 자길 칭찬하고 찬양하며 가까워지지 않는 셰릴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겁도 없이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요. 그래서 아 이거 망했구나... 싶은 셰릴은 자리를 신속히 종료하고 자기 차로 이동하는데. 변태놈이 여행 전까지 연락이나 주고 받게 전화 번호를 요구하고, 셰릴은 가짜 번호를 아무 거나 적어줍니다. 그런데 이 망할 놈이 나름 머리를 굴려서 갑자기 '방금 적어 준 번호를 다시 말 해 볼래요?'라고 요구하고. 역시나 가짜 번호를 알려 줬다는 걸 눈치 챈 변태는 "아 네 그럼 다음에 만나요." 라고 말하고는 셰릴에게 충분히 들릴만큼만 작은 목소리로 "그땐 니 년 머리통을 부숴 버려 줄게." 라고 말을 하죠. 겁에 질린 셰릴은 자기 차로 달려가는데 뒤쫓아 온 변태에게 붙들리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촬영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직원들 덕에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 바닥에 환멸을 느낀 셰릴은 그냥 배우의 꿈을 접고 이 변태놈들에게서 벗어나기로 결심하구요. 짐을 싸서 떠나는 길에 옆집 찝적남이 뭐라 말을 걸어 보려 하지만 그냥 싸늘하게 씹고서 홀가분하다는 표정으로 떠나는 셰릴의 모습... 으로 이 이야기는 마무리구요.
이와 함께 진행되는 피해자들 이야기는 뭐. 마지막 것만 이야기하자면 살인마에게 속아서 인적 없는 황야로 따라간 소녀가 이 놈에게 폭행 당하고 의식을 잃었는데. 깨어나 보니 자기는 포박을 당한 상태이고 그 옆에선 이 변태놈이 뭔 애기처럼 응애응애 울며 찌질거리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살 길을 찾아낸 우리 위대한 소녀님. 먼저 변태에게 말을 걸어서는 "아, 부끄러운데 여기서 있었던 일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로 해줄래?" 라며 마치 자기는 전혀 신경 안 쓰는 것처럼 연기를 해요. 오히려 자기가 미안해하고, 변태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을 하네요. 그러니 우리의 바보 변태는 홀딱 넘어가서는 응응 그래 그래 하면서 소녀를 다시 차에 태우고 돌아가요! ㅋㅋㅋ 포박이고 뭐고 없이 차에 태우고 달리다가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는 화장실에 가구요. 자기는 차에서 기다리겠다며 안심 시킨 소녀는 바보 변태가 사라지자마자 후닥닥 차에서 내려 주유소 바로 옆에 있는 '마지막 희망'이란 이름의 식당으로 달려가 경찰에 전화를 겁니다. 바로 출동한 경찰에게 변태는 체포 되구요. 식당에서 숨 죽이고 그 변태놈 가시는 마지막 길을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으로 마지막이에요.
++++ 실제 사건 얘긴데요.
당연히 현실의 셰릴은 그런 센스 넘치는 질문들로 좌중을 즐겁게 해주진 못했구요. 하지만 '총각 2호'가 변태에게서 위험한 느낌을 받고 셰릴에게 살짝 언질을 준 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네요. 영화에선 뇌 속에 뭐만 차 있는 바보 멍청이로 묘사됐지만 현실의 2호는 괜찮은 사람이었을지도... ㅋㅋ
근데 현실의 범인 놈은 다수의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도 사형도 무기징역도 아니고 몇 십년 형을 받았다죠. 그러다 30 몇 년이 지나 가석방도 가능해졌다는데. 그때 추가로 생존 피해자의 증언이 나타나면서 가석방이 무산되고 감옥에서 살다 죽게 됐다고. 음.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만. 사건 기록들을 보니 범인 놈이 아주 멍청이는 아니었나 봐요. 나름 이런저런 전략도 짜고 열심히 변호해서 어느 정도는 성공도 거두고 그랬다더라구요. 짜증.
범인 놈이 남긴 사진첩과 이런저런 증거물들로 추정할 수 있는 피해자의 최대 숫자가 130여명이 된다죠. 그래서 최대한 확인하기 위해 사진들을 대중에 공개해서 사진 찍힌 사람들을 찾아냈었다는데. 아주 다수의 사진들은 노출이 심하거나 격하게 변태적이거나 해서 공개가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허허... ㅠㅜ
안나 켄드릭의 눈알 연기가 인상적 이었습니다. 눈알을 살짝 움직이면서, 기분과 느낌을 잘 표현하는 걸 보고 신기했습니다. 눈이 작은 우리는 잘 안될 거 같아요.. 여담으로, 개들이 늑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개들은 안구 운동을 해서 흰자위가 드러나게 할 수 있다는 거라고 합니다. 이 흰자위 드러나는 안구 운동이, 인간과의 교감(눈치 보기, 불쌍하게 보이는 표정등..ㅋㅋ)을 가능케하여 인간과 더 잘 어울린다는 거라네요. (넷플 개 다큐에 나옴..ㅋ)
크... 클로즈업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ㅋㅋㅋㅋ
'개는 왜 개인가' 였든가 그걸 보신 걸까요. 예전에 비슷한 테마의 고양이 버전을 본 적 있는데 담고 있는 정보는 가볍지만 귀여운 고양이들이 잔뜩 나와서 그냥저냥 볼만했거든요. 이것도 언젠가 심심할 때 한 번 볼까 싶네요. 하하.
전체적인 감상에 거의 다 동감입니다. 각본을 쓰신 분이 최대한 머리를 잘 굴려서 살인마 스토리와 여배우 지망생 셰릴이 겪는 사건을 일반적인 이런 실화 소재의 범죄물과 달리 오늘날의 관객들 특히 여성들에게 와닿을 수 있게 구성하신 것 같아요.
실제로 이런 경악할만한 사건이 있었는데 거기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메시지는 직설적이고 교훈적이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만 그것만 전달하고 마느냐 영화로서 재미도 동시에 안겨주느냐인데 이 작품은 둘 다 해낸 것 같습니다. 굳이 지적하자면 그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의 조언 한마디에 순식간에 180도 각성해서 날카로운 위트넘치는 질문을 던져대는 주인공이 너무 무리수라고 느껴졌지만 '배우 애나 켄드릭'의 장점이 가장 잘 발휘되는 것도 그 부분이라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어요. 주인공 옆집에 사는 남자와의 초반 썸씽(?) 같은 장면도 영화를 다 보고나니 이런 것들도 평소에 살아가면서 억지로 친절하게 상대해주고 해야하는 것이 참 고달프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저 가출소녀 역할 배우님은 이전 필모가 TV 시리즈 하나 뿐이어서 오디션에서 엄청 잘했나보다 그런 생각만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사정도 있었군요. 이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활발한 활동하시길 바라고 '감독 애나 켄드릭'의 차기작도 기대됩니다. 인터뷰에서 보셨나 모르겠지만 그 후반부 둘이 식당에 갔을때 웨이트리스와 주인공이 주고받는 어떤 신호와 이어지는 대사를 당일에 감독님이 직접 수정했다고 하더군요.
네 참 그럴싸하게 하나로 엮어내기 애매한 이야기를 억지로 잔뜩 뜯어 고치지 않으면서도 그럴싸... 하게 잘 만들어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녀를 가릴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성 관객들에게 훨씬 와닿을 수 있도록 썼다는 부분도 공감하구요.
본문에도 적었듯이 그게 실제 방송의 원본 영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되게 무리수가 됐을 텐데, 그게 사라져 버려서 그냥 창작자가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그런 김에 감독 겸 주연님 개인기 맘껏 발산할 수 있게, 그러면서 재미와 교훈도 줄 수 있게 잘 만들어 붙였다고 생각했구요.
그 옆집 남자는 참... 말하자면 현실적인 빌런이었죠. 연쇄 살인마 같은 건 아니지만 그래서 일상에선 더 쉽게 마주칠 수 있을.
극장에 걸리진 못했지만 넷플릭스에서 나름 흥행도 되고 있는 것 같고 평가도 아주 좋으니 안나 켄트릭 감독님 전망도 탄탄대로가 되겠죠. 차기작까지 호평 받는 데 성공한다면 새로운 여성 감독 한 명이 추가될 것 같아서 기대 중이구요. 저 가출 소녀 배우님은 참 드라마틱하죠? 마스크도 매력적이고 연기도 좋아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근데... 검색해보니 확실히 찍는 사진, 드라마 속 스샷들마다 왼손을 안 보여주더라구요. ㅠㅜ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장면 편집이나 극의 진행이 아주 신선하고 영화적으로 재밌더군요. 엄청난 대작이나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화제작은 못되겠지만 근사한 소품이었습니다.
무섭거나 폭력적인 장면이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지만 긴장감이 팽팽하게 그려진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어요.
저는 3번 남자에 대한 진실이 프로듀서를 통해 셰릴에게 전해지고, 셰릴이 영리하게 3번 남자가 스스로 고백하게 유도하는 쪽으로 흘러갈 줄 알았는데 조금 다른 전개더라고요.
안나 켄드릭의 연기도 좋았지만 그 마지막 소녀의 몽환적인 연기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이 '가을이 짱' 친구는 시상식에서 이름 좀 호명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언급하신 내용 외에 저에게 재밌던 부분은 경비 아저씨가 '프로듀서를 기다리라'고 방에 안내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예상대로더군요.
비슷한 상황을 외국에서 한두번 겪은 적도 있고 '난 왜 귀찮은 사람들을 저렇게 영리하게 내 구역에서 쫓아내지 못했지?' 살짝 감탄도 했더랬습니다. ㅎㅎㅎ
맞아요. 언제부턴가 전 이렇게 영리하게 알차게 잘 뽑은 소품들이 좋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대작 기피증 같은 것이... ㅋㅋ
일부러 배경 실화를 안 찾아보고 영화를 봐서 저도 당연히 셰릴이 큰 역할을 할 줄 알았죠. 뭐 영화의 메시지에는 큰 몫을 하긴 하지만 결국 '마지막 소녀'에게 바톤을 넘기는 게 처음엔 어색했는데 다 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애초에 실화이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그게 더 적절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어쨌든 '재미난 스릴러'보단 다른 의도가 더 중요한 작품이었으니까요.
전 그 경비 아저씨 장면에서 그냥 혈압만 올랐는데 S.S.S.님 말씀을 보니 그게 외국에서는 경비들에게 (본인 입장에서) 귀찮은 고객 응대용 생활 꿀팁 같은 거였나 보네요. 허허; 하지만 그러면서 '잘 해결 되길 바란다'고 잔뜩 진지한 대사까지 치고 가다니 아무리 그래도 얄밉습니다...;
역시. 이런 댓글 안 달리면 듀게가 아니죠 ㅎㅎ
네, 님의 도덕적 우월성이 저보다 훨씬 높아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