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의 인연
저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시대와 선택이셨군요. 저는 애플][로 시작해서 MSX로 늦게 건너간 편이었습니다. 중학생 때 애플을 거쳐서 울티마와 위저드리 바즈테일 등을 했지만 결국 영어를 읽는다기 보다는 여기저기서 구한 공략을 보고 따라가는 것이었죠. 이후 MSX의 시작도 대우 CPC-400, 통칭 X-Ⅱ였죠. 고등학교 때 학교에 컴퓨터 서클이 있어서 거기서 주로 놀았습니다. 컴퓨터 서클에서 나름 전통 아닌 전통이 학교 축제 때 톰 행크스가 나오는 영화 BIG의 발로 밟는 피아노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키보드 단자로 연결되는 센서를 만들고 나무 발판에 흰 페인트 칠해서 피아노 건반을 만들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학교 컴퓨터 서클에서도 8비트 보호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저는 IBM-PC DOS전향이 늦은 편이었습니다. 386시대는 오히려 잘 모르고 윈도우로 바로 넘어간 셈이었습니다. 대학 시절은 학교 안의 우체국에서 하이텔 단말기로 PC통신을 하다가 군대에 갔지요. 군대를 제대하고는 모 게임잡지의 외주 인력 놀이를 하다가 이름 없는 게임 개발사 몇군데를 전전했지요. 이후 어쩌다 보니 출판사 직원이 되었다가 지금도 출판업 종사자 비슷한 존재로 살고 있네요.
오 X-2 반갑습니다. ㅋㅋㅋ 아버지께 컴퓨터 사달라고 조르다가 성적을 얼마만큼 올리면 사준다고 약속하시길래 다음 시험에 바로 그 성적 찍고, 컴퓨터 받은 후에 곧바로 원상복구되어서 컴퓨터를 압수 당했던 슬픈 기억이 있어요. ㅋㅋ 그걸로 고등학생 때까지 게임 잘 하고 놀다가 대학 간 후에야 IBM을 샀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잘 살던 친구네 집에 애플IIe 가 있어서 그걸로 처음 가정용 컴퓨터라는 것을 접했습니다. dir 대신 카다로그라고 치던 게 생각나네요. ㅋㅋ 마우스도, 디스크 드라이브도 그때 그 집에서 그 컴퓨터로 처음 접했죠. 정확히는 친구 아버지 컴퓨터였는데... 아마 아버지께서도 게임 말고 다른 건 거의 안 하셨던 걸로.
SPC-1000은 국민학교 컴퓨터실에 있었는데, 어디서 예산을 따와서 설치는 해놓고는 학생들 거의 손 못 대게 해서 별 기억이 없구요. 고모댁에 있던 금성 패미콤-150을 내다 버린다길래 줍줍 해와서 사용했던 게 인생 첫 '마이컴'이었어요. 당연히 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딸려온 책자에 있던 베이직 게임 코드를 몇 시간 동안 입력해서 하찮은 횡스크롤 동굴 탐험 게임이랑... '문패트롤'이었나. 이거 하던 게 거의 유일한 기억이네요. 키보드가 고무라서 키감 희한했던 게 지금도 기억나구요.
다음으로 정말로 첫 우리 집 컴퓨터는 대우 X-2였구요. 용돈 모아 장당 천원씩 (지금 생각해보면 불법 복제 주제에 가격이 꽤... ㅋㅋ) 내고 디스켓 게임 복사해와서 이스도 하고 사크도 하고 피드백도 하고. 부자 친구(...)가 갖고 있던 FM 사운드 팩 빌려와서 게임하며 감동하던 기억도 새록새록이네요.
암튼 글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탑골 게시판이라 그런지 반가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습니...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