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장손’을 보았습니다. 경상도 대가족의 추석 차례를 중심으로 가부장적인 가족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내용이라 꼭 우리 집안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기시감으로 보았습니다.
할머니를 맡은 대배우 손숙이 우리말을 쓰고 읽는 법을 공부하는 장면이 딱 우리 할머니가 우리말을 배울 때 기억과 겹쳐서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고요.
한국 독립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음향이 너무 나빠요;;;; 안 그래도 음향 문제로 대사가 잘 안들리는데 경상도 사투리가 섞이면 저 같은 서울 사람은 아무리 귀를 세우고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30%는 놓친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독백에만 뜬금없이 자막이 뜬 것도 아마 테스트 시사 같은데서 관객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니 어떻게 하라는 피드백이 있어서 넣은 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말인데요. 할아버지가 손자와 한방에 자면서 뒤돌아 누워서 고백하는 가족의 비극이 이런 게 맞나요? 6.25 때 북한군이 마을 사람들을 어디 산골에 몰아놓고 집단으로 학살하는데 (아마도 십대 소년이었을) 할아버지는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가 몸으로 막아주어서 혼자서 살아남았다는 거요. 할아버지는 끝내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새 묘자리를 만들기 위해 두 분의 묘를 이장할 때 시신의 흔적이 전혀 없다고 장의사가 이야기했던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