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캐스팅으로 유혹(?)하는 '아버지의 세 딸들'

그저께 넷플릭스에 올라온 신작 영화입니다. 정직하게 내용을 반영하는 제목으로 세 딸들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첫째 캐리 쿤, 둘째 나타샤 리온, 셋째 엘리자베스 올슨이라는 믿기지 않는 구성의 사기급 세 자매입니다. 실제 나이는 나타샤 리온이 두 살 더 많은데 작중 이미지나 연기를 보면 캐리 쿤이 맏언니 역할에 딱이더군요.
오래 암투병을 해오다가 이제 오늘 내일하는 상태가 된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세 자매가 오랜만에 모이게 됩니다. 가족이 쭉 함께 살았던 아파트가 무대인데 첫째, 셋째는 결혼해서 독립한지 오래됐고 뭔가 셋중에서 아싸처럼 보이는 둘째가 사실상 혼자서 그동안 간병을 했죠.
캐리 쿤의 까칠하고 긴 독백으로 시작하는 오프닝 씬에서부터 짐작하기 쉽고 이런 소재와 장르에서 늘 그렇듯이 이 셋과 아버지 사이에는 오랜기간 은근히 알게 모르게 쌓여온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과 감정들이 있습니다. 곧 돌아가실 아버지를 두고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 세 자매가 서로 부딪혀가며 결국에는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선댄스 스타일 가족영화'에 가깝습니다.
사실상 연극을 보는듯이 아파트라는 제한된 장소안에서 극소수의 등장인물의 대화만으로 전개되고 감정이 격양되서 언성을 높이는 순간들도 간간히 있지만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잔잔히 여유있는 페이스로 흘러가는 작품이라서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100여분 정도되는 짧은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단숨에 상쇄시켜주는 건 역시 호감 만빵형 세 주연배우의 훌륭한 연기입니다. 감독이 해당배역에 그 배우를 콕 찝어서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는데 그만큼 적역이고 올해 본 작품들 중 최고로 손꼽을 수 있는 협연이었어요. 이 세 배우 모두 아니면 한명이라도 팬이시라면 주저없이 감상해보실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소재상 마지막에 불가피하게 나오는 어떤 장면에서 사용한 연출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만약 저런 상황이 내게 닥친다면 정말 저렇게 하고 싶겠구나 하면서 확 와닿았네요.
오. 정말로 제가 못 견뎌하는 이야기인데 정말로 캐스팅이 사기네요!! 셋 다 호감이 넘치는 배우들인데요. ㅋㅋㅋ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은 농담이구요. 일단 찜 해두겠습니다. 너무 즐거워서 기분 좀 가라앉히고 싶은 날(?)에 봐야겠어요. 하하.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리는 이야기지만 우울하고 슬프기만하지는 않습니다. 간간히 유머스러운 파트도 적절하게 들어가있어요. 그냥 세 배우들 구경만 하고 있어도 시간이 아깝진 않더라구요.
제가 이래서 네플릭스를 못 끊습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에 실망해서 이제 정말 끝이야! 했던 걸 '카오스'에 붙들려 마지막 편을 보면서 "이게 2시즌이 나올 수도 있단 말이야?"하고 경악한지 하루도 안지나서 꼭 보고 싶은 영화를 공개하면 어쩌란 말입니까;;;;
매주 뭔가 땡기는 신작이 하나씩은 나오니 타율이 낮더라도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유일한 서비스 같아요. ㅋㅋ
카오스 보셨군요! 워낙 좋아하는 소재이기도해서 저는 엄청 재밌게 봤어요. 신들의 황혼도 재밌더라고요!! 푸른눈의 사무라이도 그렇고 넷플릭스가 애니메이션 맛집이에요.
셋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썸네일만 보고도 바로 낚였는데 듀게분들이 좋게들 평하시니 꼭 챙겨봐야겠어요. 근데 제목을 보니 약간 떡볶이가 먹고싶어지지 않나요...아 먹고싶으다. 먹으면 안되는데.
떡볶이요? 왜죠? 전 전혀 연결이 안되는데 뭔가 있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