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잡담...포르투나와 비르투


 1.마키아벨리는 민중들이 비르투를 지닐 때 나라가 부강해진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어떨까? 주식시장에 오는 개인투자자들은 그들의 비르투를 행사하려고 오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포르투나를 시험하려고 오는 것일까?



 2.내가 한가지 배운 게 있다면,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었다고 해서 자신의 비르투를 과신해선 안 돼요. 돈을 벌었다면 그것은 포르투나의 덕에 의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돈을 잃었다면 냉철하게 자신의 비르투를 재점검해야 하죠. 포르투나의 탓으로 돌려선 안 돼요.


 왜냐하면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재앙이란 건, 마키아벨리가 염려한 실제적인 재앙과는 다르거든요. 그저 주식시장에서 잠시 피해 있기만 했으면 겪지 않았아도 될 재앙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겪는 재앙이란 건, 말도 안되는 사고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본인의 역량 부족 탓인거죠. 또는 욕심이 너무 많았던가, 자신의 역량을 과신했거나. 



 3.그래서 주식이란 것은 포르투나의 가호 아래에 돈을 벌고, 적절한 시점에 비르투를 행사함으로서 돈을 잃는 것을 피하는 것...이 두가지라고 여기고 있어요. 뭐 쉽게 말하자면 '돈을 벌었으면 운이 좋은 거. 돈을 잃었으면 실력이 없는 거.'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무기가 시간과 인내심이라고 하는 거 아닐까 싶어요. 돈을 가진 자는 포르투나의 거짓 미소에 속아선 안 되거든요. 포르투나가 웃어주는 듯 보여도 최대한 많은 관심종목을 점검하며 한번 더 기다려야 하죠. 종목을 보유한 자 또한 비르투를 행사할지, 포르투나를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할지, 또는 이쯤에서 포르투나와의 단기적 인연을 끝낼지를 매일 결정을 내려야 하고요.


 어떻게 보면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을 내 식으로 괜히 늘려쓴 것 같기도 하네요. 뭐 나는 매수가 감성이고 매도가 기술이라고 여기긴 하지만.



 4.휴.

 


 5.주가가 떨어지고 있어요. 여기에 말려든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거나...또는 역량 부족을 실감하거나 하고 있죠. 하지만 남의 얘기니까 조금 부드럽게 해보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력들이 자아낸 운명에 말려든 것뿐이죠. 세력들이 정성껏 마련한 함정들을 일일이 역량을 발휘해 피하라고 하는 건 가혹한 얘기예요.  


 기본적으로 주가라는 건 오를 때는 엄청 빨라서 대응하기가 힘들고, 내려갈 때는 빨리 내려꽂든 흐물흐물 내려가든 대응하기 어려운 그림을 만들거든요. 어떤 주식의 궤적을 살펴보든 그 주식에 탑승한 개인투자자들이 웃을 수 있었던 날들은 극히 적어요. 대부분의 날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엿먹이거나 애태우게 만드는 나날들이죠.



 6.사실 일이나 업이라는 건 잘하게 되면 얼마쯤 거만해져도 돼요. 구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이 늘어나거든요. 일이나 사업에서는 겸손이나 초심이라는 건 잊어버리기 위해 있는 거지, 유지하라고 있는 게 아니예요. 초심이라는 건 성공한 만큼은 잊어도 되는 거니까요.


 그러나 투자는 그렇지가 않죠. 투자를 막 시작했던 날, 아무것도 모르던 첫날처럼 늘 겸손해야 하는 게 투자예요. 조금이라도 거만해지면 그 거만함의 값을 치러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일이 일어나도 내 실력 덕분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게 좋아요. 



 7.요는, 인간은 포르투나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는 거죠. 내 생각에 투자자가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등불은 겸손뿐이거든요. 지식도, 경험도, 순발력도...겸손함만큼 안전을 보장해주는 안전장치가 되어줄 수는 없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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