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여왕의 복수


The-Vengeance-of-She-1968-UK-poster-1024


1968년 클리프 오웬 감독작품
해머는 공포영화 전문으로 유명하지만 모델 누님들을 데려다 찍은 비경 모험영화들로도 유명하죠. 대표적으로 [공룡백만년]이라든가...

해거드의 초유명 고전 소설 '그여자'(또는 '동굴의 여왕')를 자유롭게 각색한 작품입니다.
형식상으로는 65년에 나온 해머판 [그여자]의 속편입니다.

그니까 그여자분께서 돌아와서 이제는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인가 본데...

사실은 제목 사기이고 복수같은 거 안합니다.

심지어 전편과 상관없는 별개의 인물 이야기예요.


초기 기획에선 전작의 주인공 우르슬라 안드레스가 그대로 나오고, 이야기도 이어지는 거였다고 하는데 안드레스가 해머한테 '즐' 치는 바람에 다른 배우를 물색하다가 안드레스랑 닮은(...) 체코 출신 모델 올린카 베로바가 주연을 맡게 되었고, 이야기도 점점 수정되다가 나중엔 전편과는 상관 없는 독자적인 이야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니까 1편, 혹은 해거드의 원작 소설(들)과는 별 관계가 없는, 고유명사와 설정만 빌려온 별개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배경은 현대, 60년대 말입니다.
한 여성이 정처없이 방황하고 있고 계속해서 악몽을 꿉니다. 가는 곳 마다 남자들이 달라붙지만 그때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져 여자한테 접근하는 남자들은 다 죽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기 위해 여성은 사막 한가운데 숨어있는 고대도시를 찾아갑니다.
그 도시에는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인 남자 독재자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니까 원작의 성반전판 리메이크쯤 됩니다.
원래는 남자들이 잃어버린 고대도시에 살고있는 그여자분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는 그여자가 남자를 찾아 고대도시로 갑니다.
글쎄... 독재자 여주인공의 카리스마로 끌어가야하는 이야기일텐데, 주인공이 연기력 딸리는 신인이라 안되겠다 싶어 바꿔보자 한게 아닌가 싶기도...ㅎㅎ

이야기가 좀 매가리가 없고 캐릭터들도 임팩트 있는 인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주인공은 내내 자기 의지 없이 꼭두각시처럼 떠밀려다니기만 하고...

원래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악당이었어야할 고대 도시의 지배자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그닥 나쁜인물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대표 악당이 따로 있긴 한데 이사람은 뭔가 음모를 꾸미기는 하지만, 본인이 나서서 뭘 하는 건 없이 남 시다바리 노릇이나 계속 하고 있다 맥없이 퇴장합니다. 그니까 음모를 짜놓기만 하고는 그 음모가 어찌 진행되는지 옆에서 구경만 하고있는 사람이예요.


주인공도 악당도 아무것도 안하니 어찌보면 상당히 유니크한 이야기 아닌가 싶기도...

원작 자체가 19세기에나 어울리는 이야기인 걸  20세기로 시대를 옮겼음에도 그에 걸맞는 업데이트를 한 것도 아니라 걍 시대착오로 보이는데...

그래도 배경이 현대가 되고 보니 영원히 사는 존재의 입장이 나름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해요. 티비도 라디오도 영화관도 인터넷, 게임기도 없고 화장실 갈 때 들고갈 만화책 한권도 없는 따분한 동네에서 재미없는 인간들에 둘러쌓여 영원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해봐요. 안삐뚫어지면 그게 이상하지...
그런 끔찍한 생활을 여주인공에게까지 강요했으니 나쁜넘인 건 맞는 것 같군요.

개봉 당시에 평과 흥행 양쪽으로 망했다고 합니다.



    • She를 프랑스 작가가 표절한 게 계림판 사막의 여왕이죠. 이것도 영화화되어 장 루이 트랜튀냥 주연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ge=5&page=203&m=1&l=en&document_srl=14207120

      • 1950년대 초에 '학원사'에서 '김 요완' 화백[별명 '코주부'}의 삽화로 연재
        1980년대에 '김 오성' 글.그림의 만화.
        -------
        누군가 단 리플인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동굴의 여왕보다 더 유명했다는 말인데요 ㅎㅎ 
    • 유튭에 잠깐 누가 <모여라 꿈동산> 동굴의 여왕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걸 삭제 전에 저장해 둘걸...동굴의 여왕 관련해서는 아주 희귀한 자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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