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책 잡담

9월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좀 덥네요. 그래도, 드디어 여름이 끝나가고 있음을 느끼십니까?

이번 여름이 남은 여름 대비 가장 시원하다지만 그래도 저나 제 개나 내년은 내년이고 이번 여름을 살아 넘겼다는 게 다행스럽네요. 

사실 얼마 전에 연중 이맘때 행사인 골절이 있었는데요.ㅎㅎ 이 사람 뭐 이렇게 부실하냐, 교훈을 못 얻냐, 하실 분 있을까 봐 쓸까말까 하다가 씁니다. 제 잘못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자면서 침대 끄트머리에 누워 있었던지 돌아눕는데 떨어져 있더라고요. 순간, 움직여져? 어디가 제일 아프냐?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더군요. 골다공증 초기라 조심하는 편인데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네요. 평생 골절을 모르고 살았는데 최근 삼 년 해마다 이러는 걸 보면 골절이나 통증에도 개인당 할당량이 있는 것인지. 이제 열흘 가까이 지났으니 차츰 괜찮겠죠. 갈비뼈는 시간이 약이거든요. 이제 골절 다경험자가 되어 가네요. 경험 그만하기를! 어금니를 물며 다짐하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 

어제 트위터에서 어떤 냥이 보고 혼났습니다. 갈비뼈를 부여잡고 웃느라. 생강이 얼마나 싫었으면...질렸나봐요... 웃음이 필요하시면 아래 클릭.

  https://x.com/ppoppopower2/status/1828989079184408872   

그런데 오늘은 로이배티 님 '칵테일' 스포일러 괜히 긁어 읽다가 역시 웃느라 아팠네요. 하나도 감사합니다. ㅎㅎ  


모처럼 책 이야기 조금 보탭니다. 올린 순서대로 읽은 책 두 권과 읽을 책 두 권 되겠습니다.

서경식 교수의 마지막 책 [나의 미국 인문 기행]을 읽었어요. 

소수자이자 경계인으로 본인을 의식하는 글쓰기를 하시는 분이라 이전 책에서도 우울함의 정서가 느껴지는 편인데 이번 미국 기행에선 트럼프의 등장,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한층 어두운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제 짐작에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상대적으로 호감이 덜 한 이유도 있을 것 같고요. 2020년 미국 방문을 현재로 해서 이분의 인생에 제일 큰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형의 수감으로 구명 운동을 위해 방문했던 1980년대와, 트럼프가 등장한 2016년 방문, 이렇게 세 번의 기억을 서로 엮어가며 쓴 글이네요. 저는 그림도 음악도 모르지만 특히 음악 관련 부분은 연주자, 공연장 부분에 아예 문외한이라 그런가 보다, 라며 읽었고 화가와 미술관 이야기는 더 관심 갖고 읽었습니다. 워싱턴이나 뉴욕에 간다면 이런 그림(미술관)을 보러 여길 가야겠구나...뭐 그런 꿈많은 인생초년생스러운 생각도 좀 하고 말이죠. 그림은 책을 통해서도 볼 수는 있는 것이라 에드워드 호퍼,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 부분 같은 건 흥미롭게 따라가지지요. 이번 책에서 '벤 샨'이라는 화가를 처음 알게 되기도 하고요. 과거에 읽은 작가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는 지금도 호감을 갖고 있는 책입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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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침묵]을 읽고 좋아서 사두었던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었어요. 

작품 속의 시간은 종전 당시였던 [천사의 침묵]으로부터 7년 정도 지난 시대인데 두 책의 분위기는 비슷하네요. 중심 인물들의 무기력함과 연약함과 선함. 그리고 이런 인물들이 전후 독일 사회에서 약삭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가정 생활을 꾸리지 못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폭격으로 주택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져 거주할 곳이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역시나 지역사회의 힘 있는 사람들의 횡포가 인물들을 구석으로 몰아갑니다. 이 작가의 소설을 통해 보면 전쟁 후 독일 사회에서 주민들 일상에 큰 영향을 준 것은 기독교계였나 봅니다. 정부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던 시기에 교회가 역할을 많이 하면서 교활한 사람들과 손잡고 썩은 짓도 많이 했나 봅니다. 물론 말단의 평신부는 곤궁하기가 마찬가지이지만 이들을 좌지우지하는 직책에 있던 신부와 교회는 어려운 시기를 이용해 부와 세력이 더 커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어요. 오래 궁금하던 책이었는데 뒤늦게 읽었네요. 제목에서 상상하던 내용과는 달랐고 요즘은 많이 찾지 않는 작가가 된 하인리히 뵐이지만 그 순순한 맛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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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두 책은 이제 읽으려고요. 

[류]는 장르 소설 많이 읽는 분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호른의 죽음]은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나온 크리스토프 하인이라는 작가의 현재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장편 소설입니다. 전에 나온 몇 권은 다 절판이고요. 저는 신간 소개에서 보고 내용에 흥미를 느껴 구매했는데 도착한 책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크기나 분량에 비해 책값이 비싸서요. 본 소설만 315페이지인데 판매가가 25,460원이면 위에 열린책들 포함해서 민음사, 문학동네, 창비 등등의 다른 세계문학시리즈에 비하면 꽤 비쌉니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책이 많이 보이고 디자인도 단순하고 치레가 없어서 좋아하는 면도 큰데 말입니다. 세계문학만 따로 나오는 시리즈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내용이 마음에 들길!

남은 주말 평안하게 좋아하는 일 하시며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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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연속이라니 심지어 올해는 갈비뼈인가요? 얼마나 아프고 불편할지 상상만 해도 무척 괴롭군요. ㅠㅠ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가볍지 않은 부상을 당하면 막 자괴감 들고 그러잖아요. 제가 작년초에 비닐랩 자르다가 실수로 손가락 살점 크게 날려먹었을때 그랬었죠. 그냥 자다가 그러셨다니 억울하시겠어요. 빨리 회복하시고 이걸 진짜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골절 없으시길 바랍니다.

      • 심한 통증은 아닌데 몸을 숙이면 아직 통증이 있네요. 말씀대로 이런 식으로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하니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많이 상하더라고요. 


        기억나네요. 손가락 다치셔서 글 올리셨던거. 다같이 다치지 않도록 몸조심 합시다. 빠샤!!

        • 댓글에 지퍼로 하는 걸로 쓰신다고 알려주셔서 바로 구입했는데 아주 잘쓰고 있습니다. ㅋ 

          • 네 저도 이것만 써요. 안전하고 편하죠.ㅎ

    • 어서 회복하시길

      • 감사 감사드려요. ㅎ 

    •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로군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오키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 서점대상을 동시에 수상했죠. 나오키상은 만장일치였고요.

      대만 출신 작가라 그런지 '비정성시' 느낌이 났습니다. 위화의 '원청' 이나 찬호께이의 '13, 67' 도 연상되었고요.
      • 재미있게 읽으셨군요! 앞 부분 읽고 있어요. 말씀 듣고 보니 일반 동네 사람들인지 건달 패거리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 그 시절 동네 사람들 분위기가 '비정성시'와 비슷하네요. 저는 일상에 밴 폭력적 분위기 때문인지 화자의 어린 시절에서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대만도 참 험한 시절 살아온 거 같죠. '원청', '13.67'도 추천받은 작품들이네요. 읽어야 되는데.

    • 여기 에버랜드 티 익스프레스 타고 나서 갈비 골절 온 사람도 있습니다. ㅋㅋㅋ 근데 웃을 일은 아니군요. ㅠㅜ 딱히 치료법도 없고 대략 두 달을 그냥 조심하며 살아야 하는 부위라 정말 거슬리고 귀찮던데... 쾌차 기원하구요!! 앞으로도 칵테일 같은 영화를 많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하.




      + 생강 고양이 자식들에게 틀어줬더니 방바닥에 데굴데굴 구르고 있습니다. ㅋㅋㅋ 감사합니다.

      • '여기'라니... 설마 또 본인 말씀입니까? 뼈가 약해진다는 게 이렇게 일상에 지장을 가져온다는 걸 예전엔 미처 몰랐네요. 모든 병이 그렇지만 마음이 같이 약해지는 거 같아요. 약을 먹어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참 거슬리고 귀찮은 거 맞아요. 


        고양이 생긴 게 정이 가더라고요. 좋아했다니 싱겁게 괜히 올리나 했는데 다행입니다!



    • 순조롭게 회복하시길 빕니다. 근데 화성 출신이라 그런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하네요. 바닥에 요나 매트리스를 깔고 생활하는 건 어떨까요? 저도 잠에서 깼을 때 매우 어눌한 사람인데, 바닥에서 일어나서 그런지 다친 적은 없거든요. 가능한 한 높이를 줄여서 위험을 멀리하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안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다 매트리스만 깔고 자라고 해요. 그런데 현재 상황이 자다가 자주 일어나야 되어서 바닥에서 일어나는 게 좀 힘이 들더라고요. 침대에서는 다리만 내리면 되잖아요. 앞으로 고려해 보려고 합니다. 떨어진 이후로는 벽 쪽으로 딱 붙어 잡니다.ㅎㅎ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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