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로물루스. 충분한 뚝심, 부족한 야심(노스포)


 1.에일리언을 봤어요. 재밌었어요. 사실 에일리언같은 영화들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장르인데...이건 나중에 따로 써보죠. 



 2.어쨌든 이 영화는 '에일리언 영화로서' 점수를 매기면 90점~95점짜리 에일리언 영화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화의 감독은 결국 외주인력에 불과하다는 거죠. 삼성을 예로 들면 이재용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잠깐 대표직을 맡은 바지사장 같은 거죠. 똑 부러지게 일처리를 했지만 삼성이라는 회사를 경영하는 데에 혁신이나 비전을 제시할 발언권은 부족한 임시 대표 말이죠. 


 이 영화는 재미있는 에일리언 영화지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거든요. 물론 있는 게 덜 심심하긴 하지만요. 이게 좀 나쁘게 말하면 학교에서 교수들에게 A+를 받은 과제 같았어요. 뭐랄까 교수들을 제껴버릴 마음을 먹는 대신 교수들에게 귀여움을 받기로 마음먹은 학생 느낌으로요.


  

 3.이 영화는 에이리언 커버넌트나 몇몇 에일리언 영화들보다 훨씬 좋아요. 하지만 홈런을 노리다가 삼진당한 타자와, 처음부터 안타를 노려서 안타를 치는 타자가 있다면? 나는 홈런을 노리는 타자의 다음 타석을 보고 싶을 거예요. 그들은 큰 스윙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홈런을 칠 수도 있으니까요.


 한데 이 감독은 좋은 에일리언 영화를 한편 더 만들었을 뿐이거든요. 에일리언 영화라는 시험문제가 있다면 A플러스 점수의 과제물이겠지만, 이건 8천만달러 들여서 만드는 영화란 말이죠. 8천만달러를 들이는 프로젝트라면 좀더 야심이 있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에이리언 프리퀄 3부작은 제작중지됐지만 어쨌든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야심은 있었거든요. 



 4.휴.



 5.뭔가 나쁘게만 말한 것 같지만...홈런을 칠 수도 있어보이는 선수가 안타에 만족하고 게임을 마무리한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였어요. 영화 자체의 재미는 매우 좋고, 소행성군에 갈려나가는 비주얼적인 표현은 인터스텔라의 비주얼보다 더 좋았지 않나 싶어요. 이 영화가 실패한 에일리언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지금 에일리언이라는 프랜차이즈에는 프랜차이즈 자체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영화가 필요하지, 프랜차이즈에 남은 생명력을 빌려서 괜찮은 영화를 한편 더 만들어내는 게 의미가 있나? 라는 의문이 들어서요. 저번에 데드풀 영화감상이랑 비슷한 느낌의 감상이네요.


 스포를 안쓰고 마무리하려다 보니 내용은 못썼네요.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에이리언보다는 sf라는 장르 자체에 안타까움이 들었어요. 나중에 써보죠.






    • 대충 기대치를 적절히 설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글이네요.


      뭐 말씀대로 시리즈의 미래를 개척해나갈 떡밥을 던져 주는 작품이 필요하긴 한데, 프리퀄 3부작 계획이 망하고 오랜 세월 끌어 온 속편 기획들도 다 엎어지고 간신히 한 편 나온 게 이 작품이라 일단은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먹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ㅋㅋ 미래를 다른 감독이 또 고민해줄 수 있게 흥행 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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