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무문



1976년 나유 감독 작품.

[정무문]의 속편이라고 주장하는 영화가 한다스는 넘을 겁니다. 그중에는 한국에서 만든 것들도 여럿 있죠. 대부분이 다 짝퉁 이소룡 영화이지만 그중에 딱 하나, 이 영화만 그나마 정품 속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무문]의 원작자가 만든 그 뒷이야기니까요.

나유는 쇼부라다스에 있던 시절에는 꽤 괜찮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었어요. 쇼부라다스를 떠난 뒤로는 갑자기 퀄리티가 급락하는 감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히트작들을 만들었고, 이소룡의 홍콩 복귀작인 [당산대형]과 [정무문]도 나유 영화ㅂ니다.
그래서 나유는 자기가 이소룡을 스타로 만든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남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지만...) 글고 그렇기 때문에 이소룡이 가고난 후 제2의 이소룡도 자기가 만들 수 있다고, 혹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그리고는 그 집착에 평생 사로잡혀 이후 제자리걸음만 하게된 것 같지만....

나유는 무명 배우 진원룡을 제2의 이소룡으로 픽업합니다(나유 감독 사모님이 추천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진원룡이란 예명을 쓰고있던 배우는 칠소복 출신으로, 칠소복 당시 예명은 원루였다고 하고, 영화계 진출 후 한때 진원루라는 이름을 쓰다 진원룡으로 개명하고는 어린 나이에 무술지도로까지 올라간,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였습니다.

다만, 배우로는 영 팔리질 않아서, 한때 영화 따위 때려치우자 하고는 한 1년 호주에 가있기도 했다고 해요.(그대로 냅뒀으면 아버지 뒤를 이어 요리사가 되었을지도...)

진원룡을 다시 소환한 나유는 이소룡을 뛰어넘으라는 기원을 담아 성룡이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렇게 재데뷰하게된 성룡의 첫 작품이 바로 [정무문]의 속편이었습니다. 이소룡의 후계자라고 밀어주는 영화인데 달리 뭐가 있겠어요ㅎㅎ

그시기에 나유는 홍콩을 떠나 대만에 프로덕션을 차리고 있었습니다.(지금은 나유가 만든 모든 영화를 다 홍콩영화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만에서 제작한 건 대만영화로 봐야할지 홍콩영화로 봐야할지 애매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의 배경도 대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상해에서 진진(이소룡)이 친 사고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찍혀 살기 힘들어진 정무문 제자들이 대만으로 와서 정무문 지점을 차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이름이 정무체육회로 바뀝니다) 뭐 실제로 정무체육회가 대륙이 공산화된 후 박살이 난 동안 한때 대만에서 뒤를 이었던 적이 있는 것 같으니까 나름 역사를 반영한 것일지도 모르죠.

근데 대만은 아예 일본이 지배하고 있는 식민지였단 말이죠. 왜놈들을 피해서 간거라면서 그 넓은 중국땅 다 놔두고 하필 대만으로 갔다는 게 영 말이 안되지만ㅎㅎ, 뭐... 어쨌든 이번에도 왜놈들과의 한판은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전편과의 연결성을 위해서 두명의 배우가 전작의 역할 그대로 나옵니다. 나유(감독님이 원래 배우 출신이어서 자기 영화에 자주 나왔습니다)와 묘가수.(그리고 쌍절곤도 계속 출연합니다. 같은 소품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유는 상해의 경찰역이니까 영화 시작부분에 묘가수가 대만으로 가도록 알선해주는 역할로 잠깐 얼굴만 비치고(버전에 따라 아예 안나올수도...), 실질적으로는 전작과의 연결고리는 묘가수 한명(+쌍절곤)입니다.

묘가수가 대만에서 성룡을 만납니다. 성룡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 사기, 도둑질 등으로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미천한 사람이었어요.
근데, 감독님이 마음이 급했던지 무리수를 둡니다. 묘가수가 좀도둑에 불과한 성룡을 보고는 급관심을 보이면서 뜬금없이 '그분하고 똑같아' 이러는 거예요.

아니, 이소룡과 성룡이 어디가 똑같아요! 생긴 것 뿐만 아니라 캐릭터도 비슷한 구석이 없는데 다짜고짜 그러니 공감이 갈리가... 글구 당시 성룡은 얼굴에 공사 들어가기 전이라 우리가 잘 아는 그 성룡도 아니었습니다.

영화 스토리는 생각없이 살던 밑바닥 인생 성룡조차 왜놈들의 만행을 보다보다 참지 못해 각성해서 새사람이 된다는 이야기ㅂ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항일이라는 주제만 노골적으로 내세워서 스토리는 정말 재미없습니다. 무슨 계몽영화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액션은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정무문] 보다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주의할 점은 [정무문]에서 '이소룡이 안나오는 장면들의 액션'에 한정해서 비교했을 때 더 좋아졌다는 거ㅎㅎ.
그래도 [정무문] 보다 나은 점이라면 베테랑 악역 진성이 끝판왕을 맡아서 이소룡한테 속절없이 발렸던 전작의 하시모토 리키 보다는 좀 더 끝판왕다운 위엄이 있어 보인다는 거ㅎㅎ

글구 성룡이 三절곤을 씁니다. 아마도 이소룡이 二(쌍)절곤을 썼으니까... 성룡은 소룡을 뛰어넘어야 하니 一을 더 추가하자 한게 아닌가 싶은데ㅎㅎ 성룡이 삼절곤 쓰는 모습은 나름 유니크하지 않나 싶어요.(개인적으로 삼절곤 액션을 좋아하는 편입니다ㅎㅎ)

무술지도를 맡은 한영걸이 정무문을 지원하는 대만의 무술인역으로 나름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도 합니다. 근데 한영걸은 전작에서는 곽원갑을 살해한 범인역으로 나와 이소룡한테 맞아죽었더랬어요.(아마도 형과는 정치적 노선이 다른 쌍둥이 동생...) 뭐... 워낙에 인재풀이 한정된 동네였으니까...ㅎㅎ

진성의 딸로 나와 한영걸과 대결하는 정수수는 대만의 태권도 유단자라는가 봐요.


영화는 망...성공 못했다고 합니다. 나유와 성룡의 기나긴 흑역...악연의 시작이죠.


[정무문]도 이소룡 없으면 썩 좋은 소리 들을 영화는 아니라는데... 예, 이 영화는 이소룡 없습니다. 프로덕션 퀄리티도 골든하베스트에서 만들었던 영화들 보다 더 없어보이고요.

이소룡을 빼고 생각해도 [정무문]이 재미있었다는 분이라면 추천해볼만도 할 것 같습니다.

성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의무적으로 봐야하는 영화겠죠.



new_fist_of_fury.jpg



newfistoffury-still.jpg



무려 [정무문]의 속편이지만 이소룡이 안나오니 영화 나왔던 당시에 한국 영화업자들은 패스했고요,

성룡이 유명해진 다음에 뒤늦게 극장에 걸렸던 것 같기도 한데... 잘은 기억 안납니다.

비디오로는 제목을 바꿔가며 멀티로 출시 되었습니다([끝없는 용기]라는 택도 없는 제목으로 나오기도...).

2018년에 vod 신작 목록에 추가할 목적으로 [신정무문 디 오리지날]이라는 제목으로 극장상영을...(이런 경우 실제로 상영을 했는지 여부는 알수 없...) 동명의 주성치영화가 있어서 제목 뒤에 몇글자 추가한 거겠죠 아마.


-홍콩판이 대만판 보다 한 30분 짧습니다.




영어판 예고편


부루레이 예고편


    • 이전에 보긴 했지만 반쯤 잊고 살았던 영화입니다만, 이번에 모님 덕분에 말 나온 김에 지역 케이블 VOD로 틀어봤는데… 현재 국내 케이블 등에서 볼 수 있는 '디 오리지날' 붙은 버전은 81분 밖에 안 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길게 느껴지는데, 나유는 확실히 이소룡 이전의 합 맞추기 중심의 무술영화들 쪽으로 회귀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성룡 특유의 아크로바틱하게 지형지물을 살리면서 1대 다수의 단체전에서 한놈 때리고 두놈에게 맞지만 버티고 도망치면서 세놈을 다시 때리는 식의 전개는 여기서 부터 꾸준히 나오네요. ㅎㅎㅎ 여기서는 정무문이 아예 일본에 빌붙는 대양문이라는 무술 조직과의 대립과 일본 무술 도장과의 삼파전을 가장한 다구리가 중심 전개인 셈인데, 이소룡의 유품인 쌍절곤을 갖고 대만으로 온 려아가 쌍절곤을 훔친 성룡을 기억하게 되는 보는 전개는 반쯤 억지지만, 쌍절곤을 무슨 신성한 아이템처럼 다루는 부분은 나름 추억팔이성 개그… 정작 성룡이 쌍절곤을 훔쳐가지만 대양문은 쌍절곤이 뭔지 몰랐는지 싶은 지경이고… 대양문이 성룡을 다구리 놓아서 어쩔 수 없이, 성룡이 쌍절곤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싸우다가 자기 머리에 쌍절곤 맞고 쓰러지는 개그를 정말로 보여주는 게 이 신정무문 최대의 볼거리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어쨌든 이후 관우 나오는 경극을 공연하는 데 중간에 일본인 무술도장 사람들이 난입해서 관우가 센가 미야모토 무사시가 센가~랍시고 시비 붙고 난리치니 분노한 정무문 장문인인 허 뭐시기 노인이 무대에 올라서 버럭하다가 혈압 올라서 얼굴 벌겋게 된체로 발작해 죽고, 이런저런 일본인들의 행패에 분노한 성룡이 분한 주인공 아룡이, 피로 精武라는 한자 글씨를 가슴에 쓰고 선동질해서 일본에 저항하자~고 연설하는 건 이소룡 특유의 감정 실은 샤우팅을 의식했지만 그게 정작 성룡의 홍번구나 중안조 같은 이후 영화들 느낌도 나고 그러네요. 


      이어지는 성룡의 무술 수행 씬은 외려 더 성장형 주인공으로 아룡의 캐릭터를 만들고 있지만, 이미 수행 장면은 지겹도록 보고 앞으로도 또 볼 부분이니 미리 김빠지기도 하고… 그리고 정무문에선 이소룡 문파의 다른 사람들이 이소룡처럼 싸움을 못하고 맞기만 하는데 여기서는 그나마 쪽수로 다구리 맞더라도 일단 다들 같이 열심히 싸워서 그런 면에서는 볼만한 부분도 있고… 막판은 도장 대 도장의 패싸움처럼 되어버리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더 액션은 분산되지만 나름 차별화되는 부분도 있긴 하고요. 일단 싸우는 사람도 많고 해서 나름 볼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쌍절곤은 봉인하고 삼절곤으로 싸우다가 일본인의 쌍 사이 공격에 한 쪽 날리고 쌍절곤의 변형처럼 싸우는 시퀀스도 있고요… 결론은 이 영화도 아주 버릴 건 아닌데, 개인적으론 이 영화 뒤에 성룡이 왕우랑 같이 나오던 '유성검의 비밀' 쪽이 좀 더 낫긴 하네요. 결말은 익히 아시겠지만 이 쪽이 더 확실히 보여줍니다. 남은 정무문 문파 사람들이 성룡과 함께 싸우러가자 하지만, 일본군이 몰려와서 집중 사격으로 벌집되서 죽는 게 나오면서 END가 뜨는…

    • 그래도 이소룡의 1, 2번 영화를 맡아 만들었고 배우 때려 치울 뻔 했던 성룡을 불러다 다시 기회를 주고 했으니 결과만 놓고 보면 홍콩 액션 영화 역사에 정말 큰 일 하신 감독이었네요(...)




      글은 잘 읽었지만 '정무문의 이소룡 안 나오는 액션씬보다 조금 나아진' 이라고 하시니 볼 엄두는 안 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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