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별 관심도 주목도도 없는 지나가는 댓글러인 입장에서 뭐 대단한 반향을 기대하진 않습니다만,
어쩌다 얼마 전에 이런저런 연유로 다시 보게 된 애니메이션에 대한 언급을 간단하게 하고 싶어졌기 때문에 적어 봅니다.
현재 한국에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긴 하지만, 아마 다른 OTT나 지역 케이블 채널 VOD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조금 흘러간 2020년 작 섬나라 TV 애니메이션입니다.
제목은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입니다.
일본에선 대학생 대상인 청년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고, 원작은 7권 미완인 상태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도 메인 멤버들의 대충 1년 정도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정도에서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다!" 같은 식의 결말이지만,
그게 또 먹히는 대상층 같은 게 분명히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작중에서도 학생회에서 동호회 예산 정할 때 "그래, 얘내들은 예산 따위 안 줘도 알아서 할 놈들이니 예산을 줘보면 어떨까" 같은 식으로 흘러가는 '공감 아닌 공감'이 나오는 지경인데요.
일단 시바하마~라는 가상(?)의 시골 마을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여학생 3명이 모여서 '영상연'이라는 동호회를 만들고, 자기들이 직접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섬나라에선 이미 오덕 소재의 애니메이션은 쓸데없이 많지만, 이건 좀더 진지뽕 빨고 진짜 직접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애들 이야기란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습니다.
문제라면 메인 캐릭터인 영상연 고등학생 3명이 각각 '컨셉과 배경', '작화', '돈과 일정 관리' 등 하나씩 전문 분야가 확실하고 이 정도면 얘내들은 바로 전업으로 가도 되겠다 싶다는 거지요.
다만, 얘내들은 직접 만드는 쪽에서 이미 대상과 취향이 확고한지라 실제로 업을 삼는다면 상업적인 걸 고려하지 않은 체 도전하다 스러질 미래가 막 보이는 것 같은 지경이란 말이죠… T_T
24분짜리 12화 분량의 비교적 짧은 TV애니메이션이고, 학생들의 수작업 레벨(이라기엔 너무 퀄이 좋지만)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들의 장면이 작중에 실제로 나오며,
또 중간중간에 애들의 망상 장면이나 여러가지 장면등을 통해서 역동적 연출과 움직임을 과시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간단한 그림이지만 은근히 보는 맛이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진짜 진지한 이야기도 살짝 다루기 때문에 나름 리얼계 열정덕후들 이야기를 다룬 작품 중에서는 제법 인상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조카가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고 싶다고 할머니(인 제 어머니…)와 동생에게 썰을 푼 모양인데, 하여튼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고 싶다면 이런 애니를 보라고 해주고 싶은 애니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80년대 초반에 KBS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보고 자란 세대라면, 작중에서 노골적으로 [미래소년 코난]을 거의 그대로 오마쥬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꿈을 키웠다는 학생이 주인공인 애니를 싫어하긴 힘들 겁니다.
(참고로 지브리에 진짜로 직접 인용 허락까지 받고 삽입했다고 합니다.)
원작 만화 [영상연에게 손대지 마!] 자체는 그리 크게 대중적이었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나름 화제는 되었는지, 이 TV애니메이션 이외에 실사 드라마와 영화로도 나오긴 했습니다.
이 쪽은 저도 찾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딱히 언급할 것은 없고 그냥 그런 미디어믹스 작품도 있을 정도였다 라는 언급 정도로 끝입니다만… ㅎㅎㅎ
개인적으론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국민학생~중학생 시절의 초심(…)까지는 아니더라도, 뭐든 저렇게 열심히 하고 싶었고 낙서노트를 수십권 아직도 쌓아두고 있는 40대 입장에선 온갖 회한이 느껴지는 지경입니다.
하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라고 해도 비슷하게 꿈꾸던 것에 대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인물들을 보면, 감정 이입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여러가지 감상이 휘몰아치는 것 뿐이지요.
혹시나 넷플릭스에서 좀 평범하지 않은 애니메이션을 찾아 보실 정도라면, 한번 쯤 이런 것도 봐보시는 것은 어떨까 하고 뻔뻔하게 적어 봅니다.
아니 이미 보신 분도 꽤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DAIN.
아. 이 글을 보고 왓챠에 찜해두고 2화까지 보고 어쩌다 보류해 둔 '시로바코' 생각이 났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한 번 봐야 하는데 뭔가 하나가 추가되는군요? ㅋㅋㅋ 글 잘 읽었습니다. 이것도 일단 찜을(...)
어느 쪽이던 빨리 보실 여유가 생기시길 빕니다 ㅎㅎㅎ (가면라이더 BLACK SUN도 ㅎㅎㅎ)
얼마나 듀게에 글 올리시는 게 부담스럽고 걱정되셨으면....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감상 글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블로그에 써야 할 글들과 남 비난하느라 하루에 여러개씩 올라오는 글들에 비해 훨씬 좋으니 부담없이 올려주셔요!!
말씀하신 영화는 꼭 보겠습니다.
뭐 그냥 소개글이라…
말씀은 감사합니다. 근데 어차피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도 아니라서 ㅎㅎㅎ
머 자기 스스로 옛날 글들 찾기도 힘들어진 지경이라… (지금 게시판 검색이 사실상 먹통이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