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영화를 또 보아버리고 말았네요

테넷 이후로 놀란 영화는 그만 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더랬는데 평들이 좋다보니까 귀가 팔랑팔랑 또 보아버리고 말았네요. 


근데 잘 만들었네요. 재밌게 봤어요! 러닝타임이 3시간이라 몸을 비비꼬게 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훌쩍 시간이 가더라구요. 각본이 좋았습니다. 음악 사용은 참 잘하는데 그만큼 과하기도 하고.. 근데 또 뺄 데가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거참. 불평을 할 수가 없겠네요. 하지만 늘 과하긴 하단 말입니다. 진짜.  스트로스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 배우가 맞나? 긴가민가했는데 맞았더군요. 아이언맨에서만 보다가 이런 연기를 보니 굉장히 좋았습니다. 역시 연기 잘해. 동행은 나이든 사람이 뭐 저렇게 잘 생겼냐고 생각했대요(영화배우 잘 모르는 사람임요). 맷 데이먼 연기도 참 좋더군요. 


덩게르크는 안봐서 모르겠고 인터스텔라, 테넷, 인셉션.. 이런 작품들과 비교해봤을 때 제일 좋았습니다. 이번엔 퍼즐 맞추기를 안해도 되어서였을까요? 하지만 역시나 놀란과는 좀 안맞는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굉장히 뛰어난 테크니션인 건 알겠는데 결정적인 뭔가가 하나가 빠져있단 말이죠. 설명은 잘 못하겠습니다. 스필버그의 파벨만스에는 있지만 놀란 영화에는 없는 것이랄까. 


+ 미드 이야기


블랙리스트

현재 시즌10으로 완결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하나씩 풀리고 있고요. 

지금까지 봐온 바로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파이널 시즌이 꽤 괜찮게 나와서 이대로 끝나는  게 새삼 아쉽기도 합니다만 시즌 10이라니.. 참 오래도 방영되긴 했네요. 시즌1에서의 제임스 스페이더 모습을 보면 보송보송하게 느껴질 정도이니 ㅎㅎ 


씰팀

시즌7 포스터가 진작에 나온 와중에 시즌6이 이제야!!!! 웨이브에 올라왔네요. 

달리세요. 최고의 밀리터리 미드.. 


개인적으로 다른 열중하는 일도 있었고, 영화는 잘 안봤고, 때문에 격조했네요. 

다시 자주 봬요들. 




    • 하지만 역시나 놀란과는 좀 안맞는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굉장히 뛰어난 테크니션인 건 알겠는데 결정적인 뭔가가 하나가 빠져있단 말이죠. 설명은 잘 못하겠습니다. 스필버그의 파벨만스에는 있지만 놀란 영화에는 없는 것이랄까.


      - 완전 동의합니다. 거죽은 신기해 한 번 정도 눈길은 주지만 보고 나면 이상하게 공허한 감독이 놀란입니다.

      말 잘 듣는 모범생의 한계를 이번에도 못 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음.. 그리고 만듦새에서 뭔가 자아도취가 느껴진달까요. 뽐낼만해서 뽐내는 건 알겠지만.. 

        • "놀란스러움"을 대개 의식하는 거 같죠. 주위에서 태클 걸 사람도 없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듯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에 아예 그 만듫새에 아무 느낌없었어요. 관성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 얼마 전 이동진 평론가의 오펜하이머 GV에 다녀왔더랬지요. 오펜하이머 이상의 위인급으로 칭송되는 아인슈타인을 등장시킨 것부터(원작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전기에 나온 대로는, 둘은 영화 속 묘사처럼 아는 사이이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 의도적 장치라고 했고, 특히 결말은 놀란의 창작이기에,  왜 그 장면을 굳이 결말에 다시 넣었을까 분석하더군요. 그 해설을 듣고(알쓸별잡 방송에 안 나온, 동진평론가가 놀란에게 했다는 질문 포함)나서, 놀란이란 사람은 평범한 사람의 기구한 사연이나, 불행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메멘토나, 덩케르크처럼 특정 상황에 놓인 개인의 사례가 나오긴 하는데...상당히 뛰어난 천재에 목매는 것 같다고 할까요. 저처럼 출신도 성장과정도 비범하지 않은 사람이, 로다주가 연기하는 스트로스에게 잠깐 이입되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 결말은 좋았습니다. 스트로스를 더 비참하게 만들긴 했지만요. 스트로스는 그저 평범 쪼잔한 인간에 그칠 뻔 했는데 로다주 연기가 캐릭터에 입체감을 잘 부여한 것 같아요. 로다주는 프랜차이즈로만 소비되기엔 아까운 배우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네요. 

        • 일반 관객이 이입하기 쉽게 아마데우스 대 살리에리 구도로 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다른 댓글에서 썼지만 킬리안 머피의 오펜하이머는 놀란의 해석과 연출의 결과물이면 로다주는 그걸 넘어서서 인물을 팔딱팔딱 살아 있게 했더군요
    • 저도 정말 세 시간이 후딱 간 느낌이었어요. 놀란의 영화 중 저도 제일 취향에 맞는 작품 같고 처음으로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고 나서 생긴 궁금한 점도 다시 확인하고 싶고요. 오랜만에 글 올리셨네요!

      • 시간이 잘 간건 맞는데 다시 볼 엄두는 안납니다ㅎ 사실 극장가서 본게 집에서 3시간을 집중해서 볼 자신이 없어서였거든요. 에궁
    • 블랙리스트는 첫 시즌 조금 보다가 저 또한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처럼 주인공 캐릭터에게 저주를 들이 붓는 사람이 될 것 같아서 얼른 접었습니다만. ㅋㅋ 그래도 잘 끌고 나가서 열 시즌이나 내놓고 아름다운 마무리까지 한다면 대단히 훌륭한 케이스로 기억되겠네요. 근데 그럼 이제 스페이더 영감님은 뭐하시나요... 하하.

      • 시즌 10만 따로 보셔도 괜찮을걸요? 저도 중간 두세 시즌 정도는 스킵했어요. 파이널 시즌의 주제는 아메리칸 모리아티의 범죄제국은 어떻게 구성됐고 해체되는가 입니다. 세계관의 디테일이 그럴듯한게 재밌어요.


        그쵸? 아름다운 마무리. 장기로 이어온 미드일수록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리울겁니다. 레드... ㅠ 메인 제작자이기도 했는데 정말 이제 뭐하려나요.
      • 주인공에게 저주를 들이 붓는 사람 여기 손......ㅋㅋㅋㅋㅋㅋㅋ

    • 저는 마찬가지의 감정을 스필버그에게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양반 영화는 단순하고 뻔하게 드러나는 '스필버그식' 그 무언가가 늘 저를 겸연쩍게 만들어요.


      파벨만스도 웨스트사이드스토리도 역시 같은 이유로 전 그닥....이었더랬죠. 놀란 영화는 저에게는 마블 영화의 실사판 같은 히어로물 느낌입니다. 열렬하게 추종하진 않지만요.

      • 무슨 말씀이신지 언뜻 알듯도요. 스필버그의 영화들을 충실히 보아온건 아닌데 제가 본 것중 뮌헨은 좀 예외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장르 특성때문일 수도 있지만. 얼마전 A.I를 다시 보았는데 또 폭풍 눈물을 ㅜ 큐브릭과 그 스필버그식이 좋은 합을 이룬 예가 되겠죠. 놀란 각본으로 스필버그가 찍는다면 어떤게 나올지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ㅎ
    • 저는 이번 놀란 영화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부분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아요. 놀란은 작품 전체의 목적으로 늘 지적유희를 잡고 다른 모든 것들을 조금 수단화시키는 느낌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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