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영국산 시골 스릴러, '사체의 증언' 잡담

 - 올해 나온 신작이군요. 에피소드 여섯개에 편당 45분 정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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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미스트리 오브 데스'가 아니라 '사체의 증언'이라고 번역 해 준 게 참 고맙달까요.)



 - 주인공 데이빗 헌터는 에... 정확한 명칭이 기억이 안 나는데;; 암튼 말하자면 사체 검시관입니다. 사실은 박사 학위에 대학 교수까지 하며 본격적으로 연구하던 사람이고 주 전공은 곤충이에요. 검시관의 기본 업무를 다 소화할 수 있으면서 거기에 덧붙여 사체 내부와 주변에서 발견되는 곤충들의 종류와 상태를 분석해서 죽음의 원인과 시기 등등을 밝혀내는 게 특기인 사람이죠.

 그런데 정확한 정황은 나오지 않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딸을 사고로 잃은 후 멘탈이 나가서 다 때려 치우고 일부러 시골 깡촌으로 굴러들어와서 동네 보건의, 그것도 보조 역할을 하며 살고 있구요.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걍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며 살고 있었는데... 당연히도 도입부에서 그 조그맣고 평화롭다 못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마을에 아주 화려하게 데코레이션 된 시체가 발견되구요. 그걸 수사하러 파견된 경찰은 어찌저찌 하다가 주인공의 정체(?)를 눈치 채고 협력을 요청합니다. 그래서 아악 나 이런 일 이제 하기 싫은데... 라며 마지못해 능력을 발휘하게 된 주인공의 딱하고 애잔한 상태와 더불어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벌한 막장 사건들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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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인공 데이빗 헌터님이십니다. 전투력 0. 그냥 과학 내지는 의학자에 가까운 캐릭터에요. 사실 당장 정신과로 달려가야 할 분이기도 하고...;)



 - 일단 원작이 있습니다. '데이빗 헌터 시리즈'라고 불리는 군요. 지금까지 책 여섯 권이 나와 있는 모양이고 이 드라마에서는 2권까지의 사건을 다룹니다. 런닝타임 관계상 좀 축약하는 방향으로 각색을 한 것 같지만 기본 골조는 거의 같은 듯 하구요. 암튼 그렇기 때문에... 요 시즌으로 완벽하게 끝내지 않습니다. ㅋㅋ 아니 뭐 2권까지 내용이니 사건 두 개는 완결을 짓습니다만. 그러고서 완벽하게 끝나는 척 하다가 막판에 뙇!! 하고 다음 시즌 떡밥을 던지며 끝나요. 그리고 다음 시즌은 아직 제작 확정이 안 된 모양이니 시청 여부 결정에 참고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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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혼자 살다 아무도 모르게 죽고 싶었던 주인공을 멱살 잡고 끌어내 버리는 형사님. 역시 낯이 익다 했더니 '레드 로즈' 나오셨군요.)



 - 할 말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벌써 이 말도 여러 번 했지만, 못 만들거나 재미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냥 그런 성격의 시리즈에요.

 그러니까 아픈 과거에 시달리는 불안정하고 처량한 인생이 강력한 사건들에 멱살 잡혀 끌려다니며 '으어어엉으으ㅜ아 나 이제 제발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라고 절규하는 류의 우울하고 다크한 수사물 시리즈이고 이게 영국산이란 말이죠.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선배 시리즈들이 여러 편 떠오릅니다.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영국 사람들이 이런 스토리를 좋아하나 봐요. 특히나 시골 내지는 영국 본토가 아닌 영국 근방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도 자주 보이고 이 드라마도 그렇구요.

 대체로 그런 선배 시리즈들의 길을 모범적으로 준수하게 잘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만 말 해도 사실 소감을 그만 적어 버려도 상관 없겠다는 기분이 듭니다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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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스릴러들에서 시골이 무시무시한 치외법권처럼 묘사되는 걸 보면 머리가 좀 복잡해집니다만. 일리가 아예 없는 건 또 아닌지라...)



 - 장점을 말하자면 일단 주인공의 특기가 되겠죠. 사체를 놓고 조사를 하는데 그게 조금 특이한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넘쳐 나는 장르에서 그 '조금 특이함'은 생각보다 많이 큰 장점이 되죠. 당연히 이런 주인공의 특기에 맞춰서 스토리상 제공되는(...) 사체들에는 다 특이한 점들이 있고. 그러면 주인공이 이제 전문 지식을 발휘해서 블라블라 뭐라고 설명하며 단서들을 제공하면 뭔가 개성 있으면서 되게 전문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고... 이런 식이에요.


 그리고 시즌 1의 두 가지 사건이 모두 시골 깡촌에서 벌어집니다. 첫 번째 사건도 완벽한 시골 깡촌 스릴러인데 두 번째 사건은 한 술 더 떠요. 상주하는 치안 요원도 없을 정도로 작은 낙도에서 펼쳐지거든요. 걍 동네 주민들이 알아서 살아가는 동네이고 경찰은 일 있을 때 본토에서 파견이나 오는 곳인데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주인공과 소수의 경찰들에게 적대적이며 마침 폭풍까지 찾아옵니다. 대충 그림이 보이시죠? ㅋㅋㅋ 그렇게 '시골은 지옥이다' 라는 컨셉을 잡고 두 사건이 전개 되는데 그런 폐쇄적 & 법 위의 동네 규칙이 존재하는 시골 공동체의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잘 묘사됩니다. 


 덧붙여서 고작 여섯 개 에피소드로 두 사건을 다루다 보니 사건 전개도 빠르구요. 거기에 살짝 막장 테이스트를 끼얹으니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첫 화 도입부의 살짝 느릿함만 흘러 보내고 나면 멱살 잡혀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달리게 되는 드라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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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한 명 없는 낙도에서 이렇게 생기신 분들이 째려보면 기분이... 뭐 이런 식으로 스릴과 압박감을 만들어냅니다.)



 - 단점을 말하자면... 앞서 말 했듯이 이것 비슷한 이야기, 영국산 우울 궁상 주인공의 변방 스릴러가 이미 몇 편 있었단 말이죠. 딱히 새로운 느낌이 없습니다. 맛은 좋은데 어디서 많이 겪어 본 맛이랄까요. 그리고 이 비슷한 이야기들 중에 이미 수작 내지는 임팩트 강한 작품으로 남은 것들도 적지 않다 보니 선배들을 확실히 넘어서는 인상 같은 건 없습니다. 컨셉이나 아이디어상으로는 대체로 무난한 가운데 완성도는 꽤 좋은 정도랄까요. 어떻게 보면 장점일 수도 있는데, 좀 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살짝 아쉬웠구요.


 사실 주인공의 능력이 그렇게 큰 일을 하지 않습니다. ㅋㅋ 주인공의 능력이 스토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결국 이 일에 발을 들여 놓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 정도구요. 이후 두 사건의 해결 과정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사건의 해결은 주인공의 그 곤충 어쩌고 분석과는 별개로 인물간의 드라마 전개에 의해 도출됩니다. 결국 주인공의 그 개성적인 특기는 이야기를 폼나게 꾸며 주는 토핑 정도랄까... 그 정도이고 실제 이야기의 흐름은 걍 시골 막장 스릴러에 맡겨지는 편이에요. 뭐 그게 나름 자연스러워서 나쁠 건 없지만, 암튼 훼이크가 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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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드라마들 특징 : 뉘신지 잘은 모르겠지만 암튼 임팩트 있는 노인 캐릭터가 나오면 거의 90% 이상의 확률로 그 동네 백전 노장 배우님이라는 것. 이 분이 '시드와 낸시'의 말콤 맥라렌 역할이었다니. ㅋㅋㅋㅋㅋ)



 - 대충 결론을 내자면요.

 영국맛 살인 수사극 좋아하시는 분. 특히 이 동네 시리즈 특유의 우울하고 구질구질한 톤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실만 합니다.

 뭐 기본적으로 웰메이드 스릴러라서 이런 범죄 수사극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기대치 적당히 두고서 한 번 시도해볼만 하겠구요.

 다만 뭔가... 뭔가뭔가 특별한 임팩트 같은 게 없다는 게 참 아쉽네요. ㅋㅋ 재밌게 봤지만, 그래도 그게 참 아쉽습니다. 

 네, 그러합니다.




 + 주인공 배우님을 분명히 어디서 봤다... 했는데. 제가 예전에 본 듣보 코믹 호러 '카크니즈 vs 좀비스'의 주인공 형제 중 한 명이었군요. ㅋㅋ '미스터 메르세스' 첫 시즌에서 사이코 살인마 역할도 잘 했구요. 차근차근 잘 성장 중이신 것 같아서 장하다는 기분이!!!

 그리고 두 번째 사건에 조연으로 나오는 여성분 역시 익숙해서 찾아보니 듣보 호러 '엑소시스트: 죽음의 가족'에서 주인공을 맡으셨던 분이었구요. 아시겠습니까 여러분. 듣보 B급 호러가 이렇게 많은 배우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는 것을!!! (쿨럭;)

    • 저는 언젠가부터 범죄시리즈를 안 보게 되었습니다.

      문제 있어보이는 형사, 우울한 배경, 찝찝한 뒷맛 등등 여러 이유가 있는거 같아요(그 중 최고는 매번 비슷한 인물들이 나와서랄까요…)

      그렇지만 이번 글도 너무 잘 읽었구요.

      요즘이 ott쪽 가뭄인지 새롭게 올라오는게 좀 뜸하네요(특히 영드쪽은 볼게 너무 없ㅜㅜ)
      • 맞아요 그 익숙하고 비슷한 맛. 그래서 잘 만들었네... 하면서 재밌게 보고도 소감을 정리하자니 살짝 시큰둥해지는 게 있더라구요. ㅋㅋ




        헐리웃 작가 & 배우 파업 영향도 좀 있지 않을까 싶구요. 그나마 파업이 봄부터 시작이라 지금은 좀 나은 편이고, 올 연말이나 내년 1년 동안은 정말 헐리웃 쪽 작품들은 기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제작자놈들아 제발 좀... ㅠㅜ

    • 어두침침한 범죄물에 전보다 손이 덜 가긴 하는데 영화라면 호흡이 짧으니 시도해볼만 하겠어요. 얼굴은 낯설지만 그 동네에서 베테랑인 배우 연기 보는 맛도 있고요. (다른 얘기인데) 티빙은 파라마운트를 밀고 있잖아요. 웨이브랑 합치면 어떨까 싶긴 한데 cj와 sk니 어려우려나요? (우리의 왓챠는 어떡하고!) 현재는 미국 ott 작품들이 우리나라 회사에 나뉘어서 조금씩 들어오는 형태인데 여러 회사의 작품을 중개해서 들여오는 회사나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 봅니다.
      • 사업 감각이 있으시군요!! 안 그래도 꾸준히 합병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ㅋㅋ 이번엔 꽤 성사 가능성 큰 것처럼 한참 연기 피우더니 엊그제 cj 쪽에서 '별로 안 하고 싶음' 이라고 선언했네요. sk 쪽은 얼른 해서 치우고(?) 싶은데 cj 쪽에선 좀 그냥 그런가봐요. 

        • 티빙 입장에선 굳이 웨이브와 손잡을 필요가 없어 보여요. 웨이브는 차라리 왓챠와 하는 게 어떨까 싶은데 sk 입장에선 부담일테고요. 위기의 x 시즌2나 내놓아 주었으면 하는데 안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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