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벤하이머' 열풍

처음에는 단순히 같은 날 동시개봉하는 소재/장르/톤이 완전히 대비되는 두 작품을 재미로 엮는 것으로 시작한 밈이었는데 시사회 후 두 작품 모두 평단/관객 양측에서 대호평이 나왔고 실제 개봉하자마자 오프닝 대박이 터졌습니다.
일단 '바비'는 북미 개봉 3일간 약 1억6천2백만불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역대 워너 배급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여성감독 단독 연출작 역대 1위입니다. 이미 마케팅 과정 포스터 카피문구에서 미리 다 눈치를 줬음에도 "금발 백인 선남선녀가 주연인 영화가 PC/페미일리가 없다(?)"며 애써 현실을 부정하며 보러간 사람들은 화를 내며 오프닝빨에 그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람 후 반응도 대부분 폭발적이고 최종성적 10억불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설레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펜하이머'는 같은 기간 약 8천만불을 벌며 북미 2위로 데뷔했는데 이는 인기 IP 배트맨이 원작인 다크나이트 두 편을 제외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리지널 각본 영화 중 필모 최고기록입니다. '바비'에 비하면 아쉽지만 러닝타임 3시간의 무겁고 진지한 흑백 분량도 상당한 R등급 영화라는 걸 고려하면 이것도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바비'와 동시개봉이 아니었다면 북미 오프닝 1억불도 가능했겠죠. 아직 한창 팬데믹 초기일 때 다소 무리하게 개봉을 밀어붙였다가 실패했던 전작 '테넷'으로 자존심을 구겼었는데 이번에 완벽하게 다시 부활하는 분위기네요.
재밌는 건 안좋게 헤어졌던 놀란의 전애인(?) 워너가 누가봐도 일부러 '오펜하이머'를 멕이려고 자신들의 여름 기대작인 '바비'를 같은 날 개봉시켰다는 것이 사람들의 합리적 의심인데 이게 밈으로 터져서 작품의 좋은 입소문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오히려 둘 다 잘 되고 있는 게 아이러니하네요 ㅋㅋㅋ 그런데 워너는 '플래시'가 역대급 흥행참패를 기록하며 2억불 손해를 본 상황이라 그냥 '바비'가 이렇게 대박나는 것에 어떻게든 감지덕지해야합니다.
둘 다 잘되서 (아직 바비는 못봤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네요. 그런데도 바비에 아득바득 혹평을 적으려는 사람들 보면... 참 왜 저러나 싶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별 2개 반을 줬던데(저는 이분 평 좋아하지만 안 맞는 것도 있는데, 그냥 영화로서 평가한 거라고 생각), 왓챠피디아에서 어떤 유저가 그걸 반페미니즘으로 악용하길래 보다 못한 평론가 본인이 직접 등판해서 맥이 안닿는 댓글을 적는다고 그런 사람들과 선을 그었죠. 그런 사람들은 거기에 안 그치고 이제는 11월 개봉예정인 더 마블스 예고편에도 일일이 기대안된다는 헛소리들을...(...)
어쨌든 오펜하이머는 기대중입니다. 바비도 조만간 봐야겠어요.
아 참고로 이번 여름 대전에서 플래시의 엄청난 부진은 주인공 배우가 사고친 문제가 제일 컸지만... 그래도 영화자체는 나름 준수했기에,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렇게 외면 당할 영화는 아니었는데.
저는 플래시 뭔가 재밌는 부분도 많지만 엉망인 부분도 많이 섞여있는 영화로 봤어요. 어쨌든 이렇게까지 망할 수준은 절대 아닌데 사실 에즈라 밀러 이슈만이 아니라 그동안 계속 무너져온 DCEU 브랜드에 대한 대중들의 외면과 곧 이어질 DCU 리부트 등의 문제가 더 컸던 것 같아요.
바비는 2시간 가량이지만 오펜하이머는 3시간짜리라서 중간에 밥먹고 두 영화를 나란히 보면 하루가 다 간다는 의미에서 바벤하이머 데이를 만들어서 친구들과 하루를 보내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는 8월 중순까지 바비가 흥행을 해야 제대로 된 바벤하이머 행사를 할 수 있을 텐데^^
현지에서는 실제로 바벤하이머 더블 피쳐 보는 걸 실천하는 관객들이 상당히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조롱이었던 모비우스와 달리 밈이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낸 케이스가 될 것 같습니다 ㅎㅎ
좀 사생팬 같지만...
7월 23일 로스앤젤레스 웨스트우드, 리전시 빌리지 시어터에서 [오펜하이머]를 관람한 후 바로 길을 건너서 리전시 브루인 시어터에서 [바비] 입장권을 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그 절친 로저 에이버리의 모습입니다.
재밌게도 두 사람이 [바비]를 본 리전시 브루인 시어터는 타란티노의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서]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한 샤론 테이트가 자신의 출연작 [The Wrecking Crew]를 감상했던 바로 그 극장이랍니다.
와!! 이거 좀 신기하네요 ㅋㅋ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바비랜드로도 해석할 수 있겠어요 ㅋㅋ 실제로 영화의 오프닝도 이와 비슷하고 ㅋㅋ
시사회로든 뭘로든 미리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보고 또 보는 걸까요. ㅋㅋㅋ 왠지 타란티노라면 일반 관객들과 함께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더 좋아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저도 타란티노가 이거 둘 다 봤다는 얘기는 어디서 들었는데 이 극장이었는 줄은 몰랐어요! 역시나 믿고보는 oldies님의 정보댓글입니다.
진짜... 요새 흥행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바비가 좀 밀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흥한 게 신기하고, 또 저게 오펜하이머랑 밈으로 엮이면서 아예 저 두 영화를 세트로 보는 밈까지 생겼다고 하니 이렇게 상부상조하는 영화들이 또 있을까 싶네요 ㅋㅋ (그 와중에 가운데 끼어서 흥행을 말아먹고 울고 있는 톰 크루즈...)
초기 흥행예측은 R등급에 3시간인 오펜하이머 보다 꾸준하게 바비가 더 높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터지는 건 정말 예상 못했네요. 미임파7은 작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듯한데 바벤하이머의 너무 높은 화제성 때문에 개봉 일주일 정도만에 완전히 묻히고 있네요. 작년 여름은 톰 크루즈의 위엄이었는데 말이죠 ㅠㅠ
둘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작품평도 좋아서 더 기분이 좋네요
잘만든 영화가 흥행하는건 언제나 즐거운일이죠
특히 바비는 만든다고 할때부터 망작같아 보여서 걱정 많이 했어요 ㅋ
저는 설마 거윅이 망작을 만들겠어? 했지만 소재가 정말 ???이었습니다 ㅋㅋㅋ
안 그래도 '바비' 흥행 성공 기사 보고 생각났던 사람이 LadyBird님... ㅋㅋㅋㅋ 그레타 거윅은 정말 승승장구네요. 대단합니다.
제가 거윅이라는 영화인의 열렬한 팬은 아니고 그냥 레이디버드만 최애인 것에 가깝지만 그래도 자랑스럽습니다 ㅋㅋㅋㅋ 거윅은 그냥 탄탄대로 거장의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