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다 봤습니다 (내용 누설 줄줄)

뜨개질 하느라고 요새 계속 뭔가를 보고 있는데 무늬 뜨기 들어가면 바늘을 보고 있어야 해서 계속 한국 작품들을 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끝나고 슈룹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슈룹 6화까지 -재벌집 막내아들- 슈룹 나머지 이렇게죠. 초반에 김혜수와 꽃왕자들 미모 말고는 별로 볼 것이 없는 것 같았거든요. 원래 퓨전 사극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요.

대비 김해숙, 중전 김혜수의 권력 싸움 이야깁니다. 누구를 다음 왕인 세자로 만들 것인가 하는 얘기.
슈룹이 우산의 우리말이라는데, 어머니로서의 중전이 자식들인 적통대군들을 우산처럼 지켜준다는 의미겠죠.

중전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고 제각각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아들은 그저 귀여운 말썽 수준이지만- 그래서 분량도 적죠- 어떤 아들은 세자 자리를 놓고 목숨까지 위험해지고요.
시어머니인 대비가 중전과 그 소생들을 마음에 안 들어하고 있어서 이 아들들을 지켜내야 합니다.

결국 악인은 물러나고 선한 사람들은 웃고 끝나요. 머리 가벼워지는 게 좋네요.

국밥집 첫째아들에 뒤통수 맞은 걸 생각하면 슈룹은 초반 떡밥들 잘 주워담고 마무리 잘 한 게 고마울 지경입니다.
관심도가 4-4-4-4-6-8 이런 식으로 점점 올라가더군요. 마지막회는 좀 뻔했지만 초반만 봐도 이 작품에서 획기적인 마무리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마무리에도 큰 불만 없고요. 무엇보다 재벌집 막내아들에 덴 게 있어서 ㅋㅋㅋㅋ

넷플릭스보다야 덜하지만 지상파만 벗어나도 연기 웬만큼 하는 낯선 얼굴들이 보입니다. 얼굴만 봐도 무슨 역일지 짐작되는 배우들이 워낙 많잖아요. 얼굴이 낯설어서 큰 역할 아닐 것 같았던 배우가 나중에 짠 하고 나타나서 흥미로워졌거든요.
김의성, 장현성 등 중견배우들이 역시 빤한 역을 맡긴 했지만 반전이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 다행이고요.

한복이 사람 얼굴을 살리는 건지, 한복 어울리는 청년들만 모아 놓은 건지, 그것도 아니면 유니폼이 미모를 살려주는 건지, 왕자들의 미모가 뛰어납니다. 다만 연기력이 좀... 그런데 이름값 하는 선배들이 잘 끌고가는 작품에서 이렇게 실력 쌓는 건 좋은 기회같아요. 분배가 적절합니다.

김혜수의 체격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군요. 중전의 아우라가 대단해요. 김해숙의 대비도 좋았지만 김혜수 아니면 훨씬 가벼운 드라마가 됐을 것 같아요. 워낙 어릴 때부터 보던 배우고 같이 나이들어서 저는 연륜이 주는 무게감은 잘 모르겠는데 자세가 바르고 체형이 좋으니까 왕자들의 진정한 보호자, 여왕처럼 보입니다.

대군만 다섯이고 원손까지 있는 중전의 자리, 아니 중전은 그렇다치고 세자의 자리를 흔든다는 게 말이 되나 싶지만 일단 믿어주고 시작하면 재미있어요. 일단 믿어주고 시작할 것이 좀 많긴 하지만요.
    • 김혜수 vs 김해숙 상황이로군요. 이름도 교묘하게 비슷합니다. 드라마는 어차피 안 볼 거라 내용을 더 상세하게 적어 주시지 그러셨어요. 글이 재미있습니다. 


      뜨개질은 중학교 때 좋아하는 분께 머플러 떠서 드리고 한 적이 없어요. 생산적인 활동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뜨개질하는 분을 가까이 하고 싶은데 왠지 침착해 보여서요.

      • 실은 더 상세하게 적었다가 뭔가 강약 없이 어느 부분은 길고 어느 부분은 막 건너 뛴 걸 발견하고 대폭 줄였습니다. ㅎㅎ

        전 손으로 꼼지락대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만들어 놓은 걸 보면 성질 급하고 덤벙대는 게 보여서 민망해요.
    • 안 봤지만 제 성향상 어차피 안 볼 드라마라 맘 편히 읽었습니다. ㅋㅋ




      제 지인들 중 역사과 출신 하나가 이 드라마 초반에 막 분노하는 글을 인스타에 계속 올리더라구요. 조선이 아니라 중국 궁궐스런 설정이나 전개들이 많다면서 짜증내던데 저야 뭐 아는 게 없어서 거들진 않았구요. 다만 '그런데 재미는 있어서 더 화 남.' 이라고 마무리하는 걸 보고 그래도 재미는 있게 만든 것 같으니 다행이다... 했죠. ㅋㅋ

      • 논란 탓인지 막화가 갑분김치였어요. 왕이 대비를 회상하는 씬이었는데 그 음식이 김치였던 데다가, 청국 사신들이 산해진미 중 유독 김치를 찾는다는 대사까지 나오더군요. ㅋㅋㅋ

        세자를 뽑겠다고 아들들을 경합시키는 걸로 오래 끄는 게 제 입장에선 제일 답답했어요. 대장금의 그늘은 넓고도 깁니다.
    • 조선궁중판 스카이캐슬이라니 줄거리만 듣는 것으로도 어질어질해서, 김혜수 나오는 작품 기대하고 있었는데


      슈룹성공해서 잘되었다는 생각에 축하해주고 싶은데, 저는 못보겠어요. 혜수씨,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있겠죠.





      • 스카이캐슬은 안 봤지만 슈룹은 왕자들은 곁다리고 대비 중전 정치 싸움이 관전포인트예요.
    •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는 형제살해의 풍습이 있는거보고 경악을. 우리나라에 이런거 있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싶었다죠

      • 그래도 그런가보다 하면서 살지 않았을까요. ㅋㅋㅋㅋ

        전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싶지 않아서 왕 될 마음도 없는지라 왕이 되고 싶어 하는 자의 깊은 뜻을 알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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