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히치콕<협박>/Vanishing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btv 무료 영화로 보면서 든 의문이, 고전 가르치는 교수로 나온 제레미 아이언스가 포르투갈 책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였습니다. 영화에서는 등장 인물이 죄다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쓰는 걸로 나옵니다. 고전 교수다 보니 라틴 어,희랍 어는 잘 알 거고 그러니 포르투갈 어 책도 펴자마자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설정일 수도 있지만 제가 이탈리아 어, 스페인 어보다 더 어렵게 생각하는 게 포르투갈 어라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원작 소설을 읽을 수 없으니 궁금하기만 합니다. 보니까 독일 어던데요.등장 인물 보면 포르투갈 여성을 프랑스 배우 멜라니 로랑이 연기하고 더 나이든 모습은 스웨덴 배우 레나 올린이. 역시 포르투갈 인으로 나온 잭 휴스턴은 존 휴스턴 손자로 이 집안이 4대 째 배우 집안인데 아마 앤드류 가필드처럼 영국에서 크던가 했을 겁니다.
저는 제레미 아이언스가 읽는 책 구절이 젊을 때면 늘어놓는 개똥철학같아 그게 나이 지긋한 남자의 내면을 흔든다는 게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감독이 빌 어거스트입니다. 칠레 군부독재와 민주화 운동도 나오는 <영혼의 집>감독이고 아이언스와는 두 번째로 일하는 것이고 살라자르 독재 시절 맞섰던 학생 민주화 운동이 배경이네요.
왓챠에 히치콕 초기 흑백영화가 많아 놀랐습니다. 1929년 작 <협박>은 틀고 한 7분 넘게 소리가 안 나요. 뭐 이상있나 했는데 원래 무성영화로 찍던 거 유성 영화로 전환해서 그렇다네요. 히치콕은 관객에게 볼 거리를 제공할 줄 압니다. 대영 박물관 무대로 벌어지는 추격전은 <미션 임파서블6>에서 탐 크루즈가 테이트 모던 옥상까지 갔던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후대의 드 팔마, 스필버그도 히치콕에게서 많이 배웠겠죠.






살인 장면을 커튼의 흔들림과 칼을 쥐는 손으로 보여 줍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난 후 길거리를 헤매는 범인의 불안한 심리도 잘 살렸고요.
범죄를 저지른 금발 미녀, 오인된 남자, 카메오로 등장하는 히치콕 등등 히치콕 영화 특징은 이미 다 드러나 있습니다. 확실히 히치콕은 음습합니다. <사이코>, <프렌지>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1926년 작 <the lodger>,<자메이카 여인숙>은 왓챠에 없네요.

<Vanishing>은 국내에 미국판 리메이크로 알려져 있을 겁니다. 1993년 키퍼 서덜랜드, 산드라 블록 나온 리메이크가 국내에 잠깐 개봉되었고 나중에 tv에서도 방영되었거든요.
그 원본인 1988년 작은 네덜란드, 프랑스 합작 영화로 프랑스 어가 주로 쓰입니다. 감독도 네덜란드 인이고 원작 소설도 네덜란드 작가의 것.
애인이 실종되어 찾아 다니는 남자가 결국 범인을 만나고 그 범인이 애인을 납치해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체험하게 해 줍니다. 남주가 자신이 황금 계란 안에 갇히는 악몽을 얘기한 것이 복선이 됩니다.
범인은 그냥 가정있고 평범한 남자지만 자신이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면 나쁜 일도 저지를 수 있음을 알고 그걸 실행에 옮기는 사람입니다. 별장에 온갖 준비를 다 해 놓고 살죠. 아내와 딸은 바람피우는 게 아닌가 의심하고요. 주유소에서 젊은 여자를 꼬셔다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폭력이 없습니다. 노출도 없고 피 한 방울, 비명도 없어요. 범행 장면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는 명목 하에 길게 끌고 가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오싹합니다. 그래서 스탠리 큐브릭같은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영화라고 한 거 같네요. <아이즈 와이드 셧>의 오싹했던 면을 생각하면요. 감독이 미국판 리메이크도 만드는데 결말을 바꾸면서 싱거워진 듯 합니다.
산드라 블록은 이 영화말고 그 이후에 개봉된 <스피드>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죠.
묘하게 유툽에 협박은 없는데 <the lodger>,<자메이카 여인숙> 다 있군요.
<자메이카 여인숙>은 오래전에 영상자료원에서 보았는데요.
미국 가기 전 마지막 영화일 거여요.
당시 스타였던 챨스 로튼 때문에 히치콕이 완벽한 예술적 통제를 못했다고 해요.
그래도 몇몇 장면은 무시무시하고 스릴 넘쳐요. 추천 드려요.
뭔가 재미있어 보여서 제인 시모어 버전도 보고 BBC 라디오 극장도 들었는데 다음에는 책을 도전해 볼까요
번역 단편집으로 읽었는데 왜 이작품 밖에 내용이 기억이 안날까. 지금 검색하니 8편이나 실려 있었는데
앤 헤서웨이 나온 my cousin Rachel 도 이 작가 것
나머지 언급된 영화 두편도 극장에서 보았는데 원작자가 같다는건 오늘 처음 알았네요.
<레베카>는 내일 아트나인에서 한번 더 볼까 생각 중인데, 꿈에 '댄버스 부인' 나올까봐
망설이고 있어요. 항상 좋은 글, 그리고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흑백에 고딕, 기괴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데이비드 린의 <올리버 트위스트>가 생각이나네요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