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뜬금없이, ' 그녀는 요술쟁이(2005)'

쿠팡플레이에 있길래 중간은 하겠다 싶어서 봤어요.
배부르고 등 따신 소리 하는 미국 시트콤을 좋아합니다. 사브리나, 홈 임프루브먼트(아빠 뭐 하세요: 워낙 아는 사람이 없어서 원제로 씁니다;;), 아내는 요술쟁이, 아빠는 멋쟁이 이런 것들이요. 딱 디즈니 느낌인데 디즈니 애니는 싫어해요. 저한테는 둘 사이에 좁고 깊은 강이 흐릅니다.
딱 그 맥락에서 편하게 볼 것 같아서 열었는데...아이고...

감독은 노라 에프론. 웬만한 연애 이야기에는 꿈쩍 안 하지만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는 꽤 좋아합니다. 그 뒤로 나온 작품은 비슷하지만 어떤 날카로움이 빠져있어요. 노라 에프론 감독이나 각본이든 아니면 그 비슷한 다른 사람 작품이든간에요.



고만고만한 로맨틱 코메디의 완전한 끝물로 나온 작품 같아요.
니콜 키드먼이 맥 라이언을 연기하는 기분입니다. 니콜 키드먼은 공식 미녀입니다만 맥 라이언보다는 덜 달콤하고 덜 산뜻하죠.
이런 영화는 맥 라이언용 같아요. 한국 여자 아이돌들이 주로 어필하는 그런 매력을 금발 서양인 여자가 뿜어내는 건 별로 못 봤습니다.
니콜 키드먼 잘못은 아니고 딱히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닐 거예요 아마. 그런 내용으로 그런 연기를 하는 맥 라이언을 워낙 많이 본 것 뿐이죠. 샐리 역을 니콜 키드먼이 했다면 후속작들에 내내 나왔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잘못이 아니라면서 내내 배우 얘길 쓰게 되는 건 이런 영화들이 원우먼쇼니까 그렇습니다.

배부르고 등 따신 사람들 나오는, 화면 예쁘고 착한 얘기를 꽤 오랜 만에 보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네...음...이런 기분으로 봤어요.

시종 사탕과자색 니트를 입고 나오는 금발의 니콜 키드먼은 인간 사탕처럼 예쁩니다만, 그게 답니다. 

미국 호시절 시트콤 느낌이 아니라 예전 디즈니 애니 느낌이에요. 

저도 어릴 때 ' 아내는 요술쟁이' 를 꽤 재미있게 봤었는데 미국인들에게는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급으로 공통 정서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요.
리메이크하면 화제가 될 쇼가 뭐 있을까요. 하이킥? 전 얼마 전에 유투브 축약본으로 본 게 전부지만 모두가 그 얘기만 했던 것 같은 기억은 있어요.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 시계 리메이크 얘기도 많이 들었고요.

    • 망했다는 사실밖에는 기억이 없네요. 키드먼 영화가 망한 게 한 두 편 있는 것도 아니고요
      • 키드먼 주연작이 망한 건 별 관심 없고 망해도 이상하진 않아요. ㅋㅋㅋ

        배우 얘길 많이 썼지만 관심은 감독쪽에 있습니다. 계속 실망을 시킨다면 나한테는 아닌 건데 첫인상이 워낙 좋았으면 기대를 못 버리겠더군요.
        • 저는 솔직히 노라 에프론이 감독한 줄도 몰랐어요. 그만큼이나 사람들이 기억도 못 하는 영화인 듯. 망해도 재평가되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건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키드먼은 국밥과 계란말이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말아 드시는 거 좋아하는 거 같아서 ㅋ ㅋ  니콜 키드먼 영화는 망하는 게 굉장히 익숙하게 들려요  Queen of desert가 하는 키드먼 나온 영화는 36m 들여 수익이 2m일 정도로 처참히 망했네요




          https://en.m.wikipedia.org/wiki/Queen_of_the_Desert_(film)


            재작년에인가 유튜브에서 무료 영화 푼 거 중에 키드먼 영화가 다섯 편 정도 있는 거 보고 어지간히 망작 많이 찍었구나 싶었어요. 


          저 노라 에프론 책도 사서 읽었는데 진짜 노라 에프론이 이 망작 감독한 줄은 몰랐네요.  에프론도 이 영화는 자기 필모에서 그닥 언급하고 싶지 않을 듯


          에프론과 멕 라이언은 비즈니스 관계같고 <유브 갓 메일>도 탐 행크스가 라이언 추천했던 거더군요.




          멕 라이언 흉내낸 여배우들 많죠. 그 쎄 보이는 애슐리 저드가 똥배까지 보여 주며 <썸원 라이크 유>나왔죠

    • 영화는 안 봤는데요. 짤들 찾아보니 말씀대로 '이게 왜 안 멕 라이언요?' 라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니콜 키드먼 비주얼이 딱히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닌데 계속 멕 라이언 버전을 상상하게 되는. 노라 에프런 & 멕 라이언 조합이 그만큼 훌륭했던 것인가 아니면 그냥 리즈 시절 멕 라이언의 로맨틱 & 러블리 포스가 그만큼 강력했던 것인가... 이런 뻘 의문이 듭니다. ㅋㅋ




      근데 사실 저 노라 에프런 영화들 중에 제대로 본 게 별로 없어요.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는 여러 번 볼 정도로 좋아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다른 영화들엔 손이 안 가던. 심지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도 케이블에서 잠깐 잠깐 본 것 밖에 없는 인간입니다. OTT에 있던데 이제라도 볼까요... =ㅅ=

      • 자꾸 혼동하게 되는 게 해리 샐리는 에프론이 각본만 쓴 거 아닌가요?


        멕 라이언은 좀 신경질적인 게 얼굴에 느껴져서 심각한 역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프렌치 키스>에서 치즈 먹는 장면에서 귀척쩐다 싶었고 본인도 자신이 성공한 영화의 연기를 자기복제하는 거 같았어요  <탑 건>에서 나왔을 때랑 비슷한 연기 방식을 계속 가져간 듯

        • 아 그렇죠 로브 라이너. ㅋㅋㅋㅋ 뭔가 노라 에프런이 '브랜드' 느낌이 강해져서 헷갈립니다.



          멕 라이언도 나중엔 나름 심각한 영화, 어두운 역할 좀 해가며 영역 확장을 시도했지만 아시다시피 잘 안 됐죠. 연기력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워낙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콘이었다 보니 대중들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도 컸다고 생각해요. 로맨스계의 슈퍼맨 아니었습니까. ㅋㅋ
          • <인 더 컷>에서는 좋았습니다. 니콜 키드먼이 주연 포기하고 제작만 한 건데 오히려 멕 라이언이라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캠피온 감독작 중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저도 꽤 좋아하는 영화인데 그 다음 작품들은 내내 그냥 그랬습니다. 단순히 자기 복제 차원에서가 아니라 일련의 작품들을 순서 바꿔도 해리 샐리가 발군이었을 것 같아요. 각본가와 감독의 차이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각본 자체에 걸겠어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도 딱히 권해드리고 싶진 않고요. 일련의 로맨틱 코메디들은 죄다 ' 사랑한대. 얼마나 낭만적이니♡' 이런 느낌이 다였거든요.

        로맨틱 코메디에서 대단한 성찰을 찾는 것도 아니고, 보여준다 해도 어차피 제가 졸고 앉았겠지만ㅋㅋㅋㅋ 진짜 연애처럼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 근데 사실 그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 각본은 또 '애니홀'을 지나치게 참고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죠. 정말로 기둥 스토리만 떼어 놓고 보면 격하게 닮은 게 사실이기도 하구요. 비슷한 이야기여도 톤이 워낙 달라서 전 그냥 두 영화 다 좋아하긴 합니다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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