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머 필름을 타고![약간의 스포일러]

중고등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그저 영화가 좋아서 친구들을 모아 영화를 찍기 시작한 풋풋한 청춘이 거장 감독이 된다는 이야기의 현대 버전입니다. 이런 영화가 꽤 많을텐데 제가 당장 생각나는 것은 아네스 바르다가 남편인 자크 드미의 어린시절을 재현한 낭크의 자코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2020년 영화 속 감독들이 소녀들이라는 점입니다. 오글거리를 로맨스 영화의 주연이자 감독으로 동아리를 이끄는 카린은 긴 곱슬머리고, 사무라이 영화가 너무 좋아서 빈 봉고차를 스크린룸으로 쓰면서 감독을 꿈꾸는 맨발은 숏컷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둘 다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서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능력자들입니다. 둘 다 자기 영화의 주연 남자 배우들과 사귄다는 공통점도 있군요.


과거의 영화에서라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로맨스를 찍는 카린은 공정한 동아리 투표로 선정된 자기 프로젝트를 무시하고 무협물을 찍는 맨발을 구박해야 하건만, 자기를 도와준 맨발이 어려움에 처하자 빚은 꼭 갚는다며 선뜻 도움을 주는 쿨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비주얼상으로도 카린이 이라이자라면 맨발이 캔디인 그림이 딱 나오기는 하는데;;;;) 결국 로맨스와 사무라이 영화 동아리 그룹은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하나로 섞입니다.


이 두 그룹의 협력에 비해서 미래에서 왔다는 남주의 서브 플롯은 그냥 그렇고요. 제가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역사를 잘 알면 맨발의 장광설에 더 공감이 될 텐데, 구로자와 아키라가 감독한 토시로 미후네 영화들 몇편 외에는 아는게 없군요. 전 자토이치도 2003년 리메이크 판 밖에 못 보았어요.


여름방학을 빌어서 꿈꾸던 영화를 찍는 청춘의 귀여운 묘사가 영화 속 이야기일 뿐 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씩씩한 소녀들이 미래의 명감독이 될 것을 생각하면 제가 다 뿌듯합니다.  

    • 여름과 청춘과 영화에 대한 영화라니 리뷰만 읽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낭크 → 낭트)

    • 이 영화가 그렇게 청춘이라는데 요새 영화관 가기가 영 무서워서 vod를 기다리고 있어요.
    • '약간의 스포일러' 라는 표현 때문에 곁눈질로(??) 대충 읽었습니다만. 그러고 나서 영화 기본 정보를 보니 바로 장르에 'SF'라고 박혀 있... ㅋㅋㅋ




      암튼 대략 어떤 영화인지 분위기가 짐작이 되는데, 저도 재밌게 볼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만.


      저도 부기우기님처럼 일단 vod를... 하하. 일본 영화들은 또 금방 들어오더라구요. =ㅅ=

    • 청춘영화의 활기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어찌보면 고전적 소재인 "우당탕탕 영화제작기"의 소재가 아주 상큼하더군요.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로맨틱한 sf 설정도 귀여웠어요. 이렇게 영화 만드는 영화는 일단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ㅠㅠ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생각도 좀 나더라구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4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4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8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5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