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저는 돈 없는 이런 사람들이 좋습니다.

http://bo-da.net/525?category=9

 

사이
아방가르드 개론 제 1장
[아방가르드 개론 제 1장]
(2007/복돌이레코드)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발전과 필연적인 환경파괴는 자연과 농촌, 농업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처럼 개발과 소비를 반복하는 성장위주의 패러다임이 계속된다면 이 지구위의 모든 영화(榮華)는 한 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자멸하고 말 것이다. 소농 중심의 경제 재편과 채식, 가난한 삶이 대안이라 강조하는 생태주의자들의 주장은 그러므로 전적으로 타당하다. 이러한 주장이 한국에서는 녹색평론과 생협을 중심으로 한 생태주의 운동 그룹들을 통해 확산되고는 있지만 대중음악으로 표현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민중가요 진영의 뮤지션 박창근이 채식과 영성을 노래한 것이 아마도 드문 예일 것이다.

여기에 한 장의 음반을 더한 뮤지션 사이가 있다. 그 자신이 홍대 앞에서 활동하다 경남 산청으로 귀농한 사이는 도시에서 녹색의 삶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농촌에서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이다. 그가 2007년 말에 내놓은 음반 [아방가르드]는 이러한 삶에 대한 유쾌한 기록이다. 전북여성농민노래패 청보리사랑 정도를 제외하면 농민의 삶을 다룬 노래가 전무한 상황에서 그는 스스로 선택한 소수자의 삶을 스스로 쓴 노랫말과 멜로디로 경쾌하게 노래하고 있다. 삶의 태도는 진보성을 유지하면서도 음악적으로는 선언하거나 계도하는 민중가요의 어법을 빌리지 않은 그의 노래는 자본주의의 미친 속도에서 스스로 내려온 이답게 일견 게으르고 나태하다. 그러나 그 게으름과 유머야말로 자본주의에 본질적으로 반하는 것이며 우리를 구원할 대안이라는 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이 한곡의 음악을 통해 우리는 진정성이라는 말 대신 대안적인 태도와 방식의 가치를 확인하며 진보적 음악의 진화를 목도한다. (서정민갑/보다)

 

사람들은 도대체 나를 믿지 않아

돈 없어도 시골에서 팔자가 늘어지는 걸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고 전기세 1천600원

텔레비전 핸드폰 세탁기 냉장고 없어도 좋아

농사로 돈을 벌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

그냥 줄이고 덜 쓰고 가난해도 괜찮을 걸

아이가 태어나도 학교엔 안 보낼 거야

나랑 같이 밭일하고 밴드하고 또 산책하고

<사이 - 아방가르드 개론 1장 中>

 

http://www.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386

 

이런 인터뷰 기사도 있고요.

 

이분의 다른 곡 '달콤함이 있다면 이런 것'이란 노래를 후배가 소개시켜줘서 알게 되었는데 참 좋더라고요.

이런 마음으로 이런 노래를 하고 이런 삶을 사는게 보기 참 좋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도 이분처럼 덜 벌고, 덜 쓰고, 더 나누고 살며 싶거든요.

 

하지만 저는 예술적인 능력도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려면 시골에서 말이죠 손재주라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최근에 <그린버그>라는 영화도

봤는데 목공일이라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목수, 미장이 이런 거. 내가 만들거 만들어 쓰고 여유있으면 남들한테도 만들어주고.

 

'달콤함이 있다면 이런 것'의 가사는 이래요.

 

도봉구 쌍문시장 '고쉬제과점'에 가면
팥빙수가 단돈 이천 원
시럽은 빼달라고 말할 줄 아는 그 입술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새벽에 일어나 텃밭에 가서
대충 일하고 과꽃 옆에서 도시락을 까먹네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따라주는 눈동자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인도에서 돌아온 당신의 편지
빅뱅 이론을 뒷받침할 중요한 증거
그리고 내가 네이버를 뒤져 만든 두부탕수육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아침에 콩밭 메고 냇물에 목욕한 뒤
빛나는 식탁과 노래와 태극권
보름달 아래 다랑이논 옆에서 나누던 키스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50만원 낡은 트럭에 이삿짐을 가득 싣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타이어에 펑크
겨우 도착한 우리 집은 한쪽 벽이 무너져내린 집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나무 부스러기 줏어모아 아궁이에 불을 때고
가마솥에 물을 퍼서 한 대야로
세수하고 머리 감고 발을 씻고 빨래까지 다하네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삽질과 괭이질로 어깨는 벌어지고
쑥과 쇠뜨기 골라내며 인내심을 배우네
감자 고구마 상추 시금치 고추 참깨 들깨 콩
옥수수 파 토마토 가지 쑥갓 우엉 아욱 당근 수박 호박 열무 양배추 그리고
우리 두 사람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지

 

    • 돈이 조금 있는 사람이지 없는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 자두맛사탕/ 본인이 가사도 직접 '돈 없는'이라고 했고... 다들 표현으론 돈 적게가지고 사는걸 돈 없이 산다고 하지 않나요. 웃자고 하신 말씀인데 제가 너무 진지한건지 몰라도....
    • 저는 돈 잘 버는 사람보다는
      같은 액수의 돈이라도
      그 돈을 더 알차게 쓰시는 분이
      더 정감이 가더라구요 ^^
      그런면에 있어서 저는 완전 능력 제로 -_-..
    • 골라낸 쑥은 설탕절임해두고 쇠뜨기로는 천에 연둣빛도 물들이죠.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 거죠.:)

      wonderyears님의 댓글이나 이런 글을 읽으면 마음에 기스났던 것들이 살며시 가라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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