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이 언급되는 외신의 평가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히치콕 영화에 대해서는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 나중에 외신 기자들 인터뷰 할때 여러 명이 그런 지적을 하길래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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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성일 평론가가 감독의 언론 인터뷰를 너무 다 믿진 말라고 했는데 그게 참이란 걸 이제 알겠습니다ㅋ 박찬욱 감독이 당연히 작품 만들면서 '히치콕.... 히치콕... 너무나 위대한 감독이시여...!!' 하고 의식하진 않았겠죠. 저런 질문은 [밀정]을 만든 김지운에게 장 피에르 멜빌을 의식했냐고 물어봐도 똑같은 대답이 나올 거에요. 아예 대놓고 걸작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인데 어떻게 "네! 의식했습니다!! 좀 티나죠...헤헤" 하는 답을 하겠어요. 아무리 잘 대답해도 '참조했다' 정도의 대답밖에 못할 질문인데.
다만 그의 답변이 흥미로운 건 자기가 교과서처럼 삼고 공부를 하다보니 이번 작품을 만들 때 아예 의식도 못했다고 하는 부분입니다. 어떤 작품을 너무 좋아하면 정말 자기것이 되어버리기도 하나봐요. 그 재료를 쓰면서 그걸 오마쥬나 인용으로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요. 하기사 히치콕 정도면 따로 본을 뜬다기보다는 스릴러의 작법처럼 봐야할테니 그럴지도요.
요컨대 걸작의 재료와 방법론은 이제 모두 다 나와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부분적으로 훔쳐서 자신의 세계를 조립하는데 쓸 것이냐. 이에 대한 대답을 감독들은 절대 지워지지않는 자신만의 인장을 녹여서 새로 만드는 것으로 하나봅니다. 아마 히치콕 감독이 봤다면 굉장히 흐뭇해했을 것 같긴 합니다. 변태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