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인류애를 조금 더 사라지게 만든 넷플 다큐

최근 올라온 <사진 속의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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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80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도로에서 한 금발의 젊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됩니다.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당연히 정황상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였지만 검사를 해보니 차사고를 당한 환자들과는 다른 종류의 치명적인 여러 상처들이 발견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토냐 휴스'로 밝혀졌고 나이가 훨씬 많은 남편과 갓 두살난 아들이 있었습니다.



토냐의 직장동료들은 그녀의 친가족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집에 연락을 해봤는데 전화를 받은 '토냐 휴스'의 친어머니는 자기 딸 토냐는 아주 어릴 때 사망했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영화는 나머지 러닝타임 동안 과연 이 여성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밝혀나가게 됩니다. 



초반에 암시되는 대략적인 사실들만으로도 이미 대략 감이 온 분들도 많으실테고 충분히 충격적인데 한꺼풀씩 더 벗겨질 때마다 그 내막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고 충격이 배로 늘어납니다. 저도 이런 실제 사건 소재의 범죄 다큐멘터리들을 워낙 많이 봐서 이제 어지간하면 그러려니 하게됐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보니 또 아니더군요. 이 사건을 오랫동안 수사해온 전직 FBI 수사관이 출연해서 직접 말하는데 "이미 끔찍한 이 사건은 앞으로 더욱 나빠집니다."  



마치 미스테리 스릴러 극영화를 보는 것 같은 전개가 아주 흥미진진한데 찾아보니 같은 넷플의 <위험한 이웃>을 연출했던 감독이었더군요. 이 작품도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솔직히 이번 <사진 속의 소녀>가 더 심합니다....



마지막에 그나마 아주 작은 위안과 희망을 안겨주는 면도 있고 완성도 자체는 훌륭하지만 소재가 워낙 충격적이고 진상이 밝혀질수록 암울하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은 못 드리겠네요. 감상하실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이런 사건을 접하게 되면 내 안의 인류애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걸 느낍니다.

    • 핫 저 이거 오늘 커튼 다 쳐놓고 볼 생각이었는데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군요.
      • 같은 사람에게 가장 최악의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되새기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 저도 어제 자동재생 소개 영상만 보고 언젠간 봐야겠네...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더욱 보고 싶어.... 지는 게 건전한 반응인지 모르겠네요. ㅋㅋ

      • 이런 컨텐츠가 더 궁금하고 끌리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니겠습니까 ㅎㅎ 저도 추천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영업글을 쓴 것 같네요. 근데 정말 겹겹이 밝혀지는 진상을 지켜보는 과정이 흥미롭긴 합니다. 그냥 극영화였어도 참 암울했을 이야기인데 실화인 것이 문제죠.

    • 요즘 이런 이야기가 보기 두려운데... 추천해주시니 봐야겠습니다

      • 기꺼이 추천하긴 꺼려지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사건에 대해 알게되고 기억하는 것이 피해자를 위로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끝까지 보면 그것이 의도였던 것 같기도 하고

    • 추천 감사드립니다. 작년인가, 남편이 아내와 아이들까지 살해한 실화를 넷플릭스에서 보고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는데, 그 다큐가 생각이 나네요.  - american murder라는 제목이었어요. 


      범죄물은 왜 이렇게 자꾸  보고 싶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 자극적인 이야기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이렇게 극영화, 다큐멘터리, TV/웹 시리즈를 가리지 않고 범죄 실화 컨텐츠들이 난무하는 거겠죠.

    • 안볼께요 귀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류애를 유지하시게 됐군요. 다행입니다.

    • 글 읽자 바로 봤습니다. 저 아이의 삶이 너무 기구해서 가슴이 찢어지네요. 분노와 절망적인 감정은 말할것도 없고...감정소모가 큰탓인지 잠이 쏟아져서 거의 4시간을 내리 자다 왔네요. 엄마가 된후 쫄보가 돼서 이런 다큐는 피하는 편인데 보고난후 후회는 없지만 역시 한동안은 가벼운것만 봐야겠습니다.

      티거무비와 피터래빗 박스셋 대기중...



      아래부터는 결말 스포라 보실분들은 읽지 마시길..






      그 스트리퍼 동료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되더군요.

      엄마가 경찰에 신고했다는 부분도 그렇고 아예 찾아볼 생각이나 했는지 의심이 가요. 친부와 손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것 같긴 했지만 친부도 사실

      아이를 찾아볼 생각이나 행동은 전혀 없던것 아닌가요? 너무 친부에게만 관대한 연출에 의아했어요. 물론 전쟁트라우마로 어린 나이에 직업도 없이 부모님집에 얹혀 사는 처지에 아이셋을 한꺼번에 입양하던지 포기하던지 해야하는 부담스런 상황이 이해가 안가는것은 아니지만.. .정말 한번이라도 제대로된 실종 신고 절차만 이뤄졌더라도 상황이 그렇게 까진 안흘렀을텐데..라는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 지더군요.
      • 그 친부는 납치 당했을 당시 따로 살았고 보호자도 아니었고 아마 그 소식 자체도 엄청 늦게 듣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친모의 초기대응이 제가 보기에도 제일 문제가 있었지만 솔직히 저는 이런 사건에서 결국은 다 피해자라고 보고 뭐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악마같은 놈이 애초에 없었으면 되는 일인데 에휴...

    • 보지말 걸 그랬어요. 마지막에 뭔가 남은 사람들끼리 위로를 하려 애쓰는데 부질없게만 느껴졌고요. 오로지 순전한 분노만 차오르네요.
      • 산채로 갈아버려도 모자랄 저런 놈들 때문에 정상적인 삶의 기회를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박탈당하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잠을 설칠 정도입니다.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 다 보고나서 고등학교 시절 괴롭힘을 당하며 힘들게 지냈다는 친구에게 매일 쪽지 남겨주면서 해줬다는 얘기들을 되새기니 안타까움과 동시에 존경심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본인도 얼마나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을텐데 그런 와중에 남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니.. 마지막까지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도 아들 때문이었는데 묘비에 새긴 문구처럼 헌신적인 친구이자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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