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모험 시즌1 (1984/영드)

요즘 자기 전에 외국어로 된 영상 하나씩 봅니다. 본다기보다 틀어놓으면 잠이 솔솔 와서 한 10분 보다 잠들죠.

이런 유명한 작품들은 이미 어느 정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 마련일 텐데 아쉽게도 저는 홈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홈즈를 처음 본 게 코난 도일의 홈즈 시리즈에서가 아니라 르블랑의 ' 기암성' 에서였거든요. 나쁜 인상은 깊게 남았는데 자세한 기억은 없고 홈즈가 꽤 오지랖이 넓었던 것만 기억납니다. 결정타를 날리긴 하지만 이건 스포일러라 생략. 뭐 다 아시겠지만요. ㅋㅋㅋ

하여 그냥 클릭하기 좋은 위치에 썸네일이 떠서 보기 시작했는데 상상했던 홈즈 이미지하고 꽤 잘 맞는 겁니다.
제가 가진 홈즈 이미지도 정통파들하고는 좀 다를 거예요. 기암성에서 받은 인상+나중에 읽은 홈즈 시리즈 속 삽화+컴버배치가 연기한 셜록이 만든 거죠.
차갑고 뒤틀린 천재.
제 상상보다는 체구가 좀 작은 느낌이지만 살이 별로 없는 얼굴과 유난히 얇은 입술이 그냥 봐도 까탈스러운 인상입니다. 잘 보면 입술을 일부러 얇아보이게 분장했더군요.
이 분 말고 다른 사람이 연기한 홈즈를 몇 편 봤는데 별 인상을 못 받았어요. 이 시리즈는홈즈라는 인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처음엔 수면제 삼아 열어봤다가 결국 맨정신을 할애했다는 이야기예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 소설 속 대사와 행동들이 비교적 잘 재현되어있고요.

80년대 시리즈라서 화면비와 화질 둘 다 문제인데도 돈을 켜켜이 바른 티가 나요.
와 늬들은 조상이 노략질 열심히 해놔서 행복하겠다 ♡ <- 뭐 이런, 영드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또 들더군요.
홈즈 시리즈를 편하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적어도 제가 읽은 80년대 번역본에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이 그대로 나왔었거든요. 원전이 나온 시대 영국과 그것이 번역된 80년대의 한국을 생각하면 당연한 얘기죠.

가끔 연기가 뜨악스런 분들이 나오는데 80년대적 연기인지 개인의 문제인지는 모르겠고요. 외국어 영상물에서 연기가 어색하다고 느끼는 일은 별로 없거든요.

셜록 홈즈 팬들은 당연히 보셨겠고, 오래 된 시리즈라 딱히 권하긴 그렇군요.
아무튼 재미있게 봤습니다.
    • 1985년도에 제작된 피라미드의 공포(셜록홈즈의 고딩때)를 1989년 중학생때 전교생이 중간인지 기말고사 끝나고 단체 관람했어요.


      넘나 감명깊게 봐서- 홈즈의 외모는 여중생 맘에 사모하는 맘을 불러일으킴- 


      지금 다시 찾아보니 홈즈는 제 상상속의 그 홈즈 외모가 아니네요 뭐지?



      • 지금 찾아보고 왔는데 홈즈와 왓슨이 론과 해리포터 다른 나라 버전 같네요. 좋게 보자면 홈즈 얼굴이 황미나 만화 캐릭터 비슷합니다.






        트레일러가 분명히 있었는데 피씨 버전으로 바꾸니까 안 보이네요. 왜지...

      • 그 영화 저는 중딩때 봤습니다. 홈즈역 맡은 배우 외모는 거의 아이돌 수준이었죠. 저도 꽤 좋아했었네요.
    • 저도 왓챠에 있어서 봤었어요. 시리즈 다 찾아 본 건 아니지만요. 홈즈 역의 제리미 브렛 배우가 저도 머릿 속 홈즈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아마 어릴 때 본 책의 삽화가 큰 영향을 주는 거 같아요. 컴버베치와는 완전 다르죠.ㅎㅎ 80년대 제작이기도 하고 원작에 충실한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이 드라마 고전적인 맛이 있었어요. 

      • 기억하고 있는 대사나 행동이 그대로 나와서 재미있더군요. 최근에 읽은 건 1시즌에 없어서 어느 정도까지 재현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요.

        몇 개 오래된 영화로 홈즈를 봤는데 홈즈가 대체로 밋밋했어요. 생긴 건 다른데 제레미 브렛은 컴버배치 홈즈의 원형...이라고 하기는 이상하고 뭐라고 해야 할까요, 뭔가 위태롭고 밥맛없는 게 좀 비슷한 인상을 줍니다. ㅎㅎ

        • 제가 본 것 중에서도 책을 읽고 상상했던 이미지와 가장 흡사하고 -외모가 뭔가 뱀파이어스럽긴 하지만- 원작의 대사와 이야기가 거의 그대로 나와 좋아합니다. 정석대로 열심히 만들고 홈즈 배우가 특히 잘 맞고 멋있고요. 왓슨은 중간에 바뀌어서 황당했지만 두 왓슨 모두 적응이 잘 되어서;; 괜찮았습니다. 오래된 영화의 홈즈를 많이 보지 않아서 그런지 밋밋하다는게 궁금하군요. (전 요즘 나온 로버트 다우니주니어 같은 해석의 홈즈는 싫어해요)  제레미 브렛은 자기 잘난 맛에 취해있는 나르시시스트적인 느낌을 잘 살리긴 했죠. 


          본문에서 기암성을 읽고 홈즈가 싫어졌다고 하셔서 웃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홈즈를 먼저 읽고 뤼팡을 읽었던지라 나의 홈즈를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하면서 분개했거든요 ㅋㅋ 그리고 우리 홈즈의 매력에 이미 빠지셨으면서 위태롭고 밥맛없다고 평하시다니....


          농담이고 팬이 아니면 그런 느낌이구나 하고 재밌게 읽었어요. 


          또 연기가 어색한 배우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옛날 드라마라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그렇게 정교한 면까지는 신경안쓴 느낌. 돈을 바른 게 보인다고 쓰셔서 놀랐어요. 그렇게 대단히 분장이나 세트,연기 등에 공들여 찍은 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긴 그 당시 티비드라마에서 이정도면 자본도 많이 들인 축일까요. 꽤 오래 하기도 했죠. 홈즈가 나이드는 것이 눈에 많이 보이니까요. 

    • '홈즈 시리즈를 편하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적어도 제가 읽은 80년대 번역본에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이 그대로 나왔었거든요.' ----- 이런 경우에는 번역하신 분이나 편집자가 서문이나 후기 부분에 따로 부연 설명을 하는 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예전에 만화가 데츠카 오사무 전집을 보는데 서문에 일본의 담당 편집자가 작가가 살았던 시대(중일전쟁)를 생각해 보라며 작품에 자주 보이는 인종주의적 요소에 대한 주의를 주는 걸 인상깊게 본적이 있거든요.
      • 요즘 나온 책에는 역주로라도 그런 부연을 달아놓는 것 같더군요. 왓슨이 처음 홈즈를 만나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그 책에는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 뭐 그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불쾌함이랄까 복잡함의 최고봉은 세포이 항쟁 배경 단편에서 최고조가 됩니다. 물론 가해자측은 그저 측일 뿐, 개개인은 그냥 하필 그때 거기 있었을 뿐인 경우가 많죠. 삶이 망가져버리는 일도 흔하고.

        그 일이 거기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겨우 150년밖에 안 된 일이라서 아직도 걔네 때문에 어딘가는 전쟁중이고 어딘가는 극도의 가난이 현재진행형이니까요.


        이 무렵의 문학작품이 다 그렇긴 한데 홈즈를 딱히 안 좋아하다보니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ㅋㅋㅋㅋ 읽다가 흠칫하는 경우는 한국 작품에도 많죠 사실. 읽는 제가 흐린눈을 할 마음이 있느냐의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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