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유희

방금 동료로부터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읽었냐는 문자를 받았어요. 그렇다고 답은 했는데 기억이 묘연하네요.
세상살이가 여유있어지니 언어 유희 놀이 펼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구만요.
이런 사람들 연결해서 놀이마당을 펼치고 살면 삶이 덜 심심할 텐데 말이죠. 쓸데없는 주제를 파느라 밤을 꼬박 샜던 어린시절이 그립습니다.

낮에 모 미술작가의 전시 오픈에 다녀왔는데 입구에 쓰여 있는 이런 문장을 읽었어요.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비롯되었고 또 되돌아가기를 원하는 근원에 적어도 일순간 돌아가게 해주는 것 그게 놀이로서의 예술이다." 이렇게 새로운 가치 체계를 산출해내는 사람들 만나는 재미로 한세상 살아보는 거죠 뭐.
그런 유희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세계 속에서 우리를 살아나갈 수 있게끔 해주기에는 무력한 점이 있겠으나, 적어도 전통적인 가치 체계가 붕괴됨으로 인해 남겨진 공허함으로부터의 도피처를 마련해 주는 힘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 존재했던 가치들과 통찰력은 이제 단순히 유희를 위한 기회에 불과한 것들이 되고 만다. 그리고 이전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그러한 의미의 흔적만을 보존하고 있을 따름이다. 즉 신이 존재하지 않게 된 이 시대에는 오로지 메아리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 K. 해리스, <현대미술: 그 철학적 의미> 중에서...
.
    • 우리말 유희로 알았다 알았어요 아주 비상한 유머로 글자와 말을 지어내는 사람들 대단하다고 항상 느낍니다 사라지는 것들 중엔 다시 살아나는 것들도 있겠죠
      • (속닥속닥) 어제 다음 대통령 님을 만나 뵙게 됐어요. 솔직히 투표는 그 분에게 했으나 별 호감 없었는데 포스가 엄청나시더라고요.


        참 제가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이라 '그래서 이 나라 어떻게 운영하실 건데요?'라는 직구 질문드렸다가 보좌관에게 발길질 맞았다는. ㅋ

        • 직접봤는데 포스는 커녕 복부비만이 심각한 중늙은이 같던데요.

          그런데 복잡한 심경이 되어 눈만 흘겼을뿐 그런 질문한 생각은 못했어요.
    •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에 저 소설 인용한 부분이 있죠


      공 하나만 갖고도 얼마나 다양한 유희들을 고안해 내고 자동차 만드니까 경주붙여 돈 벌고 그걸 보는 사람들 보면 인간은 재미있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6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5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