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있었던 대화

제가 밀가루 음식(포함 대개의 탄수화물)을 안 먹어요.
그런데 오늘 문득 서양맛이 듬뿍 배인 빵이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유명 빵집엘 갔거든요.
동료들과 갔는데 버터와 여러 종류의 잼이 한꺼번에 몰려나와서는 복합된 음식의 맛을 화려하게 뽐내더라고요.

간만에 얌얌 맛있게 먹고 있는데 건너편 테이블을 바라보다가 후배가 묻더군요.
"저기 혼자 앉아 빵뜯고 있는 흑인 굉장히 외로워 보이지 않아요?"
'(일별한 후) 뭐 의젓해보이는데?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왕자님 정도로 보이는 포스를 갖추고 있구만~'

"움~ 검은 피부색에 대한 안쓰러움이 제 정서엔 있는 것 같아요."
" 나는 누런 우리 피부빛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일단 악센트가 있잖아,'

(민망한 듯 쿡쿡 웃는 후배에게)
'어린시절 유럽에 살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들었던 말이 있어.'
" (말똥말똥)'
'여러 인종이 모인 자리에서 한 백인 친구가 흑인 친구를 향해 이렇게 물었어.  <네 피부는 왜 그리 검어?>
그 흑인이 답하기를  '우린 너무나 벅찬 꼴을 당하고 살아서 피부색이 조금씩 어두워지다가 이렇게 검어진 게 된거야.'

후배:  흠. 대화를 이상하게 끌어가는 재주가 있다는 걸 자각하시죠?
나: 뭐 어떻게 느끼든 좋아. 우린 각자 통일된 판단으로 한 세상 살다 가는 거니까.



    • 원색을 돋보이게 하죠




      https://i.dailymail.co.uk/1s/2019/12/02/22/21732246-7748695-image-m-83_1575325739327.jpg




      <아메리카나>에 보면 여주인공이 흑인이니까 선크림 필요없을 거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어요

    • 차별적 여지가 있는 약간 위험한 대화이긴 하네요.
    • 소설의 단편집같은 대화네요

    • 아, 문득 떠오른 이 후배와의 오랜 전 대화.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어리둥절) 글쎄. 난 자살을 생각해볼 만큼 인생에 애착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자살도 절망을 통한 일종의 정열일 텐데 내겐 삶에 대한 그 정도의 정열이 없어요~'


      "그런데 선배를 보면 휴전선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위태로움을 느껴요."


      ' (헛~ ) 그건 정신과 상담 받아봐야할 강박인 것 같은데...?'


      "타인에게 과도한 관심을 갖는 위험한 거죠. 근데 괜히 그렇게 몰입하게 되는 대상이 있어요. 호감이나 애정과는 다른 감정인데.... "


      '(허허)'

      • 삶의 정열에 대한 정의가 맞는거 같군요
    • 뻘소리 하자면 제가 여지껏 태어나서 본 가장 예쁜 사람은 흑인이었어요.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실례인 줄 알면서도 절로 눈이 가더라고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빚어놓은 듯한 모습에 피부도 아름다웠어요.
    • 난 이제 과자도 안먹고 빵도 안먹는데 저런데 가면 옛날 같이 먹어요 각자로 구르다 뭉쳐져 굴러가는걸까 세상은
    • 70년대 대화 같아요. 차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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