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 퇴근을 안하네요

신입을 채용연계형 인턴으로 뽑습니다.
작년에는 30% 정도 떨어트렸죠. 그런데 두세달도 아니고 6개월을 인턴하다가 떨어트리면 그 친구는 6개월 낭비한거 아닙니까? 제가 다니는 회사가 6개월 인턴경력이 신입 이력서에 도움되는 대기업도 아니고… 양아치..

저희 팀에도 인턴이 왔는데.. 솔직히 다들 바빠서 인턴을 챙겨줄 틈이 없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공장이 (다행히도) 1~2년차는 트레이닝 기간이라고 여기는 관례가 있어서요. 작년에 입사해서 지금 2년차인 막내도 단독업무 안시키는데, 채용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인턴을 데리고 다니면서 챙겨줄 틈이 없어요.
그나마 조금 여유 있는 팀에서는 대리나 과장이 인턴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치거나 최소한 ‘따라다니면서 배워라’ 를 하는데요. 저희 팀은 그냥 메뉴얼이나 도면, 설계서 주면서 ‘공부해.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보고’ 가 거의 80% 입니다.

그나마 부장이 가끔 간단한 재고조사나 데이터 정리 같은거 시키는게 그 친구가 하는 유일한 ‘업무’ 입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을 하겠습니까, 폰을 보겠습니까. 채용연계형인데..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지난달에는 다들 현장 나가고 저랑 인턴만 사무실에 덜렁 있다가 ‘내 업무 좀 알려줄게’ 하니까 반색하더군요. 심심했구나.. 하지만, 내가 하는 업무는 네가 배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단다 ㅠ.ㅠ


그래서 이 친구가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라고 하면 ‘아, 벌써 퇴근시간?’ 이라고 할 정도로 다들 바쁜 와중에 이 친구만 칼퇴근을 했어요. 칼퇴근 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그런데, 이번주들어서 갑자기 퇴근을 안합니다.
8시쯤 사람들이 하나둘 퇴근하기 시작하면 이 친구도 주섬주섬 챙겨서 퇴근을 합니다.

아니 두달반동안 칼퇴하던 친구가 갑자기 왜 이번주부터?

딴데 다 떨어졌나?

아니면… 너도 혹시 윤통 되고 바뀔 분위기 캐치한거니?
    • 어떤 조직이든 필요한 인재는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인데, 일을 찾아서 한다는 것은 자기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임하는 사람이죠. 신입이라면 이건 왜 이렇게 하고, 저건 왜 저렇게 하는지 자기 일에 관심이 있다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죠. 찾아보고 물어보고 하다보면 하루 금방 갑니다. 그 인턴 두달간 눈치만 보다가 이제 자기일을 찾았나보지요. 좋게 해석해주세요. 인턴인데. 대통령 인턴 윤석열도 집무실 이전한다고 하던데 청와대 집무실 이전 이야기 나온게 한 30년은 된 것 같네요. 조직생활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조직이 건물이 다르면 다른 건물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집니다. 청와대는 말하자면 대통령부인데 자기 조직 사람들과 같이 일하겠다고 하면 한 건물에 있어야 하는 것이 맞아요. 현재 청와대는 일하는 데라기보단 그냥 궁궐이죠.
      • 대통령 집무실은 이미 비서동(여민관)으로 옮겨져 있습니다. 여민관과 대통령 공관의 거리가 문제인데, 이 얘기는 거꾸로 말하면 대통령은 퇴근해도 퇴근한 상태가 아니라는거죠.



    • 스스로의 의지로 남은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가라님은 모르는 누군가가 대놓고(or넌지시) 메시지를 보냈을수도 있겠지요...

      • 후배들이 바빠서 이 친구한테 '넌즈시' 얘기할 정도의 틈도 없습니다. 넌즈시 얘기할 가능성은 1% 정도?


        지도사원 하는 과장도 착하고...


        재작년에 인턴 들어왔을때 몇년만에 신입 받는다고 굉장히 잘해줬는데 정직원 전환되고 몇달만에 그만둬서 '잘해주고 가르쳐줘봐야 금방 그만두더라' 같은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기도..



    • 퇴근 안하고 앉아서 뭔가 하고 있다면 드디어 할 일을 찾은 거고, 여전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누군가 눈치를 준 거겠네요.

    • 어디선가 넌지시 사회생활 그렇게하는 거 아니라는 "충고"가 들어온 것 아닐까나요 ㅎㅎ
    • 요즘 사원들 근로기준법 찾고 그럴줄 알았는데 (일안하고 권리만 찾는다고 고용주들 원성듣고) 갑자기 맘이 짠해지네요.  

    • 회사밥 먹는게 목적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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