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있는 대화

막내: 냉소적 이성이라는 게 무슨 뜻이야?
나:  알면 재미가 없어지는 것. 
우리 모두 지구가 어떻게 되니마니 걱정하지만 여전히 샴푸로 머리 감고 가솔린 차를 타고 움직이고 살잖아. 그런 우리가 그냥 폼으로 해보는 말인 거지. 느낌적 느낌의 말잔치.

막내: 음? 세상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뜻이야?  지금까지 세상에 없는 걸 상상으로만 만들어내는 사람들? 
나: 오 너님 많이 성장하셨군요. '상상계의 이성이'라는 용어가 유행한지 꽤 됩니다. 십년도 넘을 걸?
막내: 헉. 

나: 너 정도 관심사를 가진 청년이 있는 세상이 고맙네. (궁디 쓰담쓰담~)  거의 많은 사람들이 위대함이나 거창함에는 관심없어진 지 오래라고 느끼는 중이었는데. 
막내: 누나는 결론내리고 사는 게 많아서 삶이 정말 재미없겠다. 
니: 응. 그래.

(아니, 누나 잠 부족한 사람인 줄 알면서 이게 새벽에 카톡질을 할 사안인가요. 여친이 없어서 그런 듯. 때찌~) 

    • 어디로 갈까님은 일찍 주무시고, 새벽은 젊은이들에게 양보하세요.


      카톡은 소리안나게 설정하니 좋더라고요. 실시간 반응할 이유가 없었어요.



      • 저도 아직 젊은이라 애들을 마냥 오냐오냐 안 하게 돼요. ㅋ


        제가 제일 미워하는 게 폰 만든 사람임. 정신 사나워서 안 쓰고 살고 싶은데 주위에서 안타까워하며 선물해대서 핸폰만 4대입니다. 에쿠나. 



    • 일주일 연말 휴가 받아서 몸이며  정신이 널럴한 중입니다.
      인터넷질 해보니, 요즘 샤머니즘의 정치적 개입에 관한 비판이 굉장하군요. 그에 반발하여 샤머니즘 자체를 도맷금으로 사갈시하는 태도를 역비판하면서 샤머니즘을 재옹호하는 글도 성질내고 있고요. 구경하노라니, 우리 사회가 샤머니즘 일반을 못 받아들일 정도로 아직도 리터럴하게 ‘근대적’이란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정교분리가 원칙이라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대체 뭘까요. 이유는 샤머니즘적 정치가 천지통[天地通]을 주장한다고 보고 그로 인한 파시즘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일까요. 
      샤머니즘에서 북방계 젖줄을 주장한다면, 샤먼은 흑샤먼과 백샤먼으로 나뉘고 그에 따라 하늘 역시 두쪽으로 분열하고 있는 문화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지금이 씻김굿 지내는 시대라기보다는 마을굿 내지는 천제를 지내는 시대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유는 포스트모던 이후의 우리 시대가 래디컬하게 절지천통[絶地天通, 땅이 하늘과 소통하는 것이 끊어졌다] 단계에 놓여져 다시 땅의 입장에서 지천통[地天通] 하려는 민중의 요구와 목소리가 서서히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천[天] = 하늘 = 정보적 역동성
      *지[地] = 땅 = 총체적 관계장

      근대는 확연히 절지천통을 내걸었지만, 휴머니즘 안에 또다른 ‘하늘’을 설치한 문명이기도 한 것 아닌가요. 태초와의 은밀한 계약관계라는 것은 벤야민이나 아감벤 같은 이가 밝혀놓기도 했지만, 그 ‘하늘’의 폐제는 없었다는 것이 틀림없는 정설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던은 이 ‘하늘’의 종언인 셈인데, 숭고미조차 찾을 길 없는 유희적이며 자폐적인 카니발 이후로 절지천통이 찾아오고 짙은 허무주의에 빠져들고 있는가봉가?


      .
      • 샤머니즘이 통치기반이 되는 것에 대한 것인데, 기우라고 할수는 없을 것 같아요. 


        (기우제라도 지내야 되나^^)


        박근혜도 경험해봤고, 


        김건희에 따르면(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수없지만요)


        김건희와 윤석열은 거의 무속인이고, 대사라는 명칭만 없을 뿐 대사중의 큰 대사가 김건희죠.

      • 뭔가 들어볼만한 말입니다
    • 냉소적 이성은 그대의 썩소는 또 나의 것이란 말인가, 결론 내리고 사는건 모든게 정답이 없듯 긍정적 부정적 모두네요 금방 청출어람이 될듯 해요
      • 와우,,,대단한 내공.

    • 샤머니즘을 받아들여서 세상 모든것을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동물이든 무생물이든 사람이든. 세상만물이 하는 얘기들을 귀담아 듣고 혹은 들으려하고 존중하면 무당말이든 뭐든 저는 상관없습니다.

      • 좋은 환경론자가 되실듯.

    • 알콩달콩 댓글 나누시는 것보노라니 미소가 쓰윽~ 

    • 그나저나 울 아부지가 방금 또 딴죽 거시길~ 쓰잘떼기 없는 글 게시판에 올리지 말라고. 아직 저는 아버지보다 젊어서 쓸데없는 짓 할 나이거든요? 친구 아부지 정서와 비교도 안 되게 열린 마인드셨는데, 어쩔 수없이 나이의 지배 하에 놓이신 듯. 흥칫뿡~ 

    • 그나저나, 조금 아는 걸로 다 아는 척하는 사람을 한둘 봐왔겠습니까만 (저도 포함? ㅋ) 몇푼어치로 남을 이겨먹으려고 애쓰는 주장을 보노라니 한숨이 절로 납니다.

      앎과 어짊, 옳음과 어짊이 같은 게 아니잖아요?  잔재주가 이로움이 되는 세태라니.
      이 셋을 써서 글월 꾸러미 삼기는 모라자니 덧붙이는 말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꾸미지 않고 수수한 제 흰 바탕(素)을 보는 일입니다. 둘은, 켜거나 쪼개지 않아 본디대로 생긴 등걸(樸)을 제 속에 품는 일입니다.  셋은, 제 잇속만 차리는 사사로움을 적게 하는 일입니다.  사사(私)는 ‘나만 아는 나’이니 ‘나나’라는 의미입니다. 넷은, 가지고 누리고 탐하는 마음의 싶음(欲望)을 적게 하는 일이고요.
      어른들이 왜 이런 기본도 모르시지? 

      • 그게요 늙으면 포기해요 더 해볼게 있을텐데도 이제 넘으려 하지 않죠 한계의 의미를 알아챘다고 생각하지만 한계는 넘으라는 말이 아니야 다시 생각할 때 입니다만
        • 하~ 요즘 저는 가영님이 안 보여주던 내면을 끌어내는 재미로 괴발개발 글써보고 있음요. 범상치 않은 말씀들 대할 때마다 신선한 충격을 받아요. 전에는 이런 속내를 안드러내셨던 것 같은데... ㅎ

        • 이곡 아시겠죠. Amor fati. https://www.youtube.com/watch?v=OzAZIxkBZso&list=RDMMOzAZIxkBZso&index=1


          제가 트롯을 애청하는 날이 오다니... 세월에 장사 없다 싶어요.ㅎ


          여기 후반에 흰셔츠만 입고 등장하는 친구가 우리집 앱니다. 요즘 활동보면서 많이 배우고 자신을 다스리게 돼요. 저도 저 친구처럼 지금보다 좀더 잘 살아볼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리 심드렁한 자세로 흰눈 뜨고 살았는지....  쯧



          • 네 알죠 안불러봤어요 탤런트 겸 가수 같네요
        • Più che puoi, più che puoi


          Afferra questo istante e stringi


          Più che puoi, più che puoi


          E non lasciare mai la presa


          C'è tutta l'emozione dentro che tu voi


          Di vivere la vita più che puoi


          Respira profondo


          Apri le tue braccia al mondo


          E abbraccia tutto quello che ci sta


          Tutta l'emozione che ci sta


          한계를 넘어.


          삶을 놀라게 해.


          이 순간을 잡고


          절대 놓지 마.


          한계를 넘어 살고자 하는 네 안의 모든 감정.


          심호흡하고


          팔을 벌리고


          네 안의 모든 감정을 포용해.


          -저번에 알려 드렸던 이탈리아 노래
          • 에쿠나 눈물이 콕~ 


            가만보면 저만큼이나 쓸모없는 감정에 몰두하시는 경향이 있는 듯.ㅋ


            다른 가수가 부른 게 더 좋은데 이게 가장 조횟수가 높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HWeLgOASbAs

            • 저 노래는 법 전공하고 이탈리아에 교환학생 가고 지금은 변호사인 축구팬 블로그에서 알게 됐네요. 한계를 넘어 살려던 사람이었죠. 퐉 늘어진 저의 반대라 기억합니다.


              맞아요,축구같이 쓸데없는 것에 버닝하고 소진됩니다
      • 도를 나무토막이라 했던 게 노자였나요 장자였나요?
        • 잘 모르겠으나, 의미로 보건대 장자의 언설 아닐까요. 세상 모든 것이 내 품안에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나 내놓을 만한 주장이잖아요.







          • 노자는 추상적이고 장자가 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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