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해서 몇 자 끄적

독일 거주 중인 선배가 전화해서는 김나지움 Gymnasium에서 공부를 참 못 가르친다고 투덜대었습니다.  어린 시절 그곳에서 교육받은 저로서도 독일 김나지움 지식 수준보다는 한국 고등학교 수준이 더 나을 거라 짐작합니다. 
그런데 김나지움의 장점은 졸업하고 나면 지식보다는 자신감을 얻는데 있거든요. 유럽 기초 교육기관의 장점이 자신이 남과 다르게, 고유한 면을 가진 사람이란 것을 알게 합니다. 그 하나를 깨닫게 하는 게 어딘가요. 거기에다 각자 지식과 생각의 깊이까지 덧붙여지면 괜찮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거겠죠. 

한국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는 독일인 친구가 이런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 대학은 바보 아이들 데려다가 똑똑하게 만드는데 한국 대학은 똑똑한 아이들 데려다가 바보 만드는 것 같다." 그 시선에 대해 " 그런 게 모국에 대해 갖는 신화적 감정인 거야." 라고 받아쳤었죠. 
그런데 요즘 거리에서 만나는 한국 아이들 보노라면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짠한 감정이 진하게 들거든요. 똑같은 패딩을 입고 똑같은 커다란 백팩을 메고 똑같이 진지한 표정을 하고 똑같이 어딘가로 열심히 걷고 있어서요.

지금 윗집 아이가 이 시간에 애처로운 울음 소리를 내고 있는데 (거의 한달 째 듣고 있음.) 아빠인지 화내는 남자 목소리가 같이 들려요. 제가 올라가 무슨 일인지 확인해볼 수는 없는 문제인데, 요즘 아동학대 뉴스를 많이 접하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네요.
그나저나 택배가 이런 새벽에도 배달되네요. 신선제품도 아닌데, 날도 추운데, 이렇게 밤일 하는 그 친구들이 보수는 제대로 받고 있는지... 마음이 많이 안 좋습니다. 

    • 다른 집에서 들려오는 아이 우는 소리는 정말 견디기 힘들어요.(내가 혼내서 아이가 울 때는 괜찮지만) 왜 울까, 왜 안 달래나, 넘 걱정돼죠. 그것도 새벽에 무슨 일일까요. 


      정말 일찍 일어나시는데...새벽에 마음을 시달리는 일들을 겪으셨네요.

      •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온 게 한달 쯤되는데, 앙앙 성질부리며 우는 소리면 덜 거슬렸을 거에요. 근데 참 애처롭게 울어요. 처음엔 아파트 뜰에서 새끼 고양이가 우는 소린 줄 알았습니다. 제가 새벽  두시 쯤이면 기상하는데,  한달 전부터 일어나자마자 들려와요.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 난 저런 편집증이 있어요 어딜 가다 무슨 소리 들리면 문을 두드리고 신고할거야 경찰 온다 소리치려고 준비하는데 한번도 그런 기회가 안왔음
      • 어느 부분에든 편집증을 갖는 사람 중에 천재가 있다던데 가.영님 천재? -_- 

    • 저두 아이가 우는 소리 듣기 힘듭니다. 특히 너무 울어서 숨을 못쉬어 헐떡이는 소리 들으면 제가 가서 가해자를 벌주고 싶어요


      울적하신건 윗집 아이 울음소리 때문인거죠


      유럽의 복지제도는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같은데 나는 나만의 고유한 것이 있다는 교육이라니 흥미롭군요. 나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것을 배운걸까요

      • 울적한 건 주문한 지 하루도 안 돼서 새벽에 도착한 택배 때문이었어요. 머리 집게핀 두 개와 음반 몇장인데 그게 새벽 배송할 물건이 아니잖아요. 문 열고 확인하는 순간 울컥했어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갔는데 이 시간에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서요. 유럽 교육에 대해서는 좀 있다가 아래에 써서 붙여볼게요. 

        • 한밤중엔 받아봤는데
    • 어제 퇴근 후, 약속했던 유럽 교육에 대한 댓글을 다는 중이었는데 머선 문제인지 글이 날아가버리고 말았어요. 채찬님. 아코나~


      요점은 이것입니다. 유럽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전문적인 독학자 지식인들이 많다는 것. 그들 중에 전문학자와 비견할 수 있는 지식과 통찰력과 문장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 이들이 독자를 발전시키는 단서를 인상적으로 제공하고 자극하는 점이 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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