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저의 과자 탑10~탑8

어른들이 과자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소소하고 긍정적인 반응들이 재밌고 의외였고 신났습니다.

베스트10은....

장난 삼아 한 말인데(당연하잖아요) 이제 쓰지 않으면 무례한 사람이 될 것 같네요, 


과자 탑10을 딱 정해놓고 살진 않습니다. 그 정도로 과몰입하진 않았어요. ㅋㅋ

인생에서 과자 10개를 선정해 돌이켜 보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가 나눠본다는 느낌으로. 오늘은 일단 3개만.


10. 서울우유 초코

10번째로 이게 제일 적당하다 싶었습니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국민학교....아...아니 초등학교!에서 우유를 거의 강제로 먹였어요. 

2교시 끝나고 국민체조 같은거 한 다음에 우유 먹고 그랬습니다. 저는 흰우유를 먹으면 소화가 안돼서 그 시간이 정말 싫었거든요. 

그런데 초코우유는 정말 좋아했어요. 학교에서는 나오지 않아서 사먹어야 했지만. 흰우유랑 다르게 그건 소화도 잘됐고 맛있었거든요. 

조리퐁에 초코우유를 부어서 먹는 걸 정말 좋아했습니다. 평생 그것만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한 시절이었죠. 

바나나 우유보다 초코우유! 나이들고는 커피우유. 물론 아직도 흰 우유는 먹지 않습니다. 초코우유는 행복했던 제 유년기의 상징같은거에요. 


9. 감자깡

제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과자에 탐닉하다 보니까 어머니가 규제하기 시작했었어요. 눈물 나는 가정사도 좀 있었고.

어쨌든 암울했던 시절이었죠. ㅠㅠ

음...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처음 하는 얘기입니다. 

저는 태어나서 딱 한 번 도둑질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무작정 구멍가게에 들어갔고 돈은 없었고 주인 할머니는 저한테 관심이 없었어요. 

그때 왜 그랬는지 과자를 냅다 들고 도망갔어요. 그냥 전속력으로 꽤 오래 뛰었던 것 같아요. 

그때 그 과자가 감자깡이었어요. 그때 헐떡거리면서 먹었던 감자깡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정말 더럽게 맛이 없었고, 구토가 나올만큼 숨차올랐어요. 

좋은 건 다 없어지고, 무섭고 무거운 일들만 가득했던 시절. 무언가를 증명하고자 도둑질까지 해서 먹었던 감자깡. 9위였습니다. 


8. 실론티

실론티는 좀 매니악하죠. 먹는 사람만 먹습니다. 10대 후반 사춘기 시절. 저는 실론티만 먹었어요. 

딱히 이게 엄청 맛있어서는 아니었는데 음료수를 먹을 때면 늘 이걸 마셨습니다. 

아. 저 사람은 뭘 좀 아는 구나. 콜라나 사이다같은 저급한 게 아닌 홍차..그것도 깔끔한 뒷맛으로 유명한 실론 지방의 찻잎으로 만든 실론티라니. 맛을 아는 사람이군!

당시 저는 치기와 오만이 가득했던 것 같아요. 실론티는 그냥 일부였죠. 고등학생이 잘 보지 않는 책. 칸트 니체 헤겔은 물론이고 프로이트 라캉에 칼융까지.. 

그런 걸 읽고 스스로 책도 쓰려고 했던 고등학생이 콜라나 사이다를 어떻게 마실 수 있겠습니까. 자존심의 문제죠. 청바지도 입지 않았고, 대중가요도 듣지 않았습니다.  

과자는 당연히 멀리하고.. 사먹는 건 오직 실론티 하나. 그런 허세 가득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으면 사먹어요. 실론티를 먹으면 자동반사적으로 더운 여름. 을지로나 광화문 길거리의 공기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서점 냄새. 



나머지 7개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걱정입니다. 시간 나는대로 틈틈히 약속을 지킬께요. 









    • 퇴고를 좀 해야 글이 정돈이 될텐데.. 약속만 지킬께요. 

    • ㅎㅎㅎ 일 벌여놓고 후수습하시는 스타일이신가요. 뭐 조회수 보니 성공하셨습니다. 수습 천천히 하시면 될 거고요.


      과자와 엮인 암울한 기억 우리 다 한 가지 정도는 있잖아요.


      그런데 흰우유 안 드시면 뜨거운 흰우유에 가루 코코아 진하게 타먹는 맛을 모르실까요.

      • 이제 나이드니 흰우유 소화가 되더랍니다. 단지 흰우유만을 먹지않을 뿐이죠. 흰우유를 이용한 것들은 가끔 먹습니다. 코코아 가루 진하게 타먹는 맛 알죠. 좋아합니다. 그게 초코우유잖아요 ㅋㅋ
        • 시판 초코우유와는 달라요. 초코우유가 미끈?거린다면 찐한 코코아는 텁텁하고 나아가 찐득한 맛도 가능합니다.

          • 자주 가는 카페에 핫쇼콜라라고 있어요. 죽처럼 찐득했죠. 충격적인 달달함이었습니다.
      • 아이를 키우다보면 네스퀵과 제티는 필수품이죠.

    • 생각해보면 전 일단 넘버 원은 되게 쉽게 떠오르네요. 다이제스티브요. '다이제' 말고 다이제스티브!!! ㅋㅋ


      되게 투박 단순한 맛인데 이상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물론 어릴 땐 돈이 없어서 자주 못 사먹었지만 대학생 땐 이 과자 초코맛을 그냥 한 끼 끼니로 삼기도(...)


      그러다 몇 년을 안 먹었고. 훗날 문득 생각나서 슈퍼에서 찾아봤더니 값이 2500원인가 하고 있는 걸 보고 영원히 안 먹기로 결심했죠. 원래 500원인가 그랬었는데!! 라는 아주 탑골스런 생각을 하며... =ㅅ=

      • 할아버지가 좋아했어요. 다이제스티브. 통밀로 만든 과자. 가끔 저도 먹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다이제 말고 다이제스티브

        그 때 500원이면 비싼거였죠. 짜장면이 1500원인가 그랬을거에요. 브루주아의 상징 바나나우유도 500원이었습니다.
    • 아니 음료가 둘이나 ㅋㅋㅋ 인정 몬합니다.


      흰우유 저는 아직도 소화가 안 돼요. 장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 위가 더부룩합니다. 다른 유제품은 다 멀쩡한 걸 보면 그냥 먹기 싫어서 그런 것 같아요.
      • 우유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대요. 너무 낙담맙시다.

        과자라고 제목을 지어서 오해를 일으켰네요. 과자사게 500원만. 하고 엄마한테 돈 받아서 초코우유 사먹을 수도 있듯이 퉁쳐서 과자는 수퍼에서 살 수 있는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ㅋ
    • 저의 1위는 오예스입니다ㅎㅎ

      보통 초코파이나 몽쉘이 주류였는데 저희집은 늘 오예스였어요.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토론이 벌어졌을때 오예스가 상대적으로 마이너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었습니다ㅎㅎ 하지만 지금도 케익형스낵을 사야하면 무조건 오예스를 삽니다.
      • 오예스가 마이너라구요? 충격이네요.

        저도 오예스가 최고입니다. 그 촉촉한 달달함이 입안에 가득찰 때 느껴지는 행복감.
        • 오예스 사와야겠어욯ㅎ
    • 실론티, 데자와, 솔의눈.


      매니악한 음료수 3대장이죠.

      • 제가 동영철학에 빠졌으면 솔의눈을 마셨을까요? 솔의눈이라... 몇번 시도는 했었지만
    • 실론티가 과자라니요!


      과자의 범위가 너무 크네요 ㅋㅋ

      • 과자의 범위. 과일의 과인데 정말 과자의 어원이 궁금해지네요.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과자일까요?
    • 저는 크라운 버터와플 엄청 좋아해요. 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왜 끊어요. 인생은 짧습니다. 술 담배 아니면 적당히 즐기세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53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90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5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9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30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1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