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 봤어요.

생각보다는 그림이 괜찮더군요. 예고편에 나오는 B급 영화 같은 느낌은 잘 느껴지지 않았어요.

시무 리우는 어디서 본 것 같은 친숙한 얼굴인데 잘 떠오르지 않아서 괴롭습니다. 증권사 다니는 성경학교 선생님 같은 생김새에요.

이 양반이 그래도 어색하지 않게 영화에 묻었던 건 초반 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성룡식 아크로바틱 권격물에 기반한 초반 장면들을 보는 게 썩 즐겁더군요. 아이언 피스트에 나왔던 무용 같은 무술이 아니라 격렬하게 몸이 움직이고 부딪히는 느낌이 꽤나 잘 살아있었어요. 이런 장면들이니 그의 생김새가 딱히 어울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끝까지 비교적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던 것 같네요.

시작은 그렇게 하긴 하는데 영화는 히어로물이라기보단 혈통주의 소년 판타지 모험물로 만들어져 있더군요. 마법사나 우주인, 북유럽의 고대신이랑도 엮이는 마당에 이런 세계도 편입되지 못할 이유는 없겠죠. 그러고 보면 마블도 참 잡탕 찌개 같은 세계네요. 이렇게 보면 직장인이 무협 세계로 회귀해서 무공을 연마한 후 상태 창이 나오는 판타지 세상으로 차원 이동한다는 설정도  크게 어색할 건 없군요. 


다만 소년 판타지 모험물 설정이 그럴싸하게 잘 구현되어 있는가 하면 해리포터 이후로 급격하게 쏟아져 나와 실패하곤 했던 아류작들 정도의 완성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건물사이를 뛰어다니고 우당탕탕 몸을 부딪힐 때 보다 특수효과 비용이 더 들었을 하늘을 날아다니며 장풍을 쏘는 장면들에서 오히려 영 심드렁해지더군요.

중간중간 나오는 썰렁 개그들은 제가 좋아하는 마블의 감각이지만 후반부를 보면 가히 마블이 디즈니에 잡아먹혔다고 할 만 하지 않은가 싶네요. 안좋은 쪽으로요. 블랙 위도우도 비슷한 느낌으로 안좋았는데 스파이더맨이나 이터널스도 이런 식이면 마블 영화도 그때그때 안챙겨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웡이 오랜만에 나오던데 아무튼 이터널스의 마동석과 엮이는 장면은 꼭 보고 싶습니다.

    • 시무 리우는 한인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의 큰아들로 알려져있죠.

      • 조명이 달라서 그런지 그 때보다는 잘생겨 보였어요. 그 때도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ㅎ
    • 쓰무 리우는 아마 실제로 증권사에서 일했다던가.... 배우를 하기 전에 아시안 이민가정의 착실한 아들 노릇을 한 시기가 있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증권사 다니는 성경학교 선생님 같이 생겨서인지는 모르지만 ^-^;;; 그 왜 stock photo라고 저작권 없는 사진들 많이 찍어두는 곳 있잖아요, 거기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는 사진에 등장한 바가 있어요. 토크쇼 같은 곳에 나와서 자주 이야기했던 주제에요. 

      • 릭 윤도 증권가에서 일하다 모델 캐스팅되었다던가요 ㅋ
      • 사람 보는 눈이 다 비슷하군요. ㅋㅋㅋ
    • 쓰무 리우는 전형적 (성형 안한) 대표 동양미남이죠
      • 사실 저에게는 그렇게까지 미남으로 보이진 않긴했어요. 그래도 건장한 체격의 주인공으로 나오니 멋져 보이기도 할 때가 있긴 하더군요. 편의점 아들로 나올 때도 섹시가이 대접을 받았던 걸 보면 그쪽에선 제법 먹어주는 얼굴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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