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벽화의 의상과 비슷한 옷을 입은 중국 드라마 주인공(수정)

고구려-단령



고구려 무용총 벽화의 신선도와 풍속도 중 부분입니다. 무용총(5세기 중반)벽화 중 유명한 그림들은 교과서에도 실려있는터라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많죠. 그런데 저 거문고 타는 신선은 처음 보는 작품이네요.(출처는 나무위키 -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의상 고증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namu.wiki/w/%EB%8B%AC%EC%9D%B4%20%EB%9C%A8%EB%8A%94%20%EA%B0%95/%EA%B3%A0%EC%A6%9D







해연갤 - 중어권연예 - 산하령 제작자가 부드러운 온객행과 날카로운 주자서 원한게

중국 드라마 산하령(2021) 중에서 - 주연인 온객행(공준 분)과 주자서(장철한 분)



요즘 열씨미 보고 있는 중드인데 문득 남주가 입은 의상이 계속 눈에 띄더란 말입니다. 얘네들 한푸야 워낙 보던거라 대충 복식이 눈에 익는데 저 청색 옷은 뭘까? 일단 좌우 여밈식도 아니고 목굴레가 둥근 원피스 형태인데 옛날에 저런 의상이 있었을까? 처음엔 서양식 옷인줄 알았습니다. 요즘 중드에서 판타지가 하도 유행하는 바람에(무협은 물론이고 선협 장르까지) 중세 서양식 옷들도 적당히 꾸며서 입고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우연찮게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의 고구려 복식 관련 논란 때문에 자료를 찾아보던 중 저 무용총 벽화의 신선도가 눈에 확 들어오는 겁니다.


와~저 옷의 정체가 바로 단령이었군요.


단령이란 원래 북방 선비족에서 유래한 의상으로, 사막의 건조한 기후에 맞게(옷속에 모래가 들어가는 걸 막으려고) 웃옷의 여밈새를 없애고 목둘레를 원형으로 만들어서 원피스 형태로 입는 옷을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위진남북조시대(220~589) 선비족이 세운 위나라에서부터 도입되어 수당 시대에 들어와서 관복으로 정착되면서 한국에서는 삼국시대의 신라에 전해져서(648년 진덕여왕) 7세기 중반 이후 통일신라와 발해 시대 내내 궁중의 관복으로 정착했죠.(물론 같은 시대의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식의 독특한 단령이 만들어집니다.) 고구려는 위의 예시에 나온 무용총 신선의 그림(5세기 중반)에서 볼 수 있듯이 신라보다는 훨씬 이전부터 선비족이 세운 위나라와 교류했기 때문에(물론 전쟁도 많이 했습니다만...) 선비족의 단령이 일찍부터 도입되어 되어 있었죠.


단령은 주로 관리의 관복으로 많이 입었기 때문에 단령=남자옷 이라는 인상이 강하긴 합니다만 사실 여성들도 많이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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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달이 뜨는 강' 중에서 평강공주의 어린시절에 입은 단령




백제-곡령교임포

천수국만다라, 622년 작, 비단에 자수, 길이 480cm, 일본 중궁사 소장


쇼토쿠 태자(574~422) 사후 그의 아내 다치바나가 후원하여 만든 작품으로 아스카 시대 일본 복식에 들어온 고구려 복식과 단령의 영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무협이니까 고증이든 뭐든 그렇게 틀에 박힐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이렇게 유래를 찾아보니 재밌네요. 그냥 봐서는 서양옷이거나 너무 현대식이지 않나 했는데 단령이라는 전통의상이라니.



ming oh on Twitter: "험난한 강호에서 만난 평생의 지기 산하령 주자서와 온객행. 서로를 알아본 美人미인들 ㅎㅎㅎㅎ… "

(드라마 산하령은 현재 티빙에서 전편이 올라와 있구요. 화요일~금요일 매일 밤 11시에 중화티비에서 방영중입니다.) 

    • 중국드라마는 남녀 모두 예쁜 얼굴만이라서, 그러니 우리 배우는 안예쁜단 말 같네요
      • 중드의 주요 고객층이 여성들이라서 그렇습니다. 덕분에 소위 '여성향' 드라마들이 정말 엄청나게 쏟아지더군요. 그래서 남자 배우들도 무슨 아이돌처럼 꾸미고 화장하고 ㅎㅎ 자본주의가 그런거죠. 시장이 원하는 대로ㅋㅋ

    • 앞뒤 한장인지 두장을 이어붙인건지 궁금하네요. 다 손바느질이었을텐데

      • 고대 그리스의 드레이퍼리 의상도 아닌데요. 당연히 두 장을 이어붙였을 겁니다.




        800px-Figures_in_a_cortege%2C_tomb_of_Li


        참고로 당나라 시대 단령입니다.




        장회태자 이현(655~684) 묘실 벽화, 706년, 프레스코, 작자 미상

    • 우리에게 익숙한 단령은 사실 이런 관복들이죠.




      Yi_Saek.jpg


      목은 이색(1328~1396)의 초상, 작자 미상, 고려 말기의 단령 모습



    • Joseon-Portrait_of_Heungseon_Daewongun-0


      흑단령을 입은 흥선대원군(1820~1898)의 초상, 1869년, 비단에 채색, 이한철과 유숙 공동 제작, 조선 말기의 단령 모습










      이런 관복들에만 익숙했으니 저런 디자인이 새삼 놀랍습니다.

    • 옛날옛날에는 바닥에 끌리는 옷을 많이 입었네요. 왜 그럴까요?
      •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거나 몇겹으로 겹쳐입는 옷을 입을수록 권위가 높아진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는 발목 정도나 일어서면 발등을 살짝 덮는 정도의 길이의 옷들이 대부분이긴 합니다만. 사실 바닥에 옷이 끌리면 몇 시간이면 끌린 부분이 상해서 옷을 못입게 되죠. 그래서 실제로 바닥에 옷이 끌릴 정도의 옷을 그렇게 입었을까 싶은데 중국의 경우 한나라 선제(B.C. 91~ 49)때 관련 기록이 있습니다. 사치스러움을 금지한다는 복식 관련법을 제정하면서 황제가 총애하는 비빈들도 예외가 없다는 지시를 별도로 내리거든요. 옛그림에 보면 밖에서도 바닥에 끌리는 옷을 입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실내에서만 주로 입었던 것 같아요.
        • 써놓고도 좀 무식한 얘기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찬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 시각적으로 나타나는게 복식사는 정말 재미있는 분야일거 같아요.
          •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집과 음식과 함께 옷은 사람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 인간사를 이해하는데 정말 중요한 분야죠. 게다가 고대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화교류의 생생한 현장이기도 해서 정말 재밌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 옷 안쪽에 모래들이 쑥 들어오게 되면 살에 쓸리기도 하고 모래들을 사방에 흘리고 다니게 되서 싫을 것 같아요! 애초에 모래 막으려다 만들어진 옷이라니 신기해요! 동아시아에서 오래 유행한 것은 디자인이 좋아서였겠지만요.
      • 저도 그 모래를 막기 위한 실용적 디자인에서 단령이 유래했다는 점이 인상에 남더군요. 말을 더 잘 타기 위해 북방 유목민들의 바지를 입으라니까 싫다고 치마 입던거 계속 입을거라고 중국 남자들이 꼬장 부리던 일화도 재밌었구요 ㅎㅎ 문화 교류와 관련한 의복 에피소드들 찾아보면 재밌는 얘기들 진짜 많을듯 합니다 ㅎㅎ

    • 고구려 복식의 단령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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