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근래에 한 게임 셋 소감입니다

1. OMNO



 되게 전형적인 저예산 인디 게임풍의 그래픽이죠.

 카툰풍을 선택해서 디테일 생략 정당화하고 대신에 미술 디자인과 전체적인 분위기로 승부하지만 솔직히 대단하진 않은. ㅋㅋ

 근데 이게 Jonas Manke라는 양반이 혼자 만든 게임이라는 걸 생각하면 평가가 좀 달라집니다. 허헐. 기술의 발달, 개발툴의 발달이란 게 참 놀랍죠. 


 게임의 장르는 플랫포밍 어드벤쳐... 정도 됩니다. 장르가 이렇다 보니 퍼즐의 비중이 높을 것은 당연지사구요. 
 별다른 줄거리나 배경 설정 없이 걍 다짜고짜 썸네일의 저 녀석을 컨트롤하며 시작하는데, 끝까지 보고 나니 대략 쟤가 수도승이고, 세상에 존재하는 빛의 에너지를 모아 포탈을 열고 열고 또 열며 뭔가 극락 세상 비슷한 데로 나아간다... 는 식의 설정이 아닌가 싶어요. 구체적으로 설명은 안 되거든요. 이것도 인디스럽죠. 대충 분위기 잡아 놓고 운만 띄울 테니 니들이 알아서 스토리 만들어달라!!! ㅋㅋㅋ

 뭐 됐고 플랫포머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의외로 괜찮습니다. 챕터를 클리어해나가면서 하나씩 늘어가는 플랫포밍 기술들을 조합해서 풀어나가는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아이디어도 괜찮고 성공할 때의 쾌감도 좋구요. 그리고 그 기술들은 뭐 당연히 비슷한 류의 다른 게임들에서 맨날 보던 것들입니다만 그래도 기술 발동 연출을 잘 해놔서 괜찮아요. 그리고 게임 속 환상 세계 풍경 묘사가 의외로 좋습니다. 하다 보면 빠져들어요.

 뭣보다 게임이 참 부담이 없습니다. 챕터 하나당 빛의 에너지를 셋만 모으면 다음으로 진행하게 되어 있는데, 일단 맵이 좋아서 헤맬 일이 별로 없고 그 와중에 네비게이션도 잘 되어 있으며 결정적으로... 빛의 에너지를 다섯개씩(정확하진 않지만 암튼 늘 셋보단 둘 이상 많습니다) 배치해 놓아서 그 중에 먹기 쉬운 걸로 골라서 셋만 먹으면 진행이 되거든요. 쉽게 끝내고픈 사람은 그렇게 하고, 게임 맘에 들면 나중에 남은 것 다 먹어서 100% 채우라는 거죠. 이걸 다 먹든 안 먹든 엔딩에도 영향이 없습니다. 상냥해... ㅋㅋㅋㅋ

 아. 그러고 한 가지 특징을 빼먹을 뻔 했네요.
 캐릭터 설정이 도 닦는 수도자인 것과 어울리게,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어떤 생물도 죽이지 않습니다. ㅋㅋ 전투가 아예 없어요. 

 결론적으로 '수작'이라고 불러줘도 괜찮을만한 작품입니다.
 다만 이런 인디풍 그래픽이나 플랫포밍 퍼즐 게임이 취향에 맞아야겠죠. 취향 문제만 해결되면 가볍게 즐기기 좋게 잘 만든 작품이었어요.


2. 플래닛 알파


 이 또한 소규모 제작사의 인디 게임이고, 비슷한 특성들이 있어요.

 전혀 설명되지 않는 '알아서 생각해라' 류의 스토리라든가. 카툰풍의 그래픽이라든가. 등장 인물도 딱 하나라 대화 장면이 아예 없어서 더빙도 필요 없구요. ㅋㅋ 모션 캡쳐니 페이셜 캡쳐니 뭐 돈 많이 드는 건 다 필요 없게 만든 게임이죠. 장르도 비슷합니다. 플랫포밍 어드벤쳐이고 대부분의 문제 상황이 퍼즐 성격을 띄고 있다는 거.


 근데 결정적인 차이라면 이 게임은 횡스크롤 플랫포밍 게임입니다. 스킬 같은 것도 없고 조작도 아주 단순해요. 걷기, 점프, 매달리기, 바닥의 오브젝트 끌어서 옮기기가 기본이고 가끔 상황따라 시간을 흐르게 하는 능력을 쓰기도 하지만 암튼 저 기본 스킬만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합니다. 하다 못해 좀 더 빨리 달리는 대쉬나 이단 점프 같은 플랫포밍 게임들의 필수 추가 스킬도 없어요. ㅋㅋ 그렇다보니 게임 플레이는 상당히 단조롭습니다. 


 그럼 이 게임의 포인트는 무엇인고 하니, 비주얼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별의 대자연을 누비는 플레이하게 되는 게임인데, 그 풍경 묘사와 연출이 기가 막혀요. 

 뭐랄까 그 옛날 옛적 60~70년대 서양 SF 만화책 풍이라고 해야 하나. 뭐 대충 그런 느낌의 디자인에다가 주인공 캐릭터를 작게 보여주고 풍경을 웅장하게 보여주는 식의 연출이 쭉 이어지는데 그게 참 대단한 볼거리입니다. 정말로요. '볼 거리' 측면에선 최근 몇 년간 했던 게임들 중 거의 최고였던 것 같아요.



 암튼 그래서 결론은... 사실 꽤 밋밋하고 평이한 게임 플레이를 압도적 풍경 묘사로 극복하는 게임입니다. ㅋㅋ

 혹시 해 보실 맘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동원할 수 있는 가장 큰 디스플레이 앞에서 하도록 하세요.

 그래야 이 게임의 장점을 최대로 살릴 수 있기도 하고. 또 좀 현실적인 이유로는 그래야지 게임 중에 본인 캐릭터를 못 찾는 불상사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배경 웅장함 강조하느라 수시로 주인공이 면봉만해지거든요. ㅋㅋㅋ



 3.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솔직히 말해서 시뮬레이션 성향의 빡센 게임 안 좋아합니다.

 굳이 항공기 조종을 직접 빡세게 연습해서 해 볼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엔 다행히도 저같은 사람을 위한 옵션 조절이 가능하고, 그걸 다 '쉬움'으로 땡기면 보통 아케이드성 비행기 게임들 조작 난이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쉬워지구요. 심지어 이착륙 생략이 가능합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아주 가볍게 몇 번 날아봤는데...


 일생에 없었던 비행에 대한 로망이 생길락 말락 합니다. ㅋㅋㅋㅋㅋ


 게임패스 쓰시는 분들은 꼭 해보시고. 특히 (바로 전에 했던 말 반복인데) 밤에 불 꺼놓고 집 티비로 하세요. 화면 크기 매우 중요합니다. ㅋㅋㅋ

 걍 아무 생각 없이 쉬운 난이도로 풍경 구경만 하며 날아다녀도 즐거워요. 당연히 막 재밌는 건 아닌데,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무료로 업데이트 되어 있는 지역들만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날아봐도 저한텐 충분할 것 같구요.

 아직 한국 데이터는 공식 컨텐츠는 안 올라왔지만 마켓에서 파는 유료 컨텐츠로는 서울 풍경도 올라와 있나 보네요. 



 기술의 발전이란 게 참 좋죠. ㅋㅋㅋㅋㅋ



 끝입니다.




 + 아. 셋 다 엑박 시리즈 엑스로 했습니다. '플래닛 알파'는 7월 골드 무료 게임이었고 나머지 둘은 게임패스 수록작이에요.

 게임패스 구독료 외 무과금 게임 라이프 29개월째(...)

    • 저는... 1월에 시작한 디비젼 2를 아직도 하고 있네요.


      중간에 레드 데드 리뎀션 2 하다가 초반의 지루함을 못 넘기고....

      • 그래도 그거라도 꾸준히 하시는 게 어딥니까. 보통은 조금 하다가 때려치우고 '나랑 게임기는 안 맞아!' 이러고 치워버리는 경우가... ㅋㅋ

    • 1. 이녀석 캐릭터 디자인이 좀 취향이 아니라서 할까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한번 해봐야겠네요. 던전으로 찌들은 마음을 정화하려면 이런 명상적인 게임도 하고 그래야겠죠. ㅋㅋ




      게임패스 사용자야 관계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만... 듀게이머 동지 여러분 8월6일(금)부터 에픽에서 "A plague tale: innocence를 무료배포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받아놓으시는 것도.  


      로이배티님 리뷰 링크 첨부합니다. http://www.djuna.kr/xe/board/13718917

      • 게임이 처음부터 끝까지 되게 순하(?)거든요. 그래서 주인공 생김새도 저렇게... ㅋㅋㅋ 그래도 가장 어두운 던전을 헤매다 중간중간 힐링삼아 즐기면 괜찮을 수도 있겠습니다. 플레이 타임도 5시간이 안 걸릴 정도로 짧아요. 게다가 쉬워서 더 그렇구요.

    • 3.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게임 보면 전 작고한 고려대 김정흠 교수가 생각납니다. 경비행기타고 미국쪽 해안가를 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가 현실화된 세상에 대한 가상체험 칼럼을 쓰신 적이 있거든요. 살아계셨다면 참 좋아라하며 플레이하셨을 것 같아요. 그 칼럼 혹시나 넷에 있나하고 찾아보니 무려 87년에 관련해서 글을 쓰셨네요... ㄷㄷㄷ (제가 봤던 글과는 다르게 당시 개발 현실에 대한 내용이지만)




      CAI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https://kiss.kstudy.com/public/public2-article.asp?key=50492641




      시대를 앞서가셨던 분이란 생각도 들고 기술의 발전이 참 좋구나란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 컴퓨터 광고로 제 기억에 영원하길 김정흠님!!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요. 하하.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9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5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9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4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9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7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1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