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4 (보스가 에어컨을 보냄)


세상에는 모든 문제가 나열돼 있기 마련이고, 이해 안 가는 것들이라도 가능하면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문제 해결 요령 같은 것. 문제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요령 같은 것은 생겨나지 않지만 실력과 문제 푸는 요령은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령이 실력 없이 생겨나지는 않거든요. 실력이 있어도 문제 푸는 요령을 익혀야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이 평범한 진리를 접하느라 보스와 문제 하나를 풀면서 제가 너무  빨리 풀어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겪었습니다. 내일은 오늘의 실망에서 깨달은 바에 따라 나아진다는 것은 압니다. 그것이 엉망으로 편집되지만 않는다면. 
오늘 제가 깨달은 건 단순무식하게 대응해야 살아남는 과정도 있다는 것이에요. 

저와 보름 째 논쟁하는 와중에 보스가 에어컨을 주문해 보냈습니다. 카톡에다 선풍기 종류 질문한 걸 보고 그런 것 같은데 이런 갑질은 너무한 것 아닌가요? 아직 아이 티가 확연한 20대 초반 청년 두 명이 설치하러 왔더군요. 요즘 청년들이 다 잘생겨 보이는 건 제가 나이들어간다는 의미겠지만 훈남들이더라고요. 예쁘고 대견해보여서 고맙다며 수고비 좀 줬어요. 거절 안 하고 꾸벅 인사하며 순하게 받더군요. 보스에겐 꼭 앙갚음할 거에요. 

보스가 저에게 생활 면에서 좀 발전해보라는데, 아니 그 단어를 그렇게 쓰다니요. 어떤 인간도 발전하지 않습니다. 오직 존재할 뿐이지. 변화와 발전도 구분 못 하니까 저와 격하게 논쟁 중인 거에요. 쓰지도 않을 에어컨이 작은 집 벽에 붙어 있는 꼴을 보자니 더위가 두배로 상승합니다. 근데 제가 주문한 선풍기가 좀전에 도착했어요.  최첨단 기계를 부적절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 걸 모르고 인정 안 하는 사람들 답답합니다.

헤겔의 지적이 떠오르네요. "인간은 이미 알고 있는 것만을 배울 수 있다.  가르치려면 그가 아는 것에다 그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을 몽롱하게 섞어야 하는데 가능하지 않다. 남에게 새로운 걸 가르치려 마라."

    • 보스는 그 에어컨 트느라 들어가는 전기세까지는 지급 안 하겠죠 ㅋ?




      화 좀 가라앉으시라고 붙입니다.






      • 이 비슷한 영상을 여러 번 본 것 보면 유일한  감각이란 없고 어떤 주제는 반복되는 것 같아요. - - 

        • 좋아 보이면 모방하고 싶죠. 지단 카피하려고 했던 외질이나 제임스 딘처럼 표정 지으려고 했던 스티브 맥퀸처럼요.



          저는 이것 보면서 마이클 잭슨 나왔던 smooth criminal 떠올렸는데 그 잭슨도 프레드 애스터어,제임스 브라운,밥 포시같은 원형을 모방했죠
    •  화가나신 부분을 잘 모르겠는데,


      에어컨의 디자인이 맘에 안드신거예요? 선풍기 바람을 원했는데 에어컨 바람이라 싫으신건가요


      보스가 자기맘대로 했다는 것이 화가나신 것인지

      • 저번에 밝힌 바 있는데.... 저는 에어컨 냉기를 못 견디는 체질이고 그걸 보스도 알아요. 그런데도 에어컨을 굳이 돈을 써서 제 집에다 강요한 거에요. 왜? 


         

        • 어디 필요한 데 기부는 안 될까요?
          • 그건 생각 못해봤는데 기부할 곳 함 추천해보세요. 철거비용, 설치비용 정도는 제가 부담할 수 있습니다. 

            • 저도 검색해 봤는데 여기는 어떠세요?


              https://m.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78592?p=m&s=ns






              https://m.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79119?p=m&s=ns

            • https://m.search.naver.com/search.naver?sm=mtb_hty.top&where=m&oquery=%ED%95%B4%ED%94%BC%EB%B9%88+%EA%B8%B0%EB%B6%80&tqi=hdnVdlprvyKssjaGcw0sssssthG-134194&query=%EC%97%90%EC%96%B4%EC%BB%A8+%EA%B8%B0%EB%B6%80


              에어컨 기부로 검색해 봤어요
              • 덕택에 살펴보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이 몇년 사이에 취약 집단을 보호하는 건 어느 선진국 못지 않게  잘 하고 있어요. 링크하신 곳의 사정은 의외입니다. 알아보겠습니다.

                • 혹시 게시판에 필요하신 곳 없냐고 글 올리시는 건 어떨까요?

        • 아 그러시군요. 혹시 제가 한 말이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 아니 뭐가 기분 나쁠 말이에요~  은근 소심한 면이 있으시네요. ㅎ 


            그나저나 언니와 전화로 20분 정도 한국 정치에 대해 논쟁했는데 부모님이 딸래미들만 보면 흠칫 외면하셨던 게 이해돼요. 언니나 저나 주장이 만만치 않네요. 제 혈압은 올랐는데 언니님은 과연 어떨지~


            이 시간이 제 수면타임인데 대화들 곰곰 새겨보느라 못 잘 듯합니다. - -




    • 그 두개를 다 가지고 사는건 거의 모순이라 할수 있겠어요 가졌다는건 흉내죠, 헤겔의 말도 그말 같아요 근데 가능하지 않게 사는건 자유입니다 결국 건질거 없이 끝나지만
    • 이상하게 폭력적인 사람이군요 그런 에어컨,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면 좋으련만 

      • 잘받았다는 인사 한마디 안 전한 걸로 제 감정은 아셨을 거에요. 사실 보낼 때부터 알고 보내신 거죠.


        물고 뜯고 싸우지만 저를 인정하시는 걸 알아요. 그러니까 이 정도 참고 있는 거고요. hehe

    • 헐... 이건 사람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 저도 에어컨 정말 안좋아하고 되도록이면 안켤려고 해서 가끔은 방에서 혼자 땀흘리면서 버티고 있을 때도 있는지라 어디로갈까님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갑니다. 그게 그냥 싫은 건데... 

    • 그나저나 백두번 째 애인이 독일에서 귀국해서 칩거 보름을 지났다면서 내일 저를 보러 오겠다고 어제 전화로 선포하네요. 피할 이유는 없지만 피하고 싶습니다. 피카소가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사랑의 증거만이 존재한다" 고.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명작'보다 '실패작'이 더 많지 않나요? 저는 어떤 관계에서든 제 오점을 잘 봤습니다. 

      • 101번째 연애 영화가 있었던듯 김희애 나오는, 패로디로 102번째네요,보스와는 사업과 우정이 섞인듯 좋아보여요 생활면에서 좀 발전 해봐라 누가 나한데 그러면 친밀하고 거의 철학적인 이야기로 들리네요
      • 실패라고 생각하면 실패일 뿐이지만 그냥 궤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물론 지난 인연 굳이 만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은 백번 동의하고 이해합니다 


        사람 마음이 곧 세계일 때가 있어요 내 속을 엄격하게 재단하고 단속하면 그만큼 너무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남기신 덧글이 너무 쓸쓸하게 다가와서 지나가다 오지랖 한번 부려봤습니다. ㅎㅎㅎ 

        • 궤적이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접하네요. 승패의 차이를 알거나 자유가 뭔지 아는 이들이 쓰는 단어라고 생각하는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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