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와 나, 우리

#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는 한 구성인의 방법론을 'art'라고 칭합니다. 예술을 뜻하기도 하고 기술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art라는 단어는 이렇게 상반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독일 형법 판례를 보면 흔히 'legis artis'라는 말을 쓰는데, '기법에 맞게'라는 뜻입니다.  의료 사고 다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인데요, 의사가 당시의 표준 기술에 따라 정확하게 수술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또한 행정학 이론에서도 행정의 사회적 발현 형태가 바로 art입니다. 행정도 예술의 차원에 가까워야 한다는 의미일 테죠.

이 단어들을 좀전 화상 통화에서 주고받았는데,  아직도 제 머리속에서 명멸하고 있습니다. 독일어 'Kunst'도 슬며시 끼어들고 있고요.   'Kunst'라는 단어도 '예술'이자 '기술'이란 의미인데, 이 말의 형용사는 인위적인 표현임을 의도하고 있습니다.

# 드디어 휴대폰에 라틴어 자판을 설치했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미루고 있었는데 팀의 깐족 막내의 도움으로 하게 됐어요. 예전에 루투스로 라틴어를 입력하면 폰트가 깨져 버리곤 했는데  자판을 설치하니 폰트가 깨끗하네요. 게다가 자동 완성 기능까지 있어서 일일이 단어를 치지 않아도 되고요. 이런 편리한 기능을 이제서야 사용하다니, 제가 안드로이드 기능을 모르고 있었던 거죠. 이러고도 최점단 작업에서 떨려나지 않고 있었다니 전생에 적잖은 덕을 쌓았던 듯.  - -;

# 코로나 이후로 일 년 간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몸이 더 안 좋아졌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차를 버리고 뚜벅뚜벅 걸어서 일을 보고 왔습니다. 왕복 4km 정도 걸은 듯해요. 몸은 평생 쓰라고 있는 것이죠.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견딜 수 있는 무리함은 삶에 무뎌지는 걸 방지하는 저항력이 발휘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 오늘 처음 대면해서 협상한 클라이언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상상할 수 있는 건 이미 현실인 거죠. 우린 잘해볼 수 있을 겁니다." 솔직히 심쿵했어요. 

# 좀전에 전화한 조카의 말 때문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침에 용돈을 보냈더니 겸연쩍은 음성으로 그러더라고요. "이모~ 제가 이제 용돈을 받을 나이는 아니에요."
여덟살바기가 할 말은 아니잖아요? 정작 언니 부부는 제가 편한 마음으로 받으라고 요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살림 보탬 송금을 하면 "알았씀"이라는 짤막 인사말이 끝인데. ㅋㅎ

# 날이 더워졌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열흘 전까지만 해도 잠자리에서 겨울 이불을 덮었던 사람이거든요. -_-  
그리스 속담에 '날이 더워지면 개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게시판을 스윽 훑어보노라니 더위먹은 글들이 등장하고 있네요. 우리 모두 이번 여름 잘 지내보아요~ 

    •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이야기가 art에 대한 오역이라는 게 의대 교수님들이 심심하면 이야기하는 레퍼토리이긴 하죠ㅎㅎㅎ

    • Art of love

      Art of travel






      technic (adj.)

      1610s, "technical," from Latin technicus, from Greek tekhnikos "of or pertaining to art, made by art," from tekhnē "art, skill, craft" (see techno-). As a noun, "performance method of an art," 1855, a nativization of technique.




      A dog day afternoon이 계속되고 있죠

    • 덕담 감사합니다. 잘 지낼수 있겠죠

    • 쿤스트는 요새 샤넬에서 많이 쓰는 말이더군요. 샤넬 쿤스트 가 봤지만 결국 팝업스토어
    • 이상하게 '아트'라 그러면 '아티스틱'하게 느껴지는데 '쿤스트'라 그러면 뭔가 모자라게 느껴져요 제가 촌스러워서 그런거겠죠 유튜버 '감스트'같은 사람들의 영향일까요 

    • 저 클라이언트 필요한 말을 꼭 가지고 다니네요,나참 귀엽기도 해라 여덜살 먹은 애가, 보통은 말도 마라 이거저거 쓸데가 얼마나 많은지 그러는데,나랑 같네요 일년내내 덮는 겨울이불 치웠어요 추워질때 까지 아무것도 없이 그냥 잡니다,유아적 지성은 실존적 지성의 근접함에 도움을 주나 나약함을 만회하려는 행동이 따라 여러 실수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당시의 표준기술이란 말을 들으니 요즘 판사들의 못마땅한 판결이 많아 혼자 주절거리네요
    • 조카가 귀엽네요 ㅎㅎ

    • 어제 퇴근길,  깐족 막내가 저를 인천의 자유공원에 있는 파랑돌이라는 카페에 데려갔어요.  2층 건물이었는데 창문으로 인천항을 내려다 볼 수 있더군요.  가끔 음악회도 여는 곳이라니 입소문이 난 곳인가봐요. 입구에는 <farandole>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귀로 듣고 읽게 되면 영락없는 <파랑돌> - 파란 돌이 생각나기 마련이죠.

      카페 주인이 무슨 뜻으로 저 이름을 썼을까 궁금했습니다. 제가 아는 <파랑돌>은 한국어 의미가 아니라 프랑스의 민속춤곡을 지칭하는 것이거든요. 파랑돌은 6/8박자의 원무입니다. 일종의 강강수월래처럼 서로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추는 춤이에요. 제 자신이 너무 피곤하니 남에게 뭘 물어보기가 그래서 질문질로 주인장을 괴롭히지는 않았어요.

      음. 조카는 부모님 판단에 의하면 성향이 언니 부부보다 이모인 저와 가깝다고 해요. 영특하고 염치를 안다는 점에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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