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 오랜만에 두들기자니 자판이 손 안에 밀착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사실 자판 사용하는데도 위치감각이 중요한데 손이 자꾸 덜덜 떨려서 문장 하나를 타이핑하는데도 적잖은 공을 들여야 가능해요.
열흘 전부터 몸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2021년 6월에 내 생이 마감되는가보다 할 정도로 심각했어요. 물 한모금도 못 넘기는 상태에서 손부터 몸까지 덜덜 떨려서 침대에 누워 겨울 이불 덮어쓰고 끙끙 소리내 앓았습니다. 딱히 어디가 나쁘다는 감각이 없었기에 너무 안 먹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영양가 이전에 소금과 물 섭취가 전혀 없으면 인간은 일주일만에 사망각에 이른다면서요. 
금요일, 회사 일 중 제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몸에게 파이팅을 외쳐봤어요. 무리하게 쥬스니 맥주니 구겨넣었는데, 의외로 토해내지 않고 흡수해주더군요. 효과가 있었고 다행이 그 기력으로 무사히 임무수행 끝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건 정신이 들자마자 며칠 못했던 샤워를 했는데요, 와중에 욕실 바닥의 더러움이 눈에 거슬려서 쓱삭쓱삭 솔질을 했습니다. 근데 일어나는 순간, 제 위치감각을 인지 못하고 세면대 모서리에 이마를 세차게 부딪쳤습니다. 상처가 실감될 정도의 쿵! 소리가 나더만요. 
금세 탁구공 만한 혹이 이마에 부풀어 올라서 피식 웃었는데, 뭐 그래도 기본 성의는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종일 얼음찜질을 했습니다. 멍은 여전해도 부기는 가라앉더군요. 

자,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니 멍과 부기가 아래로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눈이 퉁퉁 붓고 눈 주위에 시퍼런 멍이 번지기 시작했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라~ 이렇게 진행되는 거라고? 흥미진진하더만요. 현재 상태 눈 아래쪽으로 멍과 붓기가 심한 상태이고요, 당연히 출근은 뭇 했습니다. 멍은 차체하고, 눈 아래 위 라인으로 진한 아이라인을 그려놓은 것 같은데 눈이 두 배는 커보이는군요. 왜 여성들이 눈화장에 그렇게 공들여 선을 긋고 색을 입히는지 이해됐습니다.  하지만 '가관이다'는 느낌이 너무 강해요. -_-

뜬금없이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나를 찾고 싶다> 같은 것, 아즈마 히로키라면 '자아 찾기' 같은 조명이 떠오르는데요, 
그런 것은 제겐 피하고 싶다는 것의 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좌표계의 복원력은 상응적인 과정의 도착경倒錯景]에 일방적으로 머무르지 않기 위한 현실적 요청에의 부응 같은 것이에요. 바닥이 붕 떠있는 케이지 속의 종견이 땅에 발을 디디지 못해 고통스러워 하는 광경 같은 것. 
솔라 시스템의 천체 3이 @@에 빠져든 지구의 인간족에게 친절을 베풀까요? 허공에 뜬 채, 다시 발을 디뎌야 하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무능해진, 오버로드를 기다리는 시대에? 개인적으로는 실시간[Live Now]의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갈릴레이처럼 찾고 있습니다. 무엇을? 갈릴레이처럼 우주에서 신이 아니라 저 자신을 찾아보는 것.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중의 이 문자가 계속 머릿속에 맴맴 돌고 있습니다. 
"비극은 가능한 한 태양이 1회전 하기전에 클라이맥스가 끝나야 한다."
어쩐지 저의 비극은 이제 시작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적 느낌이. 하하

    • 빨리 병원에 가보심이 어떨지?


      안과부터요.

      • 222222


        자동기술법으로 수필을 적을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 직접 눈에 타격을 입은 게 아니니까 안과 진료는 필요 없노라~ 살면서 온갖 상처받이하며 살아오면서 단련된  이 연사 소리 높혀 외쳐봅니다아~ 

        • 왜과일지 내과일지 모를때에, 일단 눈에 보이는 증세를 가지고 시작하는 거죠.


          쉽게 풀리려면,  안과 의사가 유사한 경험이 많이 있을 떄에, 


          있을 수 있는 가벼운 증세인지 여부나 혹은 안과가 아니라면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를 알려줄 수 있거든요.

          • 다소곳한 자세로 입력은 했습니다. 버뜨~ 흠

      • 내 사랑 맥주를 글케 위험 물질로 간주하시면 앙대요~ 제 에너지 공급원 일등 물질입니다. 이번에 염분의 중요성은 확실하게 인지했어요.


        김훈 선생이 맥주 마실 때 안주를 소금으로 드셨던 게 다 체험에서 나온 거시었던 거시었던 거시었어요. 맥주를 안 마실 게 아니라 소금을 곁들여야 밸런스가 맞다는 것. hehe

    • 최근 주변에서 대형 몇 군데를 전전해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통증을 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거 정말 환장할 일이더군요. 그러므로, 그냥 회복되시던가,-30대까지는 그렇게 회복이 잘 되더랍니다만, 어디 병원에 가셨는데 명쾌한 진단이 나오길 빌겠습니다. 

      • 이 정도로 병원 신세지기 시작하면 일년 중 반은 병원 생활해야 할 듯. 


        골골하면서도 남하는 짓뿐만 아니라 남이 힘들이 못하는 짓까지 다하며 살아요. ㅋ 다만 일년에 몇번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녹다운되는 건 제가 콘트롤할 수가 없네요.

    • 어딜 쎄게 부딪치면 옆에도 번지는게 정상이고 몸이 위험하면 느끼고 하지만 병원에도 가보세요 나도 가면 아직은 주의사항만 들을게 뻔해 안갑니다만, 힘이 보통 별론데 아프기까지 해서 걱정입니다 힘내시고
      • 걱정 않으셔도 돼요. 서로 건강진단서 공개해보면 그래도 제가 가영님보다 못하지는 않을 거에요.  아자!

    • 전에 애 아프면 억지로 먹이자나요 먹은게 모자라면 회로를 이탈하려는 뇌를 잡아주지 못하기도 해 먹는게 아주 중요하다고 느껴요 안먹어지면 몸에 좋다고 생각되는것만 억지로 먹으세요
    • 아이고 정말 심각해보이시는군요... 이 글을 쓰시면서 고통을 문학적 승화시키신만큼 호전되시길 바랍니다ㅠ
      • 골골 백년이라고, 허약함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것에서 얻게 되는 인격이란 것도 있고요. 험험
        근데 강건한 몸의 상태가 바람직한 정상의 상태라고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 아닌가요~ 
        허약함을 치유하면 그 존재 자체가 무너져 망가지는 사례를 역사에서 워낙 많이 봐서요. ㅎ

        • 아무렴요. 어떻게 감히 허약함을 나무라거나 더 나아질 것을 감히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어디로갈까님이 게시판에 적어놓은 고통이 제가 느끼기에 작지 않아서 조금 더 편안해지시길 소망했을 뿐입니다...

        • 하나만 힘주어 꼭 쥐고 갈 게 그러합니다 동지, 근데 골골백년은 싫어요 재미 없을거 같아
    • 병원 다녀오셨나요?


      음식 안 넘어갈 땐 포도당 주사액에 진통제 넣은 링겔이라도 맞으며 자고 나니 덜 하던데요.

      • 제가 포도당 링거 맞기가 취미가 돼버린 사람이라.... 그 취미에 질려서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순간에도 가족에게조차 연락 안해요. 


        근데 막내가 제 상태 낌새를 눈치채고 집에 와서 잔소리 두바가지 하고선 맥너겟 시켜먹고 돌아갔다는.


        심지어 제가 애지중지하는 르쿠르제 접시 중 세 개 예쁘다며 업어 갔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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