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어떤 현상을 분석할 때, 우리는 언제나 현실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메신저가 얼마나 나쁜지는 크게 상관이 없어요. 일베가 주장해도 맞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메신저의 주장에 호소력이 떨어질 순 있겠지만 참과 거짓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메신저를 싫어하는 게 메신저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증명하는 게 아니거든요.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남성들의 해석은 항상 여기서 실패합니다. 나는 페미가 싫은데, 그래서 페미가 틀렸다고 이야기해버리는 겁니다. 페미니스트를 싫어하든 말든 그건 호불호의 영역이지 사실판단의 영역이 아닙니다.
메신저에 대한 판단을 다 양보해서 받아준다고 칩시다. 혜화역 시위를 한 여자들은 다 극렬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이고(진영으로만 구분해도 사실이 아닙니다만 그냥 그렇다고 칩시다) 그 분들이 남혐을 한다고 가정해보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뭔가 수상쩍고 나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받아주면 안됩니다. 이 모든 근거를 가지고 이 사람들의 주장을 총합해봅시다. 이 사람들이 뭐라고 했나요?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1807071834001#c2b
그러면서 “일상적으로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대상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피해자가 됐을 때 국가로부터 정당한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에 우리는 시달려 왔다”며 “7월 더위보다 더 뜨거운 우리의 분노를 저들에게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든, 여자들이 불법촬영의 공포에 시달린다는 현실을 바뀌지 않습니다. 이 시위의 핵심은 단순한 편파 수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남성이 여성을 도촬하는 범죄를 너무나 많이 저지르고 그 처벌은 너무나 약하다는 현실 그 자체입니다. 이 현실은 해석으로 뒤집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심지어 남초커뮤니티에서도 매번 말하잖아요. 성범죄 처벌 형량을 늘려야 한다고. 저는 매일매일 성범죄 기사를 갈무리해서 개인 sns에 올리는 걸 해봤는데요. 이거 안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심각할 정도로 집행유예가 자주 나옵니다. 기사들의 패턴이 아예 외워질 정도입니다. 그리고 성범죄 기사가 너무 많아요. 너무 많아서 올리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http://www.newspim.com/news/view/20180525000150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이 2017년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범죄자 중 실형 선고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성범죄자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의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 대다수의 성범죄자가 범죄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 수준의 법적처벌을 받고 있는 셈이다.
주장을 하시는 게 잘못되었습니다. 초범에 집유면 충분하다고 하는 게 아니라, 성범죄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성범죄가 피해자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밤 열한시에 어떤 20대 남자가 갑자기 뒤에서 쫓아와서 꽉 껴안고 도망친 결과, 일년 내내 피해여성이 정신과에 다니고 불면증과 신경쇠약 증상을 겪어도 집행유예면 충분하다고 하시는 말씀인가요?
논증이란 건 의외로 귀찮은 일입니다. 이 번거로움을 감내하실 생각이 없으시면 논쟁에서 빠져주시면 되겠네요. 비웃음은 논거가 아닙니다. 그냥 무지를 포장하려는 얕은 술책이죠.
그... 본인이 충분하다고 해서 만사장땡이 아닙니다... -_-;; 입장 말고 논증을 좀...
정치는 논증이 아니에요. 논증에서야 메신저와 상관없이, 주장의 옳고 그름을 입증하는 게 핵심이지만, 정치는 입증이 아니라 설득과 실행의 영역입니다. 정치에서 메신저와 메시지를 분리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아요.
Sonny님은 논증을 했지만, Sonny님이 제시한 행위자들은 논증을 하려는게 아니라 정치를 하려는거죠. 그리고 정치의 영역에서는 메신저와 메시지를 구분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