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함께 점심 먹는 동안 보스가 제 눈을 빤히 바라보며 이 말을 던졌습니다. "Es irrt der Mensch, solange er strebt.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괴테가 '파우스트'에 쓴 유명한  문장이죠.  이 말이 품고 있는 <용서>의 모티프를 보스가 왜 제게 '대놓고explicit' 던진 건지 가늠이 안 돼서 이번 주 제 업무 행적을 곰곰 파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 문장은 천상의 은혜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합니다. 인간이 노력하다가 실수하는 것을 용서하는 것, 영어로는 forgive, 독일어로는 vergeben, 프랑스어론는 pardoner라고 씁니다. 이 단어에 '주다' 라는 뜻이 공통되게 들어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용서는 거저 준다는 이해에서 비롯합니다. 그것은 은혜의 영역으로, 인간의 노력이 좌절하여 더 이상 도달하지 못할 때에 은혜의 빛이 홀연 천상에서 내려오는 걸 의미합니다. 그걸 갈구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비합리적이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수께끼인 것 아닌가요.

제 느낌으로 괴테는 우리가 정답에 도달하기보다는 잘못된 길에 빠지기가 더 쉬움을 말해 주기 위해 저 문장을 쓴 것 같습니다. 발명가 에디슨의 어법으로는 한 번의 성공적인 발명은 99번의 잘못과 그게 틀리다는 통찰을 얻어낸 거라는 뜻입니다.
성공이란 헤매다가  마치 선물로 받듯이 어쩌다 주어지는 거라는 의미겠죠. 대부분의 많은 사람에게는 아예 주어지지도 않는 것 말입니다. '주다'라는 말과 관련된 저 문장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보스의 그 말을 아직은 선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어쨌거나. 



    • 방황과 구원 구원은 차라리 인생의 묵은 원한이라 생각되고 오로지 주체는 자신이라 화해와 용서로 남길 바랄 뿐이죠 책은 모르지만 팀장이 팀원을 파우스트에 비유하지 않았나
      • 간단히, 끝내는 성공한 사람이니까
      • "내 마음에는 두 영혼이 살고 있다"라는 파우스트의 말은 실패까지가 '나'라는 걸 제게 확실하게 가르쳐줬습니다. '나'는 분열된 정신의 총합이며, 이것이기도 저것이기도 하며, 이 사람이기도 저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


        단테의 <신곡>과 함께 <파우스트>도 세계의 모든 판본을 (한 단어도 읽을 줄 모르는 언어본까지) 소장하고 있다는 게 저의 자랑~



    • 독일어를 하는 보스라니 멋집니다.

      • 저... 그것이... 보스는 독일인입니다. 고향 밤베르크 Bamberg 자랑을 해댈 때 보면  '을마나 귀엽게요~ '



        십대 후반을 프랑스에서 보냈고 아내가 프랑스인이라 불어에도 능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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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 잠들기 전까지 이 배우가 생각났습니다. 제게 파우스트의 이미지는 브루노 간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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