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을 아시나요

피맛골이라는 뒷골목이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인사동까지 이어지는 꽤 긴 맛집 구역이죠. 어제 저녁은 보리굴비 타령을 한달 째 해온  친구 한풀이 해주느라 그곳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피마避馬는 "말을 피한다"는 의미입니다. 옛날옛적에 종로 거리를 다니는 고관대작들을 마주칠 때마다 얼굴 못 들고 절을 해야 하는 하급관리나 평민들이  마음 편히 다니기 위해 만든 길이라더군요.
이 먹자 골목 중 인사동의 피맛골 거리가 특히 사랑받는 듯합니다. 그런데 광화문에 가까운 청진동 피맛골은 오세훈 시장 시절에 개발되어 예전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어요. 건물주들이 빌딩을 크게 세워 예전의 음식점들을 거기에 몰아 넣어서 이도저도 아닌 분위기가 돼버렸더군요.

도시 개발은 주로 굽은 골목을 없애고 직선을 만들며, 납작한 건물들을 높은 고층빌딩으로 바꾸는 행위라고 여기는 행정가들의 식견 탓에 엉망진창이 되고 있는 듯싶습니다. 흠. 세계 어느 도시든 구도심은 가능한 대로 그 표면이라도 유지하려고 나라가 애쓰고 있습니다. 외국 출장 나가서는 골목을 구비구비  찾아다니며 역사를 느낀다는 한국 행정관들이 자기 나라에서는 그런 골목을 없애려고 요리저리 머리쓰는 것 보노라면 ...그것참.
 
    • 노트북 바꾼 지 얼마 안되는데 왜 글이 중복돼 올라가서 낯부끄럽게 만드는지... 에잇~ 성질함 부려봅니다. ㅜㅜ 

    • 생선구이 먹으러 자주 갔었는데 옮겨진 이후로는 한두번 가고 발길을 끊었지요.
    • 90년대 온갖 모임은

      거의 피맛골 아니었나요.

      01411.01422로 만난

      몇십명의 나우누리,천리안 커뮤니티회원들.

      아이러브스쿨도 있었죠.

      졸업한지 얼마안되서는 동아리 친구듥과 만났던 피맛골.금강제화 앞.

      저는 피맛골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 ㅋㅋ저도 피맛골 오프모임에서 첨 갔었어요. 생선구이집 맛있었는데
        • 듀게에 주류가 90년대 학번인가보군요 ㅋㅋ

      • 저도 그러고 보니 90년대 모임 덕에 피맛골에 처음 가보게 됐었네요.
      • 이 글과 대댓글들 증언을 보니 피맛골이 통신 회원들의 최애 모임장소였나 봅니다.


        제가 90년대 후반- 중딩 때- 활동하던 영화 게시판에서는 새벽 번개를, 그것도 편의점에서 하곤 했어요.


        뭐, 저는 중딩인 걸 드러낼 수 없어서 한번도 참석해보지 못했지만요~ - -



    • 생활 반경이 바뀌며 자연스럽게 안 가게 된지 한세월이라 공사해서 바뀐 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구글 이미지로 찾아보니 수원 재래시장들 현상태 같은 느낌?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지만 원래 다니던 사람 중엔 가기 싫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네요.
    • 피맛골은 동피맛골과 서피맛골로 나뉘는데 지금 재개발이 일어나는 곳은 인사동 뒷골목인 서피맛골이죠




      인사동 뒷골목 고갈비집이 화재로 타면서 상권이 많이 죽었습니다




      아직 종로3가 근처 보쌈과 닭도리탕을 같이 파는 동피맛골은 그대로입니다

      • 화재는 확인사살이었고 사실 그때도 이미 생명이 거의 다한 즈음이었을겁니다. 공부하던 시절에 육미를 많이 다녔는데 참...어쩔수 없긴하지만 또 쓸쓸한 일이에요.

    • - 혼잣말


       어제 피맛골에서 밥을 먹노라니, 내가 십대 시절 종각에서부터 제기동까지 걷기를 즐겼다는 사실이 전생의 기억인 듯 떠올랐다. 직선에 해당하는 그 길은 4km가 약간 넘는데, 당시 내 걸음으로 70분 정도 걸렸다. 마음을 턱 내려놓고 걷다 보면 종묘 입구가 보였고, 세운상가가 서 있었고, 종로 거리의 수많은 좁은 골목들이 갈라지고 있었다.


       


      어린시절 한국에서 살지 않았던 나는 흥인지문이라는 문자를 보고도 무슨 문인지 몰랐다. 그게 동대문이었다. 벽돌 모양이 다 다른게 너무도 신기했다. 중세의 잔재를 서울의 한복판에서 보는 듯했다. 


      그 다음 길부터는 볼 것 없이 약간 지루한 풍경이었다. 제기동 약령시장에서 진동하던 한약 냄새가 아직도 기분 좋게 코끝에 남아 있다

    • 맞아요, 저도 이제 피맛골보다는 d타워나 sfc를 가고 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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