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일기...(목욕탕, 9시 제한)


 1.요전에 썼듯이 요즘은 피트니스에 있는 목욕탕에서 잘 수가 없어요. 습식사우나와 건식사우나, 그리고 온탕과 열탕...열기를 뿜어내던 네 곳이 돌아가지 않으니 목욕탕 안이 너무 춥거든요.


 한데 추운 것만이 이유는 아니예요. 정 목욕탕 안에서 자고 싶으면 샤워를 안 하고 선베드에 누우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거든요. 샤워를 하고 나고 몸에 붙은 물기가 식기 때문에 목욕탕 안이 유난히 추운 거니까요. 수영장 타월을 가져와서 물기 없는 몸에 두르고 누우면 그렇게까지 춥진 않아요.


 문제는 사우나 2곳과 탕 2곳이 운행을 안 하니까 목욕탕 안이 미칠듯이 조용하다는 거예요. 



 2.'미칠듯이 조용하다'라는 말은 좀 이상하긴 하네요. 시끄러운 건 시끄러운 소리가 더 커질 수 있지만 조용하다는 건 아무 소리도 안 나는 0보다도 더 조용해질 순 없으니까요.


 한데 목욕탕 안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나니까 뭔가...너무 쌔한 기분이 드는 거예요. 평소처럼 탕 밑에서 마사지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오는 소리...사우나에서 김이 팍팍 나오는 소리가 없으니까 목욕탕 전체가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상태가 된 거죠. 열탕의 물이 부글거리거나 사우나실에서 김이 나오는 소리가 있으면 잠이 잘 오는데 아무 소리도 안 나니까 누워 있어도 잠이 안 와요. 아주 가끔 다른 회원이 들어와서 샤워할 때나 물소리가 나고.



 3.그래서 사람들이 일부러 카페까지 가서 작업을 하곤 하나봐요. 아주 시끄럽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는 두런두런한 소음이 있어야 불안하지 않으니까요. 


 어쨌든 물 거품이 부글부글 끓는 소리, 사우나의 증기가 나오는 소리가 안 나오는 목욕탕을 계속 가다보니 그 소리가 그리워졌어요. 거리두기 조정이 좀 되었으면 좋겠는데.



 4.휴.



 5.5인 집합금지로는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아니 오히려 도움이 돼요. 보통 모임할 때 '저 녀석은 오지 말았으면...'싶은 사람이 있는 법이잖아요? 싫어서라기보다는 좀 얄미운 놈들 말이죠. 여자들 참여 빈도가 많은가 안 많은가를 지켜보고 있다가 여자가 많이 모이면 그제서야 '나도 낄께여'라고 하는 남자들 말이죠. 하지만 요즘은 모임이 열리면 5인 이하로 바로 인원수가 맞춰지기 때문에, 그런 간보는 녀석들이 없어서 좋아요.



 6.한데 9시 제한은 정말 불편해요. 특히 혼자 다닐 때가 더욱 체감되죠. 운동을 하고, 사람들의 퇴근 시간을 피해서 거리로 나오면 이미 7~8시쯤 되거든요. 그러면 독한 술을 마시기 전에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9시가 다 되어 버려요. 저녁을 먹는 건 독한 술을 마시기 전에 간을 보호하려고 먹는 건데...저녁을 먹고 나면 독한 술을 마실 시간이 없어져버리는 거죠.


 하다못해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는 재미도 없어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간판에 불이 들어와 있어야 산책하는 재미도 있는 건데...9시가 되면 모든 가게가 다 닫으니까 새벽5시에 산책을 하는 기분이예요.



 7.그야 너무 이른 시간에 산책하는 것도 별로긴 하지만 너무 한밤중도 별로거든요. 밤산책을 할 때는 적당히 닫은 가게들과, 아직 안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가게가 조금은 남아 있는 시간이 제일 좋으니까요. 


 어쨌든 오늘 다음 주 거리두기 발표를 한다는데 어찌될지. 웬만하면 9시 제한은 풀어줄 것 같았는데 확진자 수가 또 늘어나버려서 불안해요. 이걸 또 핑계삼아서 2주 연장을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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