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를 따라서

유투브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알로리즘이 추천해 주는 클립들을 보며 이것 저것 아무 생각 없이 보기도 하죠.

놀면뭐하니 방구석 콘서트가 뜨더군요. 그중 이승환의 콘서트를 봅니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이 노래가 발표했을 때 저는 이미 이곳에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듣긴 했지만 그렇게 잘 알지는 못했는데 이 클립을 보니, 이승환님이 가사 쓰는 데 영감을 주었다는 다큐멘터리가 뜹니다.


가족을 암으로 보낸 저에게 참 힘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사실 마지막에는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 무서웠어요) 보면서 아빠는 얼마나 아팠을 까? 얼마나 무서웠을 까? 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아내가 너무 예쁘다며 우는 남편분에게 아픈 아내분이 말씀하십니다, 결혼하면 (건강) 좋아진데. 두분의 눈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그 순간에. 노래 가사중에 행복한 거짓말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그걸 보고 나니 선우정아 (사실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님의 백년해로가 뜨는 군요.

지겹게 있어줘 라고 시작하는 가사.


저희의 약혼반지에는 Decennier (Decennaries 스웨덴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반지에 뭘 새기고 싶냐 묻는 질문에 날짜도, 이름도 아닌 이 단어를 말하자 받아 적기 전에 저희를 올려 보던 분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제가 울로프에게 약속해달라고 했더든요. 나에게 Decennier 주겠다고. 그리고 나보다 늦게 죽을 거라고 (제 동생이, 어 나도 우리 남편한테 약속하라고 했어, 우리가 아빠를 보내서, 남아있는 아픔을 알라서 그래).


옆에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것들을 전혀 모르는 그에게 갑자기 말합니다. 난 오래 살거니까 당신은 정말 오래 오래 살아야해. Decennier. 그는 웃으며 답합니다. Decennier.

저를 보는 그의 눈은 17세 소년의 눈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약속을 해주며 행복해 합니다. 지금 이 순간.

    • 구글 스웨덴어-영어 번역을 했더니 Decades라고 나오네요. 앞으로 수십년 행복하세요~~~

      • 감사합니다. 매일 매일 하루란 선물에 감사하며 살려고요

    • 서로 약속을 오래오래 지켜 주시길~


      알고리즘에 의해 다음에는 [메종일각]을 보실 차례로군요.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저보다 더 오래 살아주세요." 

      • 그 대사 보고 눈물이 콸콸..
        • 백년해로에 절대 먼저 떠나지 말아죠 듣고 눈물 쭉 




          저는 가끔 아빠 마음을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과 젊은 아내를 홀로 두고 떠나고 싶지 않은데 떠나게 될거란 걸 지각하셨을 때 그 찟어지는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

      •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네요 

    • 좋은 부부사이는 아이에게 선물인것 같아요


      저는 그 선물을 못받고 나이가 들어버렸네요

      • 네, 어른이 된 눈으로 보면, 제가 어렸을 때 젊은 저의 부모님들은 아빠 건강과 관련되서 참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을 텐데,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불안감이나 어두움보다는 밝은 봄날, 선선한 여름 그늘, 까르르르 웃음이 더 많아요. 엄마아빠가 많이 사랑하셨어요. 그때 정말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지금 선물이가 울로프랑 제 앞에서 손잡고 걸어가는 걸 보면, 잘 시간에 저희 침대에 누워 잠깐이라도 이야기 하고 장난하고 그러는 걸 보면 나의 행복이 우리의 행복이어서 너무 감사해요. 




        그 선물을 못받으셨다고 했는데, 음 그 선물을 주는 분이 되면 되는 그 안에서 또 선물을 발견하시지 않을까요? 

    • 화제의 다큐였지만 그런 거 안 좋아해서 안 보다가... 이승환 노래에 꽂혀서 찾아보고 눈물을 못 참았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이 글을 보고 다시 검색해 보다가 '휴먼 다큐 사랑'의 다른 에피소드들 관련 글을 보고 또 눈물이 날락말락하네요. ㅋㅋ 제가 이래서 요즘엔 슬프고 화나는 실화들은 잘 안 봅니다.


      뻘플 죄송합니다!
      • 전 요즘 보지 않아도 포털 사이트 기사 제목으로만 읽어도 왜 저렇게 미워하고 못살게 하면서, 더 나아가 자신을  자신이 어렸을 때라면 경멸했을 그런 사람으로 몰아가면서 함께 사나 하는 부부들 이야기를 보다가 이 다큐보니까,, 시원하게 그리고 이상한 희망으로 (사랑은 여전히 있다니까)  울었습니다. 

    • 저도 그 다큐를 찾아보고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다큐를 찍은 감독님과 친구가 되어서 그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기록이 있더군요.


      남자분이 요즘엔 그 집을 떠나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고 있다는 소식을 블로그에서 봤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아이가 클 수록 세월의 무게가 점점 실감이 나요.



      • 나의 삶을 증언해 줄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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