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badlands



에밀리오 에스테베즈와 찰리 신이 마틴 신으로부터 유전자를 물려 받은 게 맞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jt8MLbfMNI
어제 저녁에 유튜브에서 보고 점심시간 틈 타 올림.
32살이었던 쉰이 25살을 연기합니다. 제임스 딘 흉내내면서 쓰레기 수거하는 일을 하던 키트는 15살의 홀리를 만납니다. 시시 스파이섹도 이 당시 20대. 스파이섹은 이 영화 찍으면서 남편을 만났고 남편의 친구인 데이빗 린치의 <이레이저 헤드>에 재정적 도움을 주게 됨.3년 후 <캐리>에서 10대를 연기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예쁘게 나와요. 쉰은 이후에 <하얀 집의 소녀>에서도 10대 조디 포스터에게 관심을 품는 페도파일로 나옴.

홀리는 학교에서 별 존재감이 없고 별다른 개성을 발달시키지 못 했다고 나레이션에서 회상합니다. 홀리가 제임스 딘같다는 말에 키트가 홀리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키트가 딸 주변에 얼씬거리는 걸 못마땅해 한 아버지를 살해하고 저 둘은 떠돌아 다니면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입니다. 그런데, 그 여정이 <사냥꾼의 밤>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동화적인 느낌마저 줍니다. 나중에 경찰에 잡혔을 때 그들은 이미 미디어에서 유명인 취급받고 있었고 키트는 그 관심을 즐깁니다. 경찰이 제임스 딘닮았다고 하니까 또 좋아하고요.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했던 키트의 욕구가 어느 정도 인정된 셈입니다. 홀리는 자아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이고 영화가 진행되고 1시간 쯤 지나서야 자신의 남자친구가 위험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죠.키트가 반사회적 성향이 있다면 홀리는 오히려 권위에 순종적입니다.아버지를 죽인 키트를 따라간 거나 밖에서 사는 게 힘들어지니까 경찰에 자수하고 나중에 자신의 변호사 아들과 결혼한다고 나레이션에 나옵니다. 이 영화 폭력은 필요에서 저지른 거다 보니 주인공들이 그걸 즐기지도 않고 폭력을 미화시키거나 그런 것도 없고 자연 속의 둘을 멀리서 잡는데 그들이 저지르고 다니는 살인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이 둘을 중심으로 한 우주에서는 흔히 스쳐 지나가는 일처럼 다뤄집니다.
홀리가 킷에게 잡지를 읽어 주는데
'Rumor: Frank Sinatra and Rita Hayworth are in love, Fact: Yes, but not with each other.’”
- 이게 킷과 홀리의 관계의 본질같아요.
둘이 비행기로 이송되던 중 마지막 대사가
Trooper : You're quite an individual Kit.
Kit Carruthers : Think they'd take that into consideration
- 킷이 관심을 즐기고 우쭐해 하지만 결국은 불안해 하고 있었음이 드러나는 듯.
이거 찰스 스타크웨더와 캐릴 앤 푸게이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거고 뒤에 나온 <트루 로맨스>,<광란의 사랑>,<내츄럴 본 킬러>에까지 영향. 처음에는 캐릴이 인질로 잡힌 줄 알았으나 찰스 스타크웨더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함께 행동했다고 하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Caril_Ann_Fugate
유튜브에 팀 로스와 페어루자 볼크 나온 드라마도 있는데 한 10분 보니 드라마가 사실에 많이 충실합니다. 팀 로스가 연기하는 찰스 스타크웨더는 캐릴에게 집착하고 있었던, 위험한 인물로 나옵니다. 테드 번디 행각이 드러나기 전의 일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kCyzL8m9oE
페어루자 볼크는 <올모스트 페이모스>에서 잠깐 나올 때마다 외모때문에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레이 도노반>한 시즌에 출연할 때 존 보이트랑 나오는 거 보면 안젤리나 졸리 생각났습니다. <발몽>에서도 순진한 세실 연기 잘 했는데 <위험한 관계>의 우마 서먼보다 나았다고 할 수 있지만 각본과 연기지도의 방향이 달랐을 수도요.
테렌스 맬릭 데뷔작이고 마틴 쉰은 자기가 받아 본 각본 중 최고였다고 함.

Little did I realise that what began in the alleys and back ways of this quiet town would end in the Badlands of Montana.
- 영화 도입 부 홀리의 말
https://www.youtube.com/watch?v=-tEgzGnzojc
- Carl Orff 음악은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듯
저런 영화도 있었군요. 저는 마틴 쉰이라고 하면 동방 박사로 나왔던 영화랑 흑인 아파트 경비원을 은근히 경계하다 도움을 받는 영화 이 두편의 작은 영화 속 모습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테렌스 맬릭의 데뷔작으로 유명하죠. 미국 영화 걸작 중에 들어가고요.맬릭이 이거 찍고 리처드 기어 나오고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 담당한 <천국의 나날들>만들고 20년 간 칩거하다 만든 게 <씬 레드 라인>. <황무지>에 맬릭도 나옵니다. 하비 케이틀이 <결투자들>에서 탱크같이 무시무시함을 뿜어 냈으면 이 영화 속 쉰은 조용하다가 그냥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라 <지옥의 묵시록>에서 쉰을 택한 게 이해됨.
전에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옥수 사건 있지 않나요? 그 사람들이 일반인 집에 들어가 인질로 잡은 가족들과 밥도 먹고 잡담도 나누고 그랬다고요. 이 영화 보니 실상은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인하고 도망다니면서도 (살인이라는 데에 별다른 의식이나 죄책감이 없는,그냥 아이들같은) Love is strange 노래에 맞춰 둘이 춤을 추는 장면이 있죠.
황무지, 책에서 인용되는 홀리의 캐릭터만으로도 인상적이었지만 막상 볼 수는 없었던 영화.
테레스 멜릭의 데뷔작인줄은 몰랐네요. 어디서 구해서 봐야할지 마틴 쉰은 지옥의 묵시록에서 그의 존재감때문에
잊을 수가 없는데 이 영화를 어디선가 볼 수 있다면, 네, 꼭 보고 싶어요.
마틴 쉰 젊을 때 모습 보면 왠지 그냥 웃겨요. ㅋㅋ 잘 생기긴 했는데 뭔가 허당끼가 충만해서.
'하얀 집의 소녀' 나름 인상 깊게 봤습니다. 조디 포스터가 팜므 파탈(...) 비슷한 역을 이렇게 잘 소화하다니... 라는 것도 신기한데 그게 또 한참 어릴 때여서 좀 괴상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죠. ㅋㅋ
그리고 이 살인 커플 관련된 영화는 어쩌다 보니 거의 봤는데 정작 이 영환 못 봤네요. 영어 실력이 안 되니 나중에 어떻게든 기회가 생기면 챙겨 보는 걸로... 글 잘 읽었습니다.
허당끼가 있어 키트 역을 잘 한 것 같아요. 촌동네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유명해지고 싶어도 방법도 모르고 자원도 없고 상상력도 없고 대중문화 아이콘인 제임스 딘 흉내내는 청춘이거든요,길 가다 깡통이나 차는. 나중에 경찰들한테 잡혔을 때 자기 물건 나눠주고 제임스 딘 닮았단 말에 좋아 죽어요. 청바지 광고 모델 오디션 봤다 떨어지고 이 역 오디션을 나이가 많다고 생각해 안 하려고 했으나 받아서 따냈다네요. 실제 찰스 스타크웨더는 19세. 쉰의 두 아들들도 이 영화에 잠깐 나왔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