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내일부터 재택 근무 들어갑니다
코로나 대부흥 성회 시즌의 한 가운데 웅장하게 박혀 있는 수능날... ㅋㅋㅋㅋ
시험장 대감염 열풍을 막기 위해 교육부에서 '시험장 감독 예정자들은 이번 주 내내 재택 근무 시키시오'라고 지침을 내렸나 봅니다.
덧붙여서 학생들도 다 싸그리 원격수업 시키고 등교 시키지 말라고.
그래서 이번 주 등교 예정이었던 학년 애들이 아까 환호하며 집에 돌아갔어요. 좋겠다 요놈들.
암튼 그런 전차로 아까 이것저것 근무 상신 올리고 내일부터 집에서 수업하네요.
뭐 어쨌거나 수업은 정상적으로, 하던대로 다 하는 것이니 노는 건 아니고.
점심을 직접 챙겨 먹어야 하니 귀찮... 지도 않죠 뭐. 그냥 라면 끓여 먹어도 되고.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눈치 안 보고 저단백 고칼로리 고당도 배달 음식들을... (쿨럭;)
그래서 아까 수업하면서 애들한테 '내일부턴 우리집 벽을 배경으로 날 보게 될 거야' 라고 재미 없는 예고를 했습니다.
그냥 나 잘 때 입는 목 다 늘어진 티 입고 수업해도 되냐? 고 물으니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그건 제발 참아달라더군요.
됐거든. 나도 애초에 진짜로 그럴 생각 없었거든.
암튼 참 별 걸 다 해보게 만드는 코로나입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내년 봄까지도 그대로일 것 같은데... 음; 정말 만감이 교차하네요.
...
그래서 이제 수업 비는 시간에 맘껏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는 없어요 안타깝게도. ㅋㅋㅋ 시국이 딱 생기부 작성 시즌이랑 맞아 떨어져서 오늘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갑니다.
파렴치한 월도 마저도 결국 일하게 만들고야 마는 마의 시즌. 그거슨 생기부... ㅠㅜ
따져보면 딱히 좋을 건 없는데도 어쨌거나 학기 중에 일주일간 출근을 안 한다니 뭔가 기분이 신기하네요.
코로나 덕에 지금 껏 겪어 본 적 없는 일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머리 좀 큰 사람들이라면 남은 인생 내내 이 해를 기억하며 수다 소재로 삼겠죠. 원더키디 드립은 멀리 멀리(...)
+ 수능 감독관이 아닌 사람들은 정상 출근합니다. 수업도 다 하지만 학교에 학생이 한 명도 없으니 편하긴 하겠죠.
그러고보니 궁금하세요. 선생님마다 다를 수 있지만 코로나시국에 학교에 계시다가 재택근무=판서는 어떻게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인강이야 인강하는 분들을 위한 칠판,분필, PPT 등 셋팅이 되어있잖아요.
분필칠판은 당연히 아닐테고(설마..), 화이트보드를 집에 두고계신분이 많으시려나. 아니면 프린트물이나 한글파일, 혹은 윈도우 화면에 메모장이나 그림판 띄워놓고? 웹캠도 필요하고...여하간 골치네요.
학생들도 감독하는 교사들도 올해같은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을겁니다. 로이배티님 낙관대로 별탈없이 대부분 끝날거라고 믿긴 하는데
항상 예외적인 몇 명이 큰 문제였거든요. 올해가 이런 수능이 마지막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마스크 쓰고 시험보는 상황 생각만 해도
머리가 띵한데 잘 극복하기만 바랄 뿐입니다.
뭐 아무 문제도 안 생기긴 않겠죠. 그래도 뭐 특별히 시험 때문에 더 크게 나빠지진 않을 것 같다... 는 근거 없는 낙관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
하긴 걱정하고 있다고 달라지는거 뭐 있겠어요. 쓰러질 애가 안쓰러질 것도 아니고 민원제기는 매해 있는 일인데
미리 긴장타고 있다고 안일어날 일이 아니거든요. 여유있고 낙관적인 맘으로 있는게 훨 낫죠.
듀얼 모니터 세팅해두고 진행하시나요? 헤드셋도 착용하시는지? 학생들이 화면은 보통 다 꺼두나요? 학생들 음성도 다 꺼두시나요?? 채팅은 활용 안하시나요??? 옷차림은-적어도 상의?-신경쓰시는 건지??
궁금한 게 많아 죄송해요 ㅠㅠ 얼마전 화상 강의할 일이 있었는데(같은 학생들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 처음 만난 사이..) 채팅으로도 답을 잘 안하고, 비디오는 죄 꺼져있고, 가끔 음성으로 대답해주는 학생 한 두명이 전부.. 온라인 강의가 주는 이질감이 개인적으로 큰 편은 아니었는데(혼자 잘 떠듬-_-), 다만 학생들 피드백을 확인할 수 없는 게 좀 깝깝하긴 하더군요. 그리고 녹화를 막아놓긴 했지만 비디오를 안켜니 혹시라도 학생아닌 누군가가 모니터 너머에서 이 강의를 들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살짝 공포스러웠네요 ㅠㅠ 그리고 폰으로들 많이 접속하는군요.. 건 몰랐네요.
듀얼 모니터 쓰시는 분도 있는데 대체로 그냥 화면 하나로 해요. 화면 공유로 오락가락하면서 해도 할만 하거든요. ㅋㅋ 헤드셋 쓰시는 분은 못 봤네요.
학생들은 화면에 비치는 게 출석 체크이기 때문에 다들 켜고 하는 게 기본이긴 한데... 자기 얼굴 비치는 걸 매우매우 혐오하는 애들이 많아서 제대로 얼굴 비추면서 수업하기는 힘들더라구요. 사실 매 시간마다 '야 최소한 신체의 일부라도 보이게 조정해!!' 라고 갈구는데 대략 5분 이상씩 잡아먹습니다(...)
학생들 음성은 켜는 게 좋은데 (워낙 딴 짓을 많이 해서요) 실제로 모든 학생이 음성을 켜고 있으면 전체적으로 소음이 심해지고 어떨 땐 뭐더라 그게. 공명음? 암튼 그 삐~ 하는 소리까지 들릴 때가 많아서 기본적으론 꺼놓게 하네요.
채팅은 수업 중에 각자 무슨 일 생겼을 때 알리는 용도로 쓰게 하고 가끔은 질문에 대한 답을 받을 때도 있는데... 폰으로 접속하는 애들 같은 경우엔 이게 활용이 힘들죠. =ㅅ=
애들이 집에 컴퓨터도 있고 노트북, 태블릿도 있는 애들이 많지만 안 그런 형편의 애들도 적지 않구요. 또 대부분 자기랑 비슷한 또래의 형제자매가 있는데 갸들도 온라인 수업 들어야 하다 보니 장비가 부족(?)하기도 하고. 그래서 폰으로 듣는 애들도 많습니다.
학생 외의 누군가... 가 듣죠. 듣습니다. ㅋㅋㅋㅋ 전 심지어 제 친구가 듣기도 했어요. 저도 당시엔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학생들 중 친구 딸래미가... ㅠㅜ;;;
맞아요. 학생들 피드백이 제일 문제죠. 온라인으로 신나게 진도 빼 놓고 나중에 학교 나왔을 때 애들 학습 상태 확인해보면 절망스러워요. ㅋㅋㅋㅋㅋㅋ
고생하십니다. 감독관은 레벨D 방호복을 입을거라던데... ㅠ.ㅠ
아 그건 뭐 확진자, 자가격리자 감독관만 해당되는 얘기라서 저는... ㅋㅋ
사실 그거 맡으면 두 교시만 감독하면 되고 수당도 더 나온다길래 지원할 수 있음 하고 싶었는데 저희 학교가 시험장이 아니라서 지원의 기회가 안 오더군요. ㅋㅋㅋ
2020년 정말 파란만장 하네요. 21세기에 대역병시대가 도래하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말이죠.
아무튼 어딘가에서 보니 비대면 수업을 많이 진행하게 된 2020년의 교사의 걱정 중에 보니 공부도 공부지만 아이들의 사회화(또는 사회화 교육?)이 미흡해질까 우려된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서로 대면해서 부대끼면서 상대와 나의 반응을 누적해가며 사회화가 되어가는데 그 과정이 단절이 되어서 걱정이된다는 얘긴데.
현업에 계신 입장에서는 주로 어떤 부분이 걱정되실지 궁금합니다.
(갑자기 QnA 같은 질문을;;)
그게 양면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학교 생활을 힘들어하는 정도가 평범 수준을 넘는 아이들에겐 축복 받은 한 해였던 거구요. ㅋㅋ
덕택에 학교 폭력 건수도 엄청 줄었으니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성향의 아이들 중 상당수가 구원 받았다고도 볼 수 있죠.
다만 그게 뭔가 해결되고 성장한 게 아니라 잠재된 문제를 유예한 것 뿐이라는 게 문제인데... 글쎄요. 싸잡아서 좋다, 나쁘다고 결론을 내긴 좀 애매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유예하지 않았다고 해서 더 빨리 사회화 되면서 성장했을 거다. 라고 단정지을 수 없으니까요. 어쩜 집구석에 처박혀 있는 동안에 질풍노도가 좀 지나갔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데 그건 결과(?)가 나오기 전엔 알 수 없으니...
반면에 그런 건 있어요.
학생들 중에는 의외로 학교에서 사회 생활 활발히 하고 다니는 걸 즐기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애들도 많거든요. 그런 애들에게 올해는 또 지옥이자 인생의 낭비였던 거죠. ㅋㅋ 그래서 실제로 면담 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그냥 학교 생활 정상적으로 하고 싶다'고 답하고 그러더라구요.
생각해 볼게 많은 부분이군요. "사회화"를 그렇게 좋게 보지 않는 입장에선 긍정적인 면에 좀 쏠리게 되어요. ㅎㅎ 제 조카같은 경우는 후자쪽이라서 아주 답답해하더군요. 줌에서도 대장노릇하고 애들 지시하면서 조교노릇하고 있긴한데 영 성에 안차는 모양입니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학생들이 분명 많으리라고 봅니다. ㅋㅋ 다만 문제는 어쨌거나 이 시국은 언젠간 끝이 나게 되어 있고 그래서 결국 그 학생들도 언젠간 학교 생활이라는 것에 적응을 해야 한다는 거... 전 올해 또 하필 신입생들 담당이었고 내년도 이 녀석들과 함께 올라갈 상황이라 결국 올해 겪었을 일을 내년에 겪게 되는 것 외에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를 궁금해하고 있네요. ㅋㅋ
얼른 상황이 풀려서 조카분의 한도 풀리길!
영화에서는 늘 무슨 중요인물들과 심각한 사안을 다루는 것처럼 화상회의가 나왔었는데(어벤져스) 실생활에서는 통제 안되는 청소년들을 데리고 수업하느라 버겁군요 ㅋㅋㅋ
뭐 월급쟁이들(?)은 아무래도 좀 다르겠죠. 학생들이야 이거 집중해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