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좀 사회성 짙은 호러 무비 '그 남자의 집'을 봤습니다
- 제목에도 적었듯이 영화 한 편이구요. 크레딧까지 다 해서 90 밖에 안 돼요.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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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내 설명은 한 마디도 안 나오지만 암튼 남수단입니다. 생지옥이죠. 주인공들은 탈출에 성공해 영국에 도착한 젊은 부부네요. 일단 1차 심사를 통과해서 수용소를 벗어나 정착 테스트(?)를 받게 되는데 몇 가지 조건을 지키면서 몇 주를 무탈하게 버텨야 해요. 그 조건은 1. 취업하지 마. 2. 매주 한 번씩은 꼭 병원 가서 검사 받고 면담도 해. 3. 절대로 우리가 주는 집에서 벗어나지 마... 입니다. 이 조건을 보고 영화의 제목을 보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뭐 안 봐도...
- 그러니까 결국 난민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영화가 왜 이제야 나왔나 싶기도 해요. 고향에서의 삶도 지옥이고 그걸 탈출하는 과정도 지옥이며 탈출에 성공해서 타지에 정착하는 과정 또한 지옥인 사람들이니 문자 그대로 인생이 호러 아닙니까.
이 영화의 각본은 그런 그 분들의 처지를 정말 적절하게 활용합니다. 호러 씬들도 많이 나오는 영화지만 호러 씬이 아닌 장면들도 다 호러씬에 필적할만큼 긴장감이 흘러요. 탈출 과정, 심사 과정, 일상에서 현지인들을 마주치는 장면들, 추방 당하느냐 마냐의 기로에 서는 장면들. 모두 다 주인공들에겐 자기들 집에 출몰하는 귀신들보다 더 무서우면 더 무서웠지 덜 무서운 일들이 아니니까요. 극중에서 주인공들이 실제로 그런 대화를 나누기도 하구요.
- 살짝 예상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재가 이렇다 보니 영화를 보면서 제가 당연한 듯이 예상했던 흐름과는 포인트가 많이 달라요. 그러니까 저는... 소재가 이런 것이니 당연히 '난민들의 고통을 알고 이해하자'는 식의 이야기가 될 줄 알았어요. 찾아온 나라의 냉대와 유명무실한 지원 프로그램 같은 거? 그런 부분들 때문에 이 부부가 적응에 실패하거나 엄청 암울해지거나 뭐 그런 식의 흐름이 될 줄 알았죠. 난민에 대한 인식 전환! 지원 제도 개선!!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 말이죠.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을 호러를 도구 삼아 드러내는 건 맞습니다만. 음... 뭐라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이 영화의 이야기는 난민을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난민 당사자들을 위한 이야기에요. 그러니까 '저 사람들 불쌍하고 딱하니 도와줘야해!!' 라는 게 아니라 '우리 이렇게 지옥같이 살았고 지금도 고생중이지. 하지만 포기하지마...' 라는 쪽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게 꽤 와닿습니다. 주인공들이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는 일들이 워낙 리얼하고. 그걸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거의 압권 급으로 좋구요. (장르가 그냥 드라마였음 오스카급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 스포일러라서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영화가 다루는 태도가 아주 진지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좀 오골거린다고도 느낄 수 있는 씬이 하나 있는데, 그게 오골거리긴 커녕 숙연하고 감동적이더라구요.
-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사회성 짙은 호러, 다른 말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호러를 도구로 택한 영화에요.
호러 파트는 뭐랄까... 대체로 괜찮지만 솔직히 그렇게 무섭진 않습니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서는 잘 쓰였단 느낌이구요.
그러니까 결국 진중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 영화이고 그런 측면으로 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런닝 타임도 짧고 하니 특별히 할 일 없는 일요일 밤에 그냥 한 번 시도해 보실만한 영화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궁서체로 진지한 호러, 사회물이 취향이 아니시라면야. ㅋㅋㅋ
+ 내용상 공통점을 거의 없지만 왠지 그 뭐냐. '어둠의 여인'의 자매품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맘에 드셨는데 그걸 안 보셨다면 그것도 한 번 보세요. 개인적으로 무섭기는 그 쪽이 더 무서웠네요.
++ 이미 한 얘기지만 배우들 연기가 정말 좋아요. 딱 보면 아내 역할이 캐릭터도 그렇고 배우의 비주얼도 압도적이어서 그쪽에 주로 감탄하게 되는데,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남편 배우의 연기도 동급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 둘이 정반대의 역할을 맡아서 서로 되게 다른 톤으로 연기를 하는데 남자 쪽이 좀 손해(?)를 보는 역할이거든요.
+++ 재밌게 보고 나서 검색을 좀 해 보니 감독 겸 작가도 주연 배우들도 다 실제 난민과는 별로 상관 없는 사람들이더군요. 감독은 그냥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가 난민 소재를 선택한 거라고. 주인공 부부 역할을 한 배우들은 다 나이지리아계에 국적은 미국인이랍니다.
++++ 엑스파일을 보다가 질릴 때마다 다른 걸 하나씩 보고 있습니다. 이제 9시즌 중반 넘겼네요. 중간에 또 다들 정색하고 멀더! 멀더!!! 를 외쳐대길래 바로 정지 버튼 누르고 이 영화를 봤죠. 망할 멀더놈... 걍 ufo 오타쿠나 할 것이지 왜 자꾸 메시아 놀이람. =ㅅ=;;
제가 워낙 허구헌날 호러, 스릴러만 보아대다 보니 자극의 역치가 많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ㅋㅋ 전 호러보단 그냥 현실적 드라마에서 차근차근 주인공 인생 꼬이는 모습 보여주는 게 더 무섭더라구요.
가영님 최신작도 보시는군요!! 당연한 거지만 왠지 놀라운. ㅋㅋㅋㅋ
사실 누군지 몰라서 먼산님 댓글 보고 검색해봤습니다. 닥터님을 몰라뵙다니 제가 잘못했네요. ㅠㅜ
근데 비중은 아주 작아요. 특별 출연도 아닌데 그냥 하고픈 작품이면 비중 안 가리고 출연하는 스타일인가 보네요. ㅋㅋ
말씀대로 막상 호러파트는 그냥 흔한 유령의 집 소재의 점프 스케어인데 보는 사람으로서 별로 무섭지는 않지만 영화속 두 주인공이 심리적으로 계속 쫄리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어서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진짜 공포는 후반부 스포일러 내용이 나오는 부분이죠. 중간에 귀신들 나오는 곳이 아니라 그곳이 바로 생지옥...
겟아웃, 어스로 조던 필이 뜬 뒤로 이런 사회, 정치적인 내용이 섞인 흑인 호러물(?)이 은근 자주 보이는데 남수단 난민들이 주인공이라니 기대이상으로 신선한 그림이 나오고 아주 확 새로운 건 없더라도 효과적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 오그라들 수 있었던 부분도 그전까지 끌어온 연출이 있었기에 매우 감동적이고 살아남은 그들이 짊어진 무게 같은 걸 느꼈네요.
저는 남주분도 성격이 다를뿐이지 충분히 연기력을 뽐낼 역할을 받은 것 같아요. 현실부정하고 멀쩡한 척 하려다가 계속 맛탱이 가는 모습을 좀 더 연기적으로 강하게 표현할 씬들이 많은 것 같아서 ㅎㅎ
초반부터 대놓고 힌트를 흘려서 '아 뭐 그런 거겠네...' 라고 생각해서 방심하다가 '스포일러' 부분에서 허를 찔렸네요. 그런데 그게 또 참으로 심경 복잡하게 주인공들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라 참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말씀대로 갑자기 흑인 호러(?)가 대세죠. ㅋㅋ 이 영화 만드신 분은 이게 장편 데뷔작인가 보던데 진중하게 이야기 끌고 나가는 폼을 보니 장래가 촉망되는 느낌이더라구요. 장르물 말고 그냥 정극 찍어도 잘 찍을 듯한. 정말 '그 장면'은 말로 풀어서 설명하면 오골거릴 수밖에 없는 장면인데 그걸 감동적으로 만들어놨단 말이죠.
네 사실 제가 배우 연기 이런 데 상당히 둔감한 사람인데 '잘 한다'고 느꼈다면 말씀대로 남편 역할도 뽐내기 좋은 역할이었던 거겠죠. ㅋㅋ 조금 생각해보니 애초에 남편이 아내쪽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표현해야할 감정 폭도 넓은 캐릭터였네요.
닮은 듯 안 닮은 듯 하지만 눈에 띄는 공통점이 꽤 많네... 라는 정도 느낌입니다. 다루는 주제는 다른데 거기에 접근하는 방식이 비슷하달까... 아 뭐라고 설명을 못 하겠네요. ㅋㅋ 암튼 요즘들어 그동안 자주 보지 못 하던 소재와 분위기의 호러 수작들이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호러 만세!!
귀신나오는 집 장르를 좋아하는데, 집에 묶여있고 이사를 전혀 갈수없는 상황이 이렇게 설득력있게 나오는 작품은 처음이었던것 같아요. 보통 백인가정이고, 왠만큼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 장르라서.. 음 그런데 이렇게 글 적고 나니, 샤이닝을 빼먹었네요. 거기도 나갈 길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막혀있었죠. 그나저나 블라이 안보실겁니까 ? 리뷰기다리고 있단 말입니다 :)
안 그래도 감독 인터뷰를 찾아보니 그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난민 관련해서 자료 조사하다가 영국의 난민 법에 이런 내용이 있다는 걸 알고 '이거다!' 싶었다구요. 그동안 쏟아져나온 귀신들린 집 이야기들의 근본적 문제점 "쟤들 왜 이사 안 가?"를 해결할 수 있다!! 라고 생각했대요. ㅋㅋㅋ
블라이 저택이야 당연히 보겠지만 일단은 9일 남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무료 기간에 뽕을 뽑는 게 우선이라서요. 엑스파일 부터 다 본 후에 다른 생각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하. 어차피 블라이 저택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니 저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겠지요.
사실 호러 파트가 무섭지는 않고, 전반부의 쪼이는 연출도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그 헐거운 공백을 두 배우가 잘 메우고 있단 느낌이네요. 후반부는 멋부리기 쉬운데 연출이 절제되면서도 효과적. 저도 찾아보니 감독에게는 공포와 드라마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게 관건이었다고 하네요. 지금같은 스케일이라면 러닝타임은 1시간이 오히려 딱 맞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도 들고요.
그나저나 마지막 한 방이 매우 묵직. "함께 사는 거에요. 그들을 받아들여야 자신을 똑바로 볼 수 있어요." 맷 스미스 역할이 작긴 하지만 이 묵직함에 값하는 복잡미묘한 연기의 순간이 있구요. 감독이 런던에서 유색 인종으로 사는 경험이 아니었다면 저런 대사나 관점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 같기도요.
연출은 조던 필보다는 제프 니콜스 느낌... (테이크 쉘터, 미드나잇 스페셜...)
배우들이 아주 큰 일 했죠. 공감합니다. ㅋㅋㅋ
맷 스미스도 말씀대로 비중에 비해 나름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딱히 헌신적인 건 아니지만 분명히 선의는 갖고 있고 하지만 뭔가 엉거주춤한 포지션의 공무원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느낌. 그리고 왠지 모를 간지 때문에 좀 더 중요한 역할로 보이기도. ㅋㅋ
마지막의 묵직하고 정중한 느낌이 좋죠. 그것 때문에 좀 아쉬웠던 부분들도 대부분 잊혀지고 좋은 인상만 남게 되는 효과가 있었어요. 제게는. 하하;